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에게는 처음으로 싱글을 기록하고 이븐파를 기록한 것이 짜릿한 경험이라면, 초보골퍼들도 나름대로 골프를 하면서 느끼는 짜릿한 경험들이 있다. 하긴 몇 달을 쳐도 공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공은 초보골퍼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날아가고, 각종 부상에 시달리기만 한다면 아마도 많은 골퍼들이 골프를 포기하고 말 것이다.
걸을 수 있는 힘만 있고 클럽을 잡을 수 있는 힘만 있으면 평생을 즐길 수 있다는 골프를 그렇게 쉽게 포기한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다. 그래서 초보골퍼들에게도 골프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짜릿한 경험을 맛보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중에서도 골퍼들을 가장 짜릿하게 만드는 것은 홀인원일 것이다. 어느 정도는 실력에 비례하겠지만, 실력으로 홀인원을 한다면 그것은 고수의 반열에 오른 골퍼들의 얘기일 것이고, 초보골퍼들에게는 실력보다는 운에 맡겨야 하는 것 아닐까? 백파를 할까 말까 한 실력으로 홀인원을 한 골퍼를 본 적이 있으니 말이다.
우리 같은 범인들에게 홀인원은 언감생심이고, 골프를 하면서 처음 느끼는 짜릿한 경험이라면 처음으로 제대로 맞은 샷이 나왔을 때가 아닐까 한다. 그 느낌은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뭔가 환상적인 기운이 클럽 끝에서 골퍼의 온 몸을 휘감아 돌아 골퍼를 감전시키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째든 야릇하고 신기하기도 한 짜릿한 경험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첫 번째 짜릿한 경험이 골프에 빠져들게 되는 출발점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첫 경험은 그리 오래가지 않으므로 그 첫 경험을 찾으려고 수 만 번의 스윙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골프의 첫 경험은 하프스윙을 배우면서 찾아왔다. 7번 아이언으로 연습하던 그 시절 매일 뒤땅에 톱볼을 남발했지만, 그날만큼은 비록 하프스윙이지만 그야말로 유쾌 상쾌 통쾌한 샷을 날렸다. 그 날의 느낌을 지금까지 간직할 수 있는 것은 그 느낌이 지속적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샷을 하면서 느낀 두 번째 짜릿한 경험은 골프를 시작한지 1년이 훨씬 넘어서 찾아왔다. 첫 경험과는 뭔가 다른 짜릿한 경험. 그것은 골프공이 마치 찹쌀떡처럼 클럽 페이스에 철썩 들러붙는 느낌이었다. 뒤땅도 톱볼도 아닌 공과 클럽과의 진실한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두 번째 짜릿한 경험에는 보너스도 따라 왔는데 그것은 바로 비거리의 증가다. 첫 경험이 그냥 잘 맞은 샷에서 나온 것이라면 두 번째 경험은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환상의 극치라고나 할까?
'골프 > 빈스윙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팩트 시에 오른발이 떨어지는 타이밍 (0) | 2011.09.15 |
---|---|
초보골퍼, 골프공을 띄우려는 동작의 오류 (0) | 2011.09.14 |
초보골퍼가 스윙동작에서 두려워 하는 것 (0) | 2011.09.07 |
골프는 4차원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운동 (0) | 2011.09.05 |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좋은 스윙을 만든다 (0) | 2011.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