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LPGA 통산 100승 도전에 나서는 태극낭자들

빈스 윙 2011. 7. 28. 09:00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오늘 저녁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00승에 재도전한다. 지난 주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에게 우승컵을 넘겨 주면서 통산 100승 달성의 위업을 잠시 후에 열리는, 이번 시즌 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으로 미루게 되었다.

 

이번 브리티시 여자오픈의 개최 장소인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 링크스는 악마의 발톱’, ‘브루티시(brutish : 잔인한) 오픈’, ‘악마의 코스’, '죽음의 코스' 등의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선수들에게는 악명이 높은 정통 링크스 코스다.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예가 있는데, ‘디 오픈을 개최하는 9개 골프장 중에서 카누스티에서의 평균타수가 76.09로 가장 높다고 한다. 그리고 타이거 우즈마저도 평생에 그렇게 어려운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한 적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어려운 코스다.

 

카누스티는 링크스 코스 특유의 거센 바람과 긴 러프, 그리고 변화무쌍한 날씨와 벙커도 위협적이다. 최경주 선수가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 오비가 난 것과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바람이 얼마나 센지 타이거 우즈가 128야드를 남겨두고 4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1500년 대에 만들어진 이 골프장은 지금까지 남자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7회 개최했지만, 여자 선수들의 경기를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브리티시 여자오픈에는 김인경, 위성미, 최나연, 배경은, 안선주, 서희경, 신지애, 박세리 선수 등 모두 35명의 한국()선수들이 출전한다.

 

이렇게 어려운 코스에서 개최되는 대회이니만큼 젊은 패기보다는 연륜을 갖춘 선수가 LPGA 통산 100승의 주인공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커누스티는 역전극의 무대로 명성이 자자한 만큼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인내심과 집중력을 발휘해야 우승을 허용하는 골프장이다.

 

한국선수뿐만 아니라 경쟁선수들의 도전도 강한 바람 못지않게 거세다. 가장 주목 받는 선수인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 3승을 올린 청야니를 포함하여, 지난 24일 막을 내린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한국()선수들의 100승을 저지한 미야자토 아이, 미국의 자존심이자 에이스인 크리스티 커, 핑크 공주 폴라 크리머, 이 대회 3회 우승의 기록을 가진 캐리 웹 등의 선수가 참가하여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001년 챔피언 박세리 선수와 올 시즌 아직까지 우승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2008년 챔피언 신지애 선수의 한국인 최초 동일대회 2승 타이틀과 한국()선수의 LPGA 100승 달성이라는 위업을 누가 이룰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 시즌 부진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최나연 선수와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공동3위에 오른 김인경 선수도 주목 받고 있다.

 

이왕이면 LPGA 투어 통산 100승의 위업을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달성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모든 한국()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 브리티시 여자오픈 1라운드 주요 선수 조 편성 (2011년 7월 28 / 한국시간)

 

1541 : 로라 데이비스 / 김인경 / 캐리 웹

김인경 선수의 패기와 영국의 노장 로라 데이비스와 이 대회 3회 우승한 캐리 웹 선수의 노련한 플레이가 주목된다.

 

1614 : 위성미 /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자 미야자토 아이 / 최나연

장신의 위성미와 단신의 미야자토 아이의 샷 대결이 흥미롭다. 최나연 선수가 이번 대회를 계기를 부진을 떨쳐 버릴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2026 : 서희경 / 모기 히로미 / 재니스 무디

서희경 선수, 이번 대회 우승으로 US 여자오픈의 아쉬움을 날려버리면 어떨까?

 

2048 : 줄리 잉스터 / 베아트리스 레카리 / 신지애

이번 시즌 아직까지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신지애 선수의 동일 대회 2승을 기대해 보며, 메이저 7승의 베테랑 줄리 잉스터 선수의 노련함이 주목된다.

 

2059 : 모건 프레셀 / 청야니 / 미야자토 미카

디펜딩 챔피언 청야니가 어떤 경기를 펼칠지 주목된다. 에비앙 마스터스 공동9위에 오른 미야자토 미카 선수 역시 관심이 가는 선수다.

 

2132 : 산드라 갈 / 크리스티 스미스 / 박세리

올해 기아클래식에서 신지애 선수를 2위로 밀어내고 우승한 각선미의 종결자 산드라 갈이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경기를 할지 자못 궁금하다. 그래도 역시 '통산 100승의 이정표를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직접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LPGA 투어 한국선수들의 맏언니 박세리 선수가 2001년 우승에 이어 동일 대회 2승과 함께 통산 100승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