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의 찍어 치는 스윙에 대한 오해

빈스 윙 2011. 5. 11. 08:00

처음 골프를 배우면서 나는 막연하게 아이언과 드라이버의 스윙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클럽의 길이로 인해 스윙궤도가 다를 수 밖에 없고, 그러므로 스윙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스윙은 하나다' 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혹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골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한 지금 나의 생각은 스윙궤도가 달라지면 스윙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스윙하는 느낌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스윙하는 느낌이 달라지는 것은 스윙궤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스윙궤도가 다르다고 해서 스윙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스윙궤도에 따라서 스윙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면 우리는 모든 클럽 별로 스윙하는 방법을 익혀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골프스윙이 너무 어려워져서 아마추어는 골프스윙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스윙궤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은 클럽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인데, 길이가 긴 클럽은 플랫한 스윙궤도를 그리게 되고, 반대로 짧은 클럽은 업라이트한 궤도를 그리게 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클럽의 길이에 따라서 레슨을 할 때 흔히 '찍어 치는 느낌' '쓸어 치는 느낌'으로 스윙 하라는 얘기를 한다. 그런데 사실 이 표현은 잘못되었거나, 초보골퍼들이 잘못 받아들일 소지가 많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지금 내 생각이 맞는다면 클럽의 길이가 짧은 클럽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지면과 거의 수직인 상태로 회전하여 임팩트된다. , 위에서 가파르게 내려오는 스윙궤도를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찍어 치는 느낌으로 스윙 하라고 표현한 것 같은데, 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가파른 스윙궤도로 스윙을 하면 저절로 찍어 치는 느낌이 드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찍어 치는 느낌을 가지고 스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스윙의 결과가 찍어 치는 느낌이 들어야지, 먼저 찍어 치는 느낌을 가지고 스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쓸어 치는 느낌으로 스윙하라는 얘기도 마찬가지다. 길이가 긴 클럽은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길이가 짧은 클럽에 비해서 지면과 수평에 가까운 스윙궤도를 그리게 된다. 마치 옆에서 옆으로 치는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이것 역시 플랫한 스윙궤도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옆으로 치는 것처럼 쓸어 치는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얘기하면 먼저 의도적으로 쓸어 치는 느낌을 가지고 스윙하는 것이 아니라, 스윙의 결과 쓸어 치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보골퍼들이 그러한 느낌을 느끼지 못하니까 아예 '찍어 쳐라' 혹은 '쓸어 쳐라' 라고 까지 레슨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연습장에서 아이언 연습을 한다고 매트를 향해 정말로 찍어 치는 연습을 한다면 손목과 팔꿈치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초보골퍼의 스윙에서 강하게 매트를 찍듯이 스윙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골퍼는 내가 위에서 얘기한 대로 스윙의 결과에서 찍어 친듯한 느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강하게 찍어 치는 스윙을 하고 있는 것이 내 눈에도 여실히 보였다.

 

지금까지 얘기한 나의 설명이 맞는다면 아마도 레슨프로들은 '찍어 치는 느낌이 들도록 스윙하라' 라고 가르쳤을 것이다. '찍어 치는 느낌으로 스윙하라'도 아니고 '찍어 쳐라'도 아니다. '찍어 치는 느낌이 들도록' 이라는 말은 의도적으로 찍어 치라는 말이 아니고, 스윙의 결과 찍어 친 느낌을 가지라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아이언 스윙을 해 보면 가파른 스윙궤도 때문에 저절로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을 가지지 못하는 초보골퍼가 있다면 연습을 하면서 그러한 느낌을 염두에 두고 스윙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초보골퍼들은 '찍어 치는 느낌이 들도록 스윙하라'는 말을 잘못 받아들여 스윙의 동작 자체를 찍어 치는 스윙으로 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찍어 치는 스윙뿐만 아니라 쓸어 치는 스윙에 대한 레슨도 잘못 받아들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나만 이렇게 받아들인 게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연습장에서 스윙연습을 하고 있는 골퍼의 스윙을 보면 의외로 많은 골퍼들이 의도적으로 찍어 치려는 동작으로 스윙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골프레슨에서 '어떤 느낌으로 하라'는 식의 레슨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보골퍼들은 위에서 언급한 그런 느낌을 느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느낌이라는 것이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골퍼에 따라서는 어떤 느낌이 들기는 들었는데 찍어 친다는 느낌보다는 클럽이 툭 떨어진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골퍼도 있을 것이다.

 

내가 느끼고 있는 느낌을 언어로 표현하여 상대에게 똑같이 느끼게 한다는 것이 과연 얼마나 가능할지 궁금하다. 나는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실제적인 느낌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렇듯 개인편차가 심한 것이 느낌이라는 것인데 대부분의 레슨에서 '찍어 치는 느낌'이라는 정형화 된 틀에 모든 골퍼들의 느낌을 가둬두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스윙 후에, 찍어 치는 느낌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느낀 그 느낌이 골프레슨에서 말하는 찍어 치는 느낌인지 아닌지는 골퍼 스스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초보골퍼들이 '아하~ 이게 바로 그 느낌이구나' 라는 말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