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채가 무겁다고 느끼는 골퍼를 위하여

빈스 윙 2011. 5. 30. 08:00

체중이 60킬로도 안 나가는, 남자치고는 가냘픈(?) 체구를 가진 나로서는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서 왜 그리도 골프채가 무겁던지, 그 때는 골프채가 몇 킬로그램 정도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4번 아이언을 골프가방에서 아예 빼 놓고 다닌 적이 있는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었다. 막연하게 가장 긴 아이언이니까 가장 무겁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4번 아이언이 부담스럽게 느껴진 것은 무게 때문이 아니라, 스윙궤도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느끼는 길이에 대한 부담감이었던 것을 몰랐던 것이다.

 

요즘에 악력기를 열심히 해서인지, 아니면 스윙이 안정적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스윙의 부담감이나 클럽 컨트롤 측면에서 4번 아이언이나 7번 아이언이나 별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  사실 초보골퍼들이 샤프트가 긴 클럽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사실이다.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초보 여성골퍼의 경우에는 무게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길이에 대한 부담감을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겁다고 느끼는 여성골퍼들이 있다.  오늘도 골프를 시작한지 2달이 채 안된 중년의 여성골퍼가 나에게 하소연한다. 채가 너무 무겁다고. 다음은 나와 중년 여성골퍼의 대화다.

 

"골프채가 너무 무거워요."

"60kg 정도의 체중을 가진 골퍼가 1kg도 안 되는 클럽이 무겁다는 것은 말이 안되잖아요."

 

"클럽 없이 두 손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도 무게를 느끼는데, 1kg가 안 되는 클럽도 무겁다고 느낄 수 있는 것 아니에요?"

"그럼 클럽 없이 두 손을 위 아래로 올렸다 내렸다 몇 번 정도해야 팔이 무겁다고 느껴질까요? 아마도 무겁다고 느끼지 전에 지루해서 그만 두지 않을까요?"

 

그리고 나서 골프클럽을 가볍게 느끼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 스윙의 기술적인 부분은 되묻지 말라는 말과 함께) 아래 왼쪽 사진과 같이 클럽을 한 손으로 잡고 팔은 지면과 평행하게 하고, 클럽은 지면과 수직으로 세워보자. (클럽과 팔이 직각을 이루도록) 그리고 아래 오른쪽 사진과 같이 팔과 클럽은 직각을 유지한 상태에서 클럽과 팔이 지면과 평행한 상태가 되도록 해 보자. 어떤 상태에서 클럽의 무게를 더 느끼고 덜 느낄까? 당연히 클럽이 지면과 수직인 상태에서 무게를 덜 느끼게 될 것이다.

 

참고로 아래 사진모델은 나의 작은 아들(12)인데 오른쪽 사진을 찍으면서 5초도 버티지 못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인상을 쓰면서 목 부분에 상당한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왼쪽 사진은 상당히 편안해 보인다. 클럽이 지면과 완전한 직각을 이루지 못해서 내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럼 이것을 스윙에 응용해 보자. 위의 두 가지 동작에서 클럽을 지면과 수직으로 세운 동작(왼쪽 사진)은 업라이트한 스윙동작으로 볼 수 있고, 클럽을 지면과 수평으로 눕힌 동작(오른쪽 사진)은 플랫한 스윙동작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업라이트한 스윙이 지면과 완전히 수직을 이루고, 플랫한 스윙이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클럽이 만드는 스윙궤도가 업라이트 할수록 가볍게 느끼고, 플랫 할수록 무겁게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사진이 스윙동작이 아니라서 잘 이해를 못하시겠다면 다음 사진을 보자. 다음 사진은 위 사진에서 팔만 오른쪽으로 90도 돌린 사진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두 손으로 그립을 잡았고, 백스윙으로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물론 오른쪽 사진처럼 스윙을 하는 골퍼는 없을 것이다. 다만, 스윙궤도가 플랫하게 되면 클럽이 무겁게 느껴진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조금은 과장된 자세로 찍은 사진에 불과하다. 위 사진 중, 어떤 동작에서 클럽이 더 무겁게 느껴질지를 생각해보자. 잘 모르겠다면 실제로 한 번 해보시기 바란다.

 

실제로 클럽이 무겁다고 하소연한 여성골퍼의 스윙은 오른쪽 사진 정도는 아니어도 상당히 플랫한 스윙을 하고 있었다. 근력도 부족한데다가 플랫한 스윙까지 하니 클럽이 무겁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한 가지 여성골퍼가 클럽을 무겁게 느끼는 이유는 위 사진의 전 단계 스윙동작에서 코킹을 너무 늦게 한다는 것이다. 테이크 백에서 팔이 지면과 수평이 되는 지점을 지나도록 코킹을 하지 않고 있으니 클럽이 무겁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이제 2개월도 안되었으니 코킹을 빨리 하면 클럽무게를 덜 느끼게 되고, 코킹을 늦게 하면 클럽이 무겁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클럽의 무게를 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백스윙을 천천히 하라는 또 하나의 이유 -http://blog.daum.net/beanswing/406에서 설명했듯이 1단 기어와 5단 기어의 응용이다. , 큰 근육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이용하면 클럽이 무겁다는 느낌이 덜 든다. 클럽이 무거운 것은 힘이 없는 작은 근육으로 힘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다.

 

여기까지의 설명으로 중년의 여성골퍼는 연습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아주 만족스러워 했고, 훨씬 클럽의 무게를 덜 느낄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떠났다. (혹시 노파심에서 얘기하는데 클럽의 무게와 헤드 무게를 혼동하는 골퍼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여기서 말하는 클럽의 무게와 헤드의 무게를 느끼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초보골퍼 중에서도 특히 여성골퍼가 클럽의 무게를 가볍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클럽을 컨트롤하기가 좋아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자연스러운 스윙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클럽의 무게가 실제로 무겁거나 무겁게 느껴지면, 클럽을 휘두르기가 어려워진다. 왼쪽 사진과 같이 클럽 끝에 무거운 추를 달고 스윙을 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클럽을 휘두르기가 어려워지는 것뿐만 아니라 임팩트 시점에 클럽 페이스를 원위치 시키는 것도 어려워져서 클럽페이스가 열려 맞게 된다. 그리고 헤드부분의 무게 때문에 코킹이 일찍 풀려버려서 정확한 임팩트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진다클럽이 무겁게 느껴지면 이처럼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혹시 클럽이 너무 무겁다고 느껴지는 초보골퍼가 계시다면 자신의 스윙궤도가 너무 플랫하지는 않은지, 코킹을 너무 늦게 하는 것은 아닌지, 팔 힘으로만 클럽을 들어올리려고 하지는 않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면서 초보골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