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샷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무엇을 보셨나요?

빈스 윙 2011. 5. 26. 08:00

스윙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무엇을 보셨나요?

 

골프스윙의 목적은 공을 원하는 위치로 보내는 것에 있다. 그래서 골프를 타깃게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골프가 타깃게임이라는 것까지는 나를 포함한 많은 초보골퍼들이 인정하면서도 실제 코스에서 타깃에 대해 얼마나 의식하면서 라운드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이는 타깃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타깃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 지금도 에임에 대해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내가 원하는 대로 날아가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타깃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면이 없지 않다.

 

골프에서 타깃을 잡기가 어려운 이유는 타깃에 대한 정보는 시각을 통해 얻어지는데사방이 트여 있고, 대부분 푸른 색이어서 특정 타깃이 시각정보로 입력되는 것이 아니라 두리뭉실하게 시각에 잡히는 정보가 너무 많으므로 뇌가 혼란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러한 환경에서 시각적으로 확실하게 식별되는 것은 벙커나 워터 헤저드 같은 것들이 눈에 띄게 식별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벙커나 헤저드 같은 지형지물을 타깃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 타깃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다 하더라도 이렇게 어려운 타깃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타깃을 그냥 두리뭉실하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초보골퍼들의 시각에 잡히는 정보가 두리뭉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타깃에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서는 가능한 작은 타깃을 설정해야 한다. 타깃이 크다는 것은 그 만큼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의 뇌는 작은 물체에 주의 집중하는 경우에 가장 잘 반응하기 때문이다.

 

어느 프로선수가 페어웨이의 경사로 인해 홀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 이르러 캐디에게 어디로 쳐야 되는지 물었다. 이에 캐디는 왼쪽에 보이는 나무를 보고 치라고 알려 주었다. 이에 프로선수가 되물었다. "몇 번째 나무?"

아마도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적당히 왼쪽에 보이는 나무를 보고 샷을 날렸을 것이다몇 번째 나무인지 물어볼 필요도 없는 것이 특정 나무를 타깃으로 삼아도 공이 그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뇌가 타깃에 대응하여 신체의 움직임을 조정한다는 생각을 하면 타깃을 막연하게 대강 적당히 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구체적인 타깃을 정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뇌는 샷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을 활성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필드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깃발이나 벙커 그리고 헤저드 같은 것들이 시각적으로 눈에 띄게 되므로 막상 샷을 하기 전에는 이러한 것들이 시각정보에 입력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그렇게 되면 마음 속으로 정한 구체적인 타깃과 마지막으로 입력된 시각정보 사이에서 우리의 뇌는 혼동을 일으켜서 미스 샷을 유발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캐디가 알려주는 벙커 우측을 겨냥하세요.’ 같은 말에는 귀를 기울지 않는 것도 좋을 것이다. 벙커 우측을 겨냥하다 보면 벙커가 눈에 들어오게 되고, 골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뇌에서는 벙커가 활성화 되어 벙커 쪽으로 샷을 날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린의 중앙을 보고 타깃으로 하더라도 깃발 쪽으로 샷을 하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깃발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골퍼의 시각정보에 쉽게 입력된다. 따라서 샷을 하기 전에 흔들리는 깃발을 보았다면 골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깃발을 향해서 샷을 하게 되는 것이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벙커라는 벙커는 모두 순례를 하고, 모든 헤저드에 공을 하나씩 보관하면서 라운드를 하는 골퍼를 볼 수 있다. 물론 나도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샷을 하기 전에 나의 뇌 속에 마지막으로 활성화 된 것들이 벙커나 헤저드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어떤 경우에는 잘 맞은 샷이 벙커나 헤저드에 들어가서 골퍼를 기분 나쁘게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전체 라운드를 망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공을 원하는 위치로 보내기 위해서는 표면적으로는 일관된 스윙동작으로 일정한 위치에 공을 떨어뜨리는 것 같지만, 그 일관된 스윙동작의 이면에는 이렇게 골퍼 자신도 모르는 심리적인 요인이 숨어있다. 타깃을 향하여 공을 보내기 위해서 시각정보를 통하여 뇌에서 판단하고 명령을 내리게 되는데, 가장 마지막에 본 것을 활성화하는 뇌의 특성을 안다면 가능하면 작은 타깃을 설정하되, 벙커나 헤저드와 같은 것을 기준으로 타깃을 설정하여 우리 뇌에 잘못된 시각정보를 입력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벙커나 헤저드와 같은 위험물질(?)은 애써 외면하면서 구체적인 타깃을 설정하여 잘 맞은 샷이 벙커나 헤저드에 들어가는 기분 나쁜 플레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 보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