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PGA 프로, 최경주 선수가 말하는 골프 지론

빈스 윙 2011. 5. 21. 08:00

이번 주는 최경주 선수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골프계는 물론 전세계가 떠들썩 했습니다. 저도 생애 8번째 PGA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경주 선수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저의 블로그에서 최경주 선수가 그 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언급한 내용을 찾아보니까 '본능적인 스윙', '스윙의 리듬감', '라운드에서의 실수' 등에 관한 것 등이 있던데 오늘은 최경주 선수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후에 인터뷰를 통해서 언급한 그의 골프 철학과 골프 지론에 대해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최경주 선수의 이번 우승에 대해 저는 올해 초부터 최경주 선수의 성적이 작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올해는 조만간 사고(?) 한 번 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0개월 만에 PGA 투어에서 우승하기까지 허리부상과 메인 스폰서도 없이 투어생활을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낸 그가 이번 사고보다 더 큰 대형사고(?)를 한 번 더 쳤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탱크'라는 그의 별명이 말해 주듯이 불굴의 의지와 실패하더라도 도전해 보고 실패하는 것이 낫다는 그의 도전정신이 충분히 대형사고를 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경주 선수는 골프의 리듬감을 상당히 중요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감각적인 스윙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는데, 이것은 예전에 그가 언급한 적이 있는 본능적인 스윙과도 일맥상통하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를 마치고 연합뉴스 등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언급한 골프와 스윙의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예전에 저의 블로그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최경주가 인터뷰 할 때마다 강조하는 스윙의 제1 원칙은 '리듬' 입니다. 저는 아직 스윙리듬에 대한 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최경주 선수뿐만 아니라 박세리 선수, 신지애 선수 등 많은 선수들이 그토록 스윙리듬에 대해서 강조하는 것을 보면 반드시 리듬감 있는 스윙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경주 선수의 경우에도 PGA 투어 초창기에는 힘으로 후려치는 스타일의 스윙을 했으나, 지금은 예전의 스윙에 비해서 힘은 있지만 부드러운 스윙 스타일로 바꾼 것을 보면 저도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적인 골프 교습가인 필 리츤은 최경주 선수의 스윙을 "강한 것 같아 보이지만 부드럽고,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파워스윙" 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의 의미를 "강한 스윙이지만 부드럽게 리듬을 타는 스윙" 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경주 선수는 또 '스윙은 회전'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말은 저에게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큽니다. 최근에 느낀 것인데, 그 동안 저의 스윙은 상체가 그네를 타는 듯한 스윙이었던 것입니다. 회전이라는 개념보다는 상체가 왔다 갔다 하면서 스윙을 하는 경향이 많았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클럽헤드가 그리는 스윙궤도를 그네에 비유해서 가르치는 레슨을 보고, 저는 상체가 그네를 타듯이 스윙을 하는 오류를 범하고 만 것입니다. 개떡(?)같이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하는데 저 같은 초보골퍼들은 찰떡같이 얘기해도 개떡같이 알아듣는 경향이 있나 봅니다.

 

최경주 선수가 한 말 중에는 저를 고민에 빠지게 하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샷의 방향을 억지로 만들지 말라는 얘기인데, 저는 요즘 드라이버 샷의 슬라이스 교정을 위해서 레슨을 받고 있는데, 최경주 선수는 자신의 샷이 똑바로 간 적이 없으며, 이걸 고쳐보려고 스윙을 억지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저 공이 오른쪽으로 가면 셋업만 왼쪽으로 틀어서 결과에 순응하는 골프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경주 선수의 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초보에게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스윙과 멘탈 두 가지 사항을 극복해야 하니까요. 이 말은 제가 두고두고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밖에 최경주 선수가 한 말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의 내 셋업 자세는 서 있는 듯하면서도 편해 보이는 스타일입니다. 어딘가 사람이 위축되면 몸으로 나타나기 마련이고, 반대로 편해지면 자세가 딱 벌어지게 됩니다."

저 역시 셋업 자세는 가장 편한 자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골퍼 자신은 가장 편한 자세라 하더라도 그 자세가 스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거나 끼칠 수 있는 자세라면 고쳐야 할 것입니다. 편한 자세는 습관에서 나오므로 교정된 자세가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신경을 써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교정된 자세가 가장 편한 자세가 되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탁 서서 툭 치면 되게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자기 스윙이 어떻게 갔다가 오는지를 알고 리드미컬하게 연습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100% 필 플레이어(Feel Player)입니다."

스윙리듬에 관해 얘기를 탁 서서 툭 치면 되게 해야 한다고 표현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골퍼 자신의 리듬을 기반으로 한 자신 만의 스윙을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는데, 박세리 선수 역시 이와 같은 내용으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자신만의 스윙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만의 리듬을 살린 스윙을 하는 것과도 상통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요즘 젊은 선수들은 스윙을 아름답게 하고 멀리 치려고만 하는데 꼭 그게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사진을 잔뜩 찍어놨는데 한 순간 실수로 뭘 잘못 눌러서 다 지워지면 얼마나 허무하겠어요. 골프도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느낌을 여러 방법으로 저장해야 합니다."

사진에 대해 얘기한 것을 저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는데,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아 똑바로 멀리 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샷이 안 좋을 때를 대비해서 자신만의 느낌을 여러 경로로 저장해 놓아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부족한 부분이기도 한 그의 강인한 정신력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경주 선수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18번 홀 1.5미터 파 퍼트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반드시 넣어야 연장전이었기 때문에 그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스스로를 퍼팅 능력이 없는 선수라고 평가한 그는 퍼팅연습을 많이 하지만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프로답지 않은 얘기도 했습니다.

 

물론 어떤 운동이든지 어느 정도 감각을 타고나면 유리한 면이 많이 있습니다. 프로의 세계는 경쟁이 아주 치열하므로 제가 뭐라고 언급하기 힘들지만,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에는 타고난 골퍼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랭킹 5위에 근접하겠다는 그의 목표와 함께 메이저 대회 타이틀까지 거머쥐는 날을 기대해 보면서 그의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