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90타 깨기

백스윙 시에 왼쪽 어깨가 떨어지는 이유

빈스 윙 2011. 8. 24. 08:00

몇 달 동안 지적 받아 왔던 문제인데 오늘에서야 조금 감을 잡았다. 문제점이 많으면 블로그에 올릴 글이 많아져서 좋기는 한데(?) 이렇게 매일 스윙을 고치는데 시간을 보내면 언제 내 스윙을 만들 수 있을지 약간의 조바심도 난다.

 

아직도 익히고 싶은 기술들이 많이 있는데 말이다. 그 동안 나는 백스윙을 하면서 왼쪽 어깨가 지면으로 떨어지는 문제를 수시로 지적 받았다. 나의 이러한 문제를 몇 달이 지난 이제서야 알았다.

 

나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레슨 프로가 무엇을 지적하는지 알아 내려고 마음을 먹게 된 것은 엘보우 때문이다. 엘보우로 스윙을 못하게 되어서 거울을 보면서 양손을 가슴에 X자로 교차시키고 백스윙을 연습하면서 알게 되었다.

 

양손을 가슴에 X자로 교차시키고 어깨회전을 할 때와 클럽을 들고 어깨회전을 할 때, 어깨의 움직임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가끔씩은 부상으로 연습을 못하게 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조용히 나의 스윙에 대해 생각하고 점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동안은 백스윙을 하면 왼쪽 어깨가 오른쪽 어깨보다 아래쪽에 위치하는 게 당연한데 레슨 프로가 무엇을 지적하는지 잘 몰랐다. 나의 백스윙 모습은 리버스피봇과 조금은 다른 형태의 것이었는데, 척추를 중심으로 회전을 하다가 테이크 백 동작에서 클럽을 들어 올리면서 왼쪽 어깨가 아래쪽으로 떨어지고, 척추가 리버스피봇 동작처럼 휘어지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아래 좌측 사진처럼)

 

 

 

[오른쪽 사진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나는 상당히 어색하다.

그리고 저런 자세로는 어떻게 스윙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오히려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조금 불편해 보이는 왼쪽 사진의 자세가 나는 더 편하다.

아마도 오랜 습관이리라.]

 

 

[왼쪽 사진이 현재 나의 백스윙 자세인데 고수들이 보면 잘못된 부분을 당장에 지적하겠지만,

내가 볼 때는 그냥 봐 줄만 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ㅋㅋㅋ

오른쪽 사진에서는 왼팔과 어깨 그리고 클럽 페이스가 평행을 이루는 것이 보기 좋기는 하다.

우측 사진이 제대로 된 백스윙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전 백스윙과 비교하기 위해 재현해 본 것이다.]

 

이렇게 백스윙을 하게 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다. 순서 없이 그 원인을 살펴보면 ;

 

첫째, 머리가 원인이다.

골프스윙에서 머리는 상당히 중요한가 보다. 머리에는 눈이 달려있고, 척추의 끝에 있으니, 골프스윙에서의 중심축이나 시선에 대해 설명할 때, 항상 머리와 관련한 내용의 레슨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잭 니클라우스의 스승인 잭 그라우트는 '머리는 스윙 균형의 중심이다. 머리가 움직이면 균형도 스윙의 아크도 몸의 동작도 그리고 타이밍까지도 바뀐다' 라고 머리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제자인 잭 니클라우스는 백스윙 시에 머리를 약간 회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째든 골프레슨에서 머리의 움직임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의견이 분분하다. 머리를 고정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약간 움직여도 되는지, 약간 움직여도 된다면 어느 정도까지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허용되는지정말 복잡하다.

 

 

그 동안 나는 가능하면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 스윙을 하려고 노력해왔다. (물론 실제 스윙에서는 머리를 움직였겠지만) 그런데 너무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려는 마음에 백스윙 탑에서 공을 두 눈으로 똑바로 쳐다볼 수 있도록 머리를 고정시키려다 보니 어깨회전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고, 어깨회전을 하려니 머리가 어깨와 함께 같이 돌아가 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결국 머리는 고정시키려고 하고 어깨는 회전시키려고 하는데 어깨가 정상궤도대로 회전이 되지 않으니까 지면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물론 타이거 우즈처럼 머리를 고정한 상태에서 원활한 어깨회전을 할 수 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유연성이 부족한 나로서는 어느 하나를 양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잭 니클라우스처럼 백스윙 시에 머리를 어깨와 함께 약간 회전시키는 것으로 정했다.

 

레슨 프로의 도움으로 머리의 움직임을 체크하니 약 5cm 정도 측면(오른쪽)으로 이동하였고, 머리의 회전은 시선에서 공을 놓치지 않는 정도로 하면서 억지로 머리를 고정시키겠다는 생각은 접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은 골프, 머리고정에 대한 변하지 않는 이론 - http://blog.daum.net/beanswing/473에서 언급한 내용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아직 나의 스윙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보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것이고, ‘골프는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득도의 운동 - http://blog.daum.net/beanswing/499에서 언급한 -깨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테이크 백에서 회전축이 변경되었다.

처음에 골프를 배울 때, 하나에 테이크 백 그리고 둘에 백스윙을 하는 식으로 배운 적이 있다. 그 때의 습관은 지금도 남아있어서 백스윙이 하나의 깨끗한 원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테이크 백까지는 어깨회전으로 그리고 클럽을 들어 올리면서는 백스윙으로 가는 동안 팔이 위로 올라가면서 그리는 원의 중심으로 회전축이 변경되는 것을 알았다.

 

회전축이 변경되는 순간(테이크 백 위치)에 잠시 멈추는 동작이나 백스윙을 하면서 클럽헤드가 하나의 평면으로 원호를 그리지 못하고 테이크 백 위치에서 스윙각도를 달리하여 백스윙으로 넘어가는 것도 처음에 골프를 배우면서 생긴 습관이다. 클럽을 처음부터 팔로만 들어올리는 초보골퍼들에게 어깨회전으로 백스윙을 시작할 것을 주문하면서 가르쳤던 하나에 테이크 백, 둘에 백스윙 탑이 지금은 이상하게 발전하여 나의 스윙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다.

 

셋째, 그 말이 바로 이런 뜻이었구나.

초보골퍼가 몸을 충분히 꼬지 않는 것은 - http://blog.daum.net/beanswing/15에서 프로골퍼 찰스 무어(Charles Moor)비기너가 몸을 충분히 꼬지 않는 것은 몸을 꼴수록 볼에서 멀어진다는 공포심 때문이다.라는 말을 인용해서 포스팅 한 적이 있다. 찰스 무어의 말을 그저 글로서는 이해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 역시 알게 모르게 어깨회전을 하면서 볼에서 멀어진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머리를 자라 목처럼 길게 빼고 눈과 공과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머리를 고정시키는데 신경을 썼고 그러다 보니 어깨가 원활하게 회전하지 못하고 어깨의 회전이 왜곡되어 중심축이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늘 새로운 것을 깨달은 기쁨에 아픈 팔로 몇 번의 빈 스윙과 함께 공을 쳐보았는데 동작은 조금 어색했지만, 어깨회전은 좀 더 원활하게 되는 것을 느꼈다. 톱볼이 많이 나왔는데 팔이 아프다 보니 스윙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팔을 움츠리는 현상이 나타나서 그런 것 같다.

 

이제서야 원인을 알고 처방을 받았으니 앞으로 얼마나 연습을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엘보우가 완쾌되면 이제는 제대로 된 스윙을 한 번 해 보았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어깨회전을 소화하면 또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