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크린 골프, 잘 치는 요령이 있는지 몰랐네

빈스 윙 2011. 5. 29. 08:00

나는 스크린 골프를 그리 즐겨 치는 편은 아니다. 왜냐하면 골프에 입문하고 나서 스크린을 치면서 스윙이 망가졌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스크린을 치던 필드에서 샷을 하던 똑같은 스윙이 나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스크린에서는 오히려 필드보다 힘이 더 들어가고 오버스윙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가급적 피하는 편이었다. 지금이야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즐겨 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며칠 전 스크린 골프만 300회 정도 쳤다는 친구와 같이 스크린 골프를 치게 되었다. 자기만의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쳤는데 대부분 그 친구의 말대로 거의 맞아 떨어졌다. 그래서 그 친구의 스크린 골프 노하우를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친구는 그 날 버디8개에 보기2개로 6언더파를 쳤다.)

 

먼저 스크린 골프장에서는 쫓아오는 사람도 없으니 여유를 가지고 치는 것이 좋다고 얘기한다. 나의 경우 내 차례가 되면 거리확인하고 클럽선택하고 바로 스윙을 하는 편이다. 이런 나의 루틴은 전형적인 초보골퍼의 형태라는 것이다. 스크린 골프에서의 루틴 중에서 필수적인 것이 화면에 나와 있는 정보를 잘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면 오른쪽 상단에는 코스 전체의 미니지도가 있어서 티샷이 떨어질 위치를 표시해 주고, 하단에는 풍향과 풍속이 표시되는데 이러한 정보를 잘 활용하라는 것이다.

 

공이 떨어질 지점은 일반적으로 200미터 지점에 표시되어 있는데, 150미터 정도의 비거리를 가진 초보골퍼의 경우 도그렉 홀에서 그대로 샷을 하면 무조건 OB가 날 수 밖에 없다. 방향키를 이용하여 150미터 지점으로 에임을 하고 샷은 그냥 앞으로 하면 되는 식이다. 티샷 뿐만 아니라 세컨샷에서도 화면에 나온 코스맵과 거리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풍향과 풍속에 대한 것은 옆 바람일 경우 풍속 3m/s마다 방향키를 한 칸씩 옮겨 준다고 한다. 그런데 공의 체공시간에 따라서 공이 방향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달라지므로 골퍼 개인의 탄도에 따라 가감이 필요하다.

 

10미터 이상 심한 내리막에 앞 바람(3m/s 이상)일 경우에 클럽을 선택하는 방법은 예를 들어 135미터 파3홀에서 내리막이 15미터이고 앞 바람이 4m/s인 경우, 나는 앞 바람과 내리막을 감안하여 125미터 정도로 계산을 했었는데 그냥 135미터 그대로 보거나 140미터까지 봐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깃대를 넘기는 골퍼를 거의 보지 못했다는 말도 덧붙였는데, 실제로 그런 상황이 생겨서 샷을 해 보았는데 거리가 거의 맞아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스크린에서 실제 라운드와 가장 유사한 것이 티샷이라고 한다. 그런데 센서의 작동원리를 알면 가장 쉽게 기계를 속일 수 있는 것도 티샷이란다. 실제 라운드에서 같은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은 내리막에 뒷바람이다. 이것은 스크린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스크린에서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조건은 쓰리쿼터(3/4) 스윙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 친구의 백스윙은 그리 크지 않았고,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250미터 정도는 예사로 보냈다.

 

쓰리쿼터 스윙이 스크린에서 장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는 스크린 기계는 볼의 스피드와 헤드 스피드를 감지하여 거리를 계산하는데, 볼의 스피드가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헤드 스피드를 끌어 올리면 장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 스피드를 순간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백스윙 초기부터 힘을 쓰는 것보다는 작은 백스윙으로 임팩트 구간에서 힘을 집중시키는 것이 스크린에서 장타를 만들어내는 비결이라고 한다. 이것은 스크린뿐만 아니라 실제 스윙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음은 어프러치 샷이다. 역시 골프입문 1년 만에 스크린 골프를 300회 가까이 쳤다는 다른 친구의 말을 빌리면, 스크린 골프에서 어프러치 샷이 실제 필드에서의 샷과 가장 다르다는 것이다. 그 친구의 어프러치 샷은 무조건 굴리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스크린 기계의 볼 감지센서는 탄도 60도 이하의 각도는 거의 정확하게 읽어내지만, 60도가 넘어가면 오류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60도라고 말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실제로 탄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높이 띄우는 샷은 하지 말라는 정도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이유가 그럴 듯 하다. 센서 오류가 나오는 이유는 60도 이상 공을 띄워서 치면 클럽이 볼보다 먼저 센서를 지나가게 되므로 센서가 클럽을 공으로 잘못 인식해서 낮게 깔려서 굴러가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그럴듯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멋지게 로브샷을 구사했는데 결과는 아주 강하게 땅볼로 굴러가는 샷이 나온 경험이 가끔씩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스크린 골프를 치면서 그 동안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바로 벙커샷인데. 요즘 골프존 리얼에는 벙커샷이나 러프에서 샷을 할 때, 화면 오른쪽 하단에 40%, 20%, 10% 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 동안 내가 계산했던 방법은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20미터가 남았다고 가정하면 ‘20미터 X 140% = 28미터이렇게 계산을 했었다. 그런데 친구 왈 20미터가 남았는데 40미터를 보고 치라는 것이다. 몇 번을 친구 말대로 샷을 해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정확하게 홀 옆에 붙일 수 있었다.

 

그럼 그 동안 내가 계산한 것은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40%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남은 거리보다 40%를 플러스하여 계산하라는 뜻으로 생각했는데, 40%의 의미는 원래 나의 거리보다 40%가 덜 나간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위에서 보듯이 내가 정확하게 28미터를 생각하고 샷을 했다면 센서가 감지해서 보내는 거리는 ‘28미터 X 0.6 = 16.8미터인 것이다. 결국 내 계산대로라면 그린 사이드에서의 벙커샷은 항상 16%씩 짧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실제 스크린을 치면서 이런 계산을 하려면 계산기를 옆에 두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 친구는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는 남은 거리 X 2’로 생각하고 샷을 한다고 한다. 또 한가지 벙커샷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웨지를 사용하여 높은 탄도를 만들어서 제대로 탈출한다는 것을 시스템이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스크린 골프에 대한 고수 친구들의 말을 적어보면 ;

 

  스크린 골프가 실제 라운드와 가장 다르면서도 쉬운 이유는 타깃에 대한 에이밍을 기계가 자동으로 정렬해 준다는 것이다.

 

  스크린에서는 벙커샷을 실전과 같이 할 필요가 없다. 어프러치 샷이라 생각하고 스윙을 하면 한결 마음도 편해지고 좋은 결과가 나온다. 스크린에는 모래가 없는 것이 실제 라운드와 가장 다른 부분이다.

 

  내리막과 오르막의 표고차에 대한 가중치는 일반적인 계산방법 외에 자신 만의 가중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이것은 스크린을 치더라도 생각을 하면서 쳐야 하고 많은 경험으로 산출할 수 있다.

 

  그린 주변에서 어프러치 샷을 할 때는 공의 위치가 페어웨이인지 러프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갖자. 대부분의 골퍼들이 그린에 가까워지면 그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공이 놓인 위치에 따라 거리 차가 나기도 한다.

 

스크린을 즐긴다면 필드에서 못다 푼 한을 스크린에서 풀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왕 즐기는 스크린 골프라면 스크린(화면)에 나오는 정보를 꼼꼼하게 체크해서 플레이 하는 것이 타수도 줄이고 기쁨도 2배로 만끽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나를 포함한 수 많은 주말골퍼들도 스크린에서라면 언더파에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