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크린 골프를 그리 즐겨 치는 편은 아니다. 왜냐하면 골프에 입문하고 나서 스크린을 치면서 스윙이 망가졌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스크린을 치던 필드에서 샷을 하던 똑같은 스윙이 나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스크린에서는 오히려 필드보다 힘이 더 들어가고 오버스윙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가급적 피하는 편이었다. 지금이야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즐겨 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며칠 전 스크린 골프만 300회 정도 쳤다는 친구와 같이 스크린 골프를 치게 되었다. 자기만의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쳤는데 대부분 그 친구의 말대로 거의 맞아 떨어졌다. 그래서 그 친구의 스크린 골프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친구는 그 날 버디8개에 보기2개로 6언더파를 쳤다.)
먼저 스크린 골프장에서는 쫓아오는 사람도 없으니 여유를 가지고 치는 것이 좋다고 얘기한다. 나의 경우 내 차례가 되면 거리확인하고 클럽선택하고 바로 스윙을 하는 편이다. 이런 나의 루틴은 전형적인 초보골퍼의 형태라는 것이다. 스크린 골프에서의 루틴 중에서 필수적인 것이 화면에 나와 있는 정보를 잘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면 오른쪽 상단에는 코스 전체의 미니지도가 있어서 티샷이 떨어질 위치를 표시해 주고, 하단에는 풍향과 풍속이 표시되는데 이러한 정보를 잘 활용하라는 것이다.
공이 떨어질 지점은 일반적으로 200미터 지점에 표시되어 있는데, 150미터 정도의 비거리를 가진 초보골퍼의 경우 도그렉 홀에서 그대로 샷을 하면 무조건 OB가 날 수 밖에 없다. 방향키를 이용하여 150미터 지점으로 에임을 하고 샷은 그냥 앞으로 하면 되는 식이다. 티샷 뿐만 아니라 세컨샷에서도 화면에 나온 코스맵과 거리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풍향과 풍속에 대한 것은 옆 바람일 경우 풍속 3m/s마다 방향키를 한 칸씩 옮겨 준다고 한다. 그런데 공의 체공시간에 따라서 공이 방향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달라지므로 골퍼 개인의 탄도에 따라 가감이 필요하다.
10미터 이상 심한 내리막에 앞 바람(3m/s 이상)일 경우에 클럽을 선택하는 방법은 예를 들어 135미터 파3홀에서 내리막이 15미터이고 앞 바람이 4m/s인 경우, 나는 앞 바람과 내리막을 감안하여 125미터 정도로 계산을 했었는데 그냥 135미터 그대로 보거나 140미터까지 봐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깃대를 넘기는 골퍼를 거의 보지 못했다는 말도 덧붙였는데, 실제로 그런 상황이 생겨서 샷을 해 보았는데 거리가 거의 맞아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스크린에서 실제 라운드와 가장 유사한 것이 티샷이라고 한다. 그런데 센서의 작동원리를 알면 가장 쉽게 기계를 속일 수 있는 것도 티샷이란다. 실제 라운드에서 같은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은 내리막에 뒷바람이다. 이것은 스크린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스크린에서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조건은 쓰리쿼터(3/4) 스윙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 친구의 백스윙은 그리 크지 않았고,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250미터 정도는 예사로 보냈다.
쓰리쿼터 스윙이 스크린에서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는 스크린 기계는 볼의 스피드와 헤드 스피드를 감지하여 거리를 계산하는데, 볼의 스피드가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헤드 스피드를 끌어 올리면 장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 스피드를 순간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백스윙 초기부터 힘을 쓰는 것보다는 작은 백스윙으로 임팩트 구간에서 힘을 집중시키는 것이 스크린에서 장타를 만들어내는 비결이라고 한다. 이것은 스크린뿐만 아니라 실제 스윙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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