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들을 괴롭히는 악의 축 - 슬라이스

빈스 윙 2011. 7. 28. 08:00

초보골퍼들은 드라이버샷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샷이 오른쪽으로 간다. 오른쪽으로 가는 샷 중에서도 슬라이스는 정말로 초보골퍼들을 미치게 만드는 골치덩어리임에 틀림없다. 나 역시 슬라이스 때문에 고민하고 연습하고 노력하는데 수 많은 시간을 소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잠깐 슬라이스가 외출 중인데, 그 대신 훅이 찾아와서 나의 타수를 까먹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래도 속을 썩이던 슬라이스가 나가고 훅이 나니 조금은 반갑기도 하다.

 

예전에도 슬라이스가 외출 중인 틈을 타서 훅이 잠깐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슬라이스가 돌아와서 훅을 내쫓고 나의 스윙에 상주하면서 최근까지 동거를 했었다. 외출 중인 슬라이스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고수들에게 했더니 슬라이스보다 더 골치 아픈 것이 훅이라는데, 나는 아직까지 훅과의 동거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찾아온 것이 훅이라는 놈인지 아직 제대로 확인도 못했다.

 

지난 주, 두 번의 라운드에서 첫 번째 라운드는 오비 없이 슬라이스 비슷한 것이 하나 있었고 페어웨이 중앙이나 왼쪽으로 가는 샷이 많았는데,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왼쪽으로 날아가는 샷이 모두(3) 오비가 나버렸다. 최근까지 슬라이스가 많았던 관계로 습관처럼 왼쪽으로 에임을 했는데 에임을 한 것보다도 더 왼쪽으로 가면서 오비가 난 것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클럽을 자신 있게 휘두를 수가 없었고 에임도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래도 그 동안 나를 괴롭히던 슬라이스가 36홀을 도는 동안에 단 한 번밖에 없었다는 것이 감개무량할 따름이었다.

 

'드디어 감 잡았다. 드라이버 샷 슬라이스 - http://blog.daum.net/beanswing/395' 를 쓴 이후에 라운드마다 슬라이스가 나는 라운드도 있었고, 스트레이트로 날아가는 라운드도 있었다내가 슬라이스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임팩트 시에 시선은 이미 목표방향을 향하고(공을 보지 않고 휘두른다는 얘기임), 왼쪽어깨가 심하게 빨리 열리는 문제(고개를 목표방향으로 돌리면서 어깨와 상체도 함께 돌아감)와 클럽과 공이 만나기도 전에 상체가 앞으로 나가는 문제로 인해 임팩트 시에 클럽페이스가 열려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를 단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머리를 공 뒤에 두는 것과 헤드업의 관계 - http://blog.daum.net/beanswing/377' 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머리를 공 뒤에 두는' 연습이었다. 예전에 클럽과 공이 만나기도 전에 상체가 앞으로 나갔던 것은 체중이동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해 백스윙에서 상체를 뒤(오른쪽)로 보냈다가 임팩트 시점에는 상체가 먼저 왼쪽으로 쏠리는 동작을 했었다.

 

임팩트 시점에서 머리를 공 뒤에 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드라이버의 경우 스윙의 초점을 회전운동에 맞춘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스윙을 진자운동이라는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클럽과 팔이 진자운동을 한 것이 아니라, 상체가 역 진자운동을 하면서 스윙을 했다면, 어드레스 자세에서 그대로 어깨를 회전시키면서 몸통을 꼬아준다는 생각으로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에서는 상체를 왼쪽발로 이동시켜서 체중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꼬아준 몸통을 그대로 풀어준다는 생각으로 다운스윙을 하니 머리와 상체가 앞으로 나갈 일이 없어진 것이다.

 

이렇게 임팩트 시에 머리를 공 뒤에 두는 동작을 하니예전에는 티샷을 하면서 티가 튀는 방향도 보지 못해서 종종 티를 잃어 버리곤 했는데, 이제는 티가 튀는 방향을 정확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헤드업을 하지 않게 되었다. 사실 머리가 공 뒤에 있으니 공과 티를 끝까지 보기가 훨씬 수월해진 면이 있다.

 

스윙 동작을 이렇게 바꾸면서 휘어지면서 날아가던 공이 많이 펴져서 스트레이트로 날아가기는 하는데, 방향이 일정하지 않은 것은 아직도 문제로 남아있다. 공이 왼쪽 오른쪽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별로 휘어지지는 않으니 오비가 날 가능성은 많이 줄었는데, 아직도 악몽으로 남아있는 슬라이스 때문에 에임을 페어웨이 중앙으로 하지 못하고, 왼쪽을 향해서 에임을 하다 보니 공이 에임한 방향보다 조금만 왼쪽으로 가게 되면 오비가 나고 만다.

 

스윙 동작을 바꾸더라도 이렇게 멘탈적인 문제가 남는 것이 초보골퍼의 한계인가보다. 차츰 나의 구질이 스트레이트라는 확신이 서게 되면 에임도 페어웨이 중앙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체중이동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스윙을 하면서 상체가 왔다 갔다 하는 골퍼나, 임팩트 순간 나처럼 상체와 머리가 공보다 앞서 나가는 초보골퍼가 있다면, 어드레스에서 하나의 축으로 회전한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하면서 머리를 공 뒤에 두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하면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