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초보골퍼

빈스 윙 2011. 5. 22. 08:00

고수들은 라운드를 하면서 항상 다음 샷을 생각한다고 한다. 골프뿐만 아니라 당구에서도 다음에 칠 샷을 생각하고, 바둑이나 장기에서 다음 수를 생각하면서 경기를 운영한다. 하지만 미스샷을 남발하는 초보골퍼는 지금 치려고 하는 샷 하나만도 버겁고 급급하다. 물론 현재의 샷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골프를 망치게 하는 과거와 미래의 샷 - http://blog.daum.net/beanswing/353에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자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다음 샷에 대한 구상도 해야 한다. 물론 초보골퍼들에게는 버거운 일 일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골프를 치면서 초보골퍼에게 버겁지 않은 일은 없을 것이다. 버겁더라도 훈련을 해야 한다. 초보골퍼들에게 홀 마다 몇 온 몇 퍼트로 홀 아웃 했는지 기록해 보라는 조언을 해준 적이 있다.

 

공 치는데 급급한데 언제 그걸 적느냐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처음에는 버거워하던 골퍼가 나중에는 스스로 스코어 카드를 작성하는 일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린 경우도 있다. 조금 버겁더라도 훈련이 좋은 습관을 만들게 된 경우다.

 

다음 샷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처음에는 귀찮을지 모르지만 전략적인 라운드를 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자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같은 실력을 가진 골퍼가 있다고 가정할 때, 다음 샷에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하는 거리를 남기는 경우와 무조건 세게 쳐서 멀리 보내려는 경우에 다음 샷을 생각한 골퍼가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초보골퍼 입장에서 의도한 대로 거리를 남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시도하는 것과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드라이버 샷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아니 안정되지 않았더라도 머리 속에는 항상 세컨샷을 하기 좋은 지점으로 공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해야 한다. 그것이 드라이버 샷의 목적이니까.

 

대부분의 홀에서 짧은 비거리로 인해 2온이 불가능하다면 3온을 하는데 자신이 제일 자신 있는 클럽의 조합으로 라운드를 운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제일 자신 있는 클럽으로 3번을 치는 것과 자신 없는 클럽으로 2온을 위해서 샷을 하는 것은 확률적인 측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골프가 미스할 확률을 줄이는 게임이라는 속성을 감안하면 제일 자신 있는 클럽으로 3번을 치는 것이 골프의 속성에 부합되는 방법일 것이다.

 

그린에 다가갈수록 다음 샷을 생각하면서 치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것은 허용오차범위와 선택의 여지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세컨샷에서 200미터를 남겼다면 골퍼가 가장 자신 있는 클럽과 거리를 감안하여 우드로 150미터 이상 보낼 수도 있고, 100미터씩 잘라갈 수도 있다. 그 밖에도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위의 두 가지 경우, 서드샷에서 남은 50미터와 100미터에서는 무조건 홀에 가깝게 붙일 수 있는 샷을 해야 한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다. 골퍼에 따라서는 50미터의 거리가 100미터보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50미터 내외의 거리를 자신 있어 하는 골퍼도 있다. 200미터에서 세컨샷을 할 때 이 거리가 이미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 있는 클럽을 사용하고 자신 있는 거리를 남긴다는 것은 스윙의 기술적인 요소 외에 정신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어 실력 이상의 샷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 샷을 생각함으로써 자신 있는 스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바둑이나 장기에서처럼 두 수, 세 수를 내다 볼 필요도 없다. 오직 한 수 앞만 내다보면 된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생각하는 골프로 자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