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백스윙을 천천히 하라는 또 하나의 이유

빈스 윙 2011. 5. 25. 08:00

골프관련 서적이나 레슨을 받다 보면 백스윙을 천천히 하라고 한다. 그럼 왜 백스윙을 천천히 해야 할까? 말을 잘 듣는 골퍼들은 레슨프로가 백스윙을 천천히 하라고 하면 그대로 따라서 하겠지만, 나 같은 반동분자(?)는 그 이유를 알아야 직성이 풀린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레슨프로 입장에서 보면 정말 피곤한 스타일의 골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연습장 회원들과 그리고 주위의 친구들과 골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궁금해하는 성인골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레슨서적이나 유선방송에 나오는 레슨을 봐도 '백스윙은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내지는 '백스윙은 천천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라고만 말할 뿐 왜 천천히 해야 하는지를 언급하는 레슨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백스윙 천천히' 라는 키워드로 몇몇 인터넷 검색엔진을 뒤져 보았는데 역시 못 찾았다. 그래서 내가 연습을 하면서 느낀 '백스윙을 천천히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포스팅 하고자 한다.

 

(오늘 글 제목을 '백스윙을 천천히 하라는 또 하나의 이유' 라고 정한 것은 백스윙을 천천히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미 포스팅을 한 줄 알았는데, 나의 블로그를 샅샅이 뒤져봐도 찾을 수 없었다. 내 머리 속에는 있는데...)

 

첫째, 백스윙을 빨리 하게 되면 팔로만 들어올릴 확률이 높다. 백스윙에서 가장 크게 많이 움직이는 부분은 팔과 어깨이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팔은 5단 기어이고, 어깨는 1단 기어다. 5단 기어는 빠르기는 하지만 힘이 없고, 1단 기어는 느린 대신 힘이 좋다.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5단 기어로는 힘이 딸려서 올라가기 힘들지만, 1단 기어로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힘이 있어서 거뜬히 올라간다는 사실을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스틱이 별로 없어서 모르고 있는 운전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위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빠른 백스윙 = = 작은 근육 = 5단 기어

느린 백스윙 = 어깨 = 큰 근육 = 1단 기어

 

위의 식을 풀어서 설명하면, 빠른 백스윙은 작은 근육인 팔로 들어올리는 동작이 되기 쉽고 심한 경우에는 손목까지 쓰게 되는 반면, 느린 백스윙은 큰 근육인 어깨를 회전시켜서 몸통의 꼬임을 쉽게 해준다.

 

둘째, 어드레스 시에 양팔과 가슴이 만든 삼각형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다. 백스윙이 빨라지면 빨라지는 만큼 삼각형은 빨리 찌그러질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1단 기어에 해당하는 어깨회전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5단 기어인 팔이 먼저 움직이기(회전하기) 때문이다. '골프마술을 하나 보여 드릴께요 - http://blog.daum.net/beanswing/131'에서 언급했던 내용을 잠깐 소개한다.

 

 

백스윙 시에 ;

"어드레스 시에 양팔이 만든 삼각형을 유지하면서 백스윙을 해라"

"백스윙 시 팔로만 들어 올리지 마라"

"백스윙 시 어깨 회전과 함께 클럽을 뒤로 빼라"

"큰 근육을 사용해라"

"백스윙은 천천히 해라"

 

어드레스시의 삼각형을 유지하면서 백스윙을 하려면 나머지 4가지의 동작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팔로만 들어 올리게 되면 삼각형이 찌그러지게 되고, 삼각형을 유지하려면 어깨가 같이 회전되어야 하고, 큰 근육을 사용하라는 말은 손이나 손목의 작은 근육으로 백스윙을 하지 말고 어깨와 등의 큰육을 사용하라는 말이니 삼각형을 유지하게 되면 큰 근육은 저절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고, 큰 근육의 움직임은 느리므로 백스윙을 천천히 할 수 밖에 없다. 만약 팔로 들어 올리는 백스윙을 하게 되면 작은 근육을 사용하여 빠른 백스윙이 되기 쉽다. 결국 위에서 얘기한 5가지 표현이 모두 한 줄기에서 파생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셋째, 힘을 빼기가 용이하다. 사실 오늘 세 번째 이유를 발견하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럼 백스윙을 천천히 하는 것과 힘을 빼는 것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알아보자. 그 전에 초보골퍼들이 알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사실 골프클럽은 골퍼들에게 무거운 중량이 아니다. 제 아무리 무거워 봐야 1kg도 안 되는 무게를 무겁다고 할 골퍼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1kg도 안 되는 클럽으로 백스윙 동작을 하는데 있어서 과다한 힘을 쓰고 있다. 물론 그 이유는 공을 세게 치려는 본능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공을 세게 치려는 것이 본능이라면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겠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본능적으로 공을 세게 친다 하더라도 그립을 세게 잡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립을 세게 잡으면 팔뚝은 물론 어깨까지 힘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초보골퍼들이 그립을 세게 잡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늘의 주제 내에서 얘기한다면팔로 들어올리는 백스윙을 하면 첫 번째 이유에서 설명한 것처럼 백스윙이 빨라지고 팔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팔에 힘이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게 그립을 세게 잡게 된다. (물론 의도적으로 팔에만 힘을 주고 그립을 살짝 잡을 수는 있다.)

 

그럼 백스윙을 천천히 하면 어떻게 될까? 백스윙은 1단 기어를 사용하는 동작이다. 1단 기어는 큰 근육을 사용하므로 의도적인 (작은 근육의큰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큰 근육 자체가 가진 힘이 있기 때문이다.

 

큰 근육(어깨)을 사용하는 백스윙은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오히려 어려우며, 그립이나 팔에 필요한 힘은 1kg도 안 되는 클럽을 지탱할 수 있는 정도의 힘만 있으면 된다. 나의 경우에는 1단 기어(어깨)를 사용하는 느린 백스윙을 할 때 빠른 백스윙의 1/2 정도 힘이면 그립을 잡고 백스윙 동작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꼈다.

 

 

이런 백스윙을 하면서 느낀 점은 마치 회초리나 채찍을 휘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말로만 듣던 회초리 타법의 맛을 약간 음미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진짜로 휘두른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느낌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스윙 스피드가 빨라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는 '휘두른다라는 스윙 키워드로 스윙을 하면서 피니쉬를 끝까지 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는데, 이번에 느낀 휘두르는 느낌은 클럽헤드에 힘이 실리고, 상대적으로 공이 아주 가볍게 느껴졌다. 거의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백스윙은 힘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는 골프레슨이 있다. 이것을 백스윙을 할 때 힘을 잔뜩 주라는 말로 이해하는 골퍼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힘을 모은다는 표현에서 왠지 힘을 주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골퍼는 있을 것이다. 백스윙이 제대로 되면 힘은 저절로 모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백스윙을 천천히 해 보면 몸이 꼬이는 것을 어느 정도 느낄 수도 있고, 어깨회전도 쉽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스윙리듬이 일정하지 못한 골퍼의 경우에는 느린 백스윙이 스윙리듬을 일정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초보골퍼, 비거리가 안 나는 근본적인 이유 - http://blog.daum.net/beanswing/380' 에서 정확한 임팩트를 하지 못해서 비거리가 안 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클럽을 짧게 잡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었는데, 백스윙을 천천히 하는 것이 임팩트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PGA 프로 스윙코치인 랜디 스미스는 백스윙 탑으로 가는 스윙의 빠르기를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생각하라는 표현을 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어린이 보호구역을 빠져 나오면 액셀레이터를 밟는 것처럼 말이다. 그 밖에도 유명한 골프선수들이 언급한 백스윙과 관계된 글들을 소개하며, 느린 백스윙으로 골프스윙의 참 맛(?)을 느껴보기 바란다.

 

l  빠른 백스윙을 하는 사람치고 일류 플레이어는 거의 없다. – 다이리스

l  스윙을 느리게 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 작자 미상

l  백스윙을 오른쪽 귀에 앉아 있는 파리라도 잡을 것처럼 성급하게 휘둘러 올리지 마라.

   - 윌트 심프슨

l  골프에서 너무 느린 스윙이란 없다. - 바비 존스

l  백스윙에 걸리는 시간은 다운스윙의 두 배로 잡아야 한다. - 잭 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