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는 4차원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운동

빈스 윙 2011. 9. 5. 08:00

골프를 3차원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골프는 0차원에서 4차원까지 어우르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3차원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하면서도 2차원적인 이미지에 현혹되는 초보골퍼들도 많이 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지금부터 내가 생각하는 4차원적인 골프에 대한 얘기를 해 보겠다.

 

골프에서 점으로 시작하는 0차원의 세계는 집중을 의미한다.

골프에서 최종적인 목표는 홀에 공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홀을 하나의 큰 점으로 본다면 홀이라는 점에 공을 넣는 운동이 골프다. 홀과 공을 점이라는 0차원적인 입장에서 보면 어지간한 집중력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는 운동임을 알 수 있다. 홀과 공을 하나의 점으로 보기에는 너무 큰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골프장의 크기와 비교한다면 홀과 공은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는다.

 

또 다른 0차원적인 점은 공의 딤플이다. 스윙을 하면서 공의 어느 한 지점에 시선을 고정시키라는 레슨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시선을 공의 딤플에 집중시키라는 레슨에 약간의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프로선수들의 시선은 공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아마추어들의 시선은 공보다는 공 부근과 클럽헤드가 백스윙으로 가는 길목으로 분산되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어렴풋이 공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공의 딤플에까지 집중을 하면서 스윙에 몰입하기 위한 과정으로 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골프에서 집중해야 할 또 다른 0차원적인 점은 목표점이다. 물론 최종적인 목표점은 홀()이지만, 티샷과 세컨샷의 목표점은 공이 떨어지는 지점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골프심리학자들은 공이 떨어질 위치에 대해 적당히 페어웨이 중간 정도로 정하지 말고 가급적 구체적인 지점으로 정하라고 조언한다. 목표지점을 넓게 지정한 골퍼의 샷과 구체적으로 지정한 골퍼의 샷은 멘탈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실제의 샷에서도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골프에서 1차원적인 선의 세계는 이미지를 의미한다.

1차원적인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이 그리는 궤적이다. 그 궤적은 일직선도 있고 곡선을 그리기도 한다. 퍼팅라인에서 브레이크가 없는 일직선인 경우도 있고, 브레이크가 심한 곡선인 경우도 있는데, 직선인 경우나 곡선인 경우 모두 공이 그리는 궤적을 미리 머리 속에 이미지화 시켜서 퍼팅을 하라고 한다.

 

퍼팅뿐만 아니라 공이 날아가는 궤적 역시 마찬가지다. 공은 낮게 날아가기도 하고 하늘높이 치솟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좌우로 날아가기도 한다. 샷을 하기 전에 자신이 친 공이 날아가는 이미지를 그려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이는 골프의 1차원적인 선의 세계가 이미지를 의미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클럽헤드가 그리는 원에 가까운 궤도도 있다. 클럽헤드가 그리는 선을 느끼기 위해서 나의 경우에는 눈을 감고 스윙을 해보면 클럽헤드가 그리는 궤도가 머리 속에 이미지화 되어 남는다.

 

 

2차원적인 평면의 세계부터 실질적인 골프의 스윙을 반영한다.

골프를 배우면서 누구나 스윙평면에 대한 레슨을 들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하나의 스윙평면을 가지는 골퍼도 있고, 두 개의 스윙평면을 가지는 골퍼도 있다. 스윙이라는 입체적인(3차원적인) 움직임에 평면이라는 2차원적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초보골퍼들을 헛갈리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보골퍼들을 더 헛갈리게 하는 것은 방송이나 골프서적에 나오는 선수들의 스윙모습이나 사진다. 스크린과 책이라는 2차원적인 평면에 나타난 스윙모습에서 3차원적인 스윙을 유추해야 하는 어려움이 초보골퍼들을 헛갈리게 한다. 진자운동으로 스윙원리를 설명하는 것도 사실은 2차원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다.

 

대표적으로 내가 헛갈려 했던 부분이 다운스윙에서 임팩트 직전까지의 스윙모습을 골퍼의 앞에서 보면 임팩트 지점에서 손부터 공까지의 거리가 클럽의 길이보다 짧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골퍼의 오른쪽에서 보면 2차원적인 평면에서의 착시현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3차원적인 스윙을 사진이라는 평면에 담는 데서 오는 한계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3차원적인 스윙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하나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스윙이다. ‘원통 속에서 이루어지는 스윙을 아시나요? - http://blog.daum.net/beanswing/467에서처럼 원통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스윙도 있고, 좀 더 폭넓게 생각하면 골프는 18홀이라는 넓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운동이라는 것은 너무 자명한 사실이므로 더 이상의 언급을 생략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골프의 4차원적인 요소다. 4차원이라 함은 시공간적인 개념인데 골프스윙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운동이다. 다시 말하면 골프스윙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운동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골프의 4차원적인 요소가 골프의 본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스윙을 하면서 기가 막힌 샷을 경험하게 된다. 스스로도 이게 정말 내가 한 샷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기가 막히게 잘 맞은 샷을 경험하는 되는데, 이렇게 잘 맞은 샷은 연습을 하는 동안 혹은 한 라운드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몇 번에 그치고 만다. 이렇게 잘 맞은 샛이 미래에 내가 할 샷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이미 미래의 샷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좀처럼 하지 않는 미스샷이 나오는 것은 내가 과거에 했던 샷이다. 그러한 샷 역시 지속적이지는 못하다. 왜냐하면 현재에 내가 하고 있는 샷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로 기분 좋게 잘 맞은 샷이나 엉망인 샷이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는 것은 그것이 현재의 샷이 아니라 미래에 내가 하게 될 샷이거나 과거에 했던 샷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의 샷은 미래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공간을 초월한 샷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속적인 연습과 라운드 경험을 통해서 현재 내가 맛본 미래의 샷이 현재의 샷이 되고 현재의 샷은 과거의 샷이 되는 것이 골프다.

 

여기서 한술 더 뜬다면 5차원 이상 넘어가는 고차원적인 골프도 있다. 고차원으로 넘어가면 시간과 공간이 의미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고차원적인 골프는 감성적인 골프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성인골퍼(특히, 남성골퍼)들은 골프에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골프를 하면서 느껴지는 것이 골프는 이성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하는 것이라는 쪽으로 생각의 추가 기울어진다.

 

고차원적인 골프에서 멘탈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골프멘탈과 관련해서는 여러 번 글을 올렸고, 여기서 다루기에는 너무 광범위하므로 이 역시 생략한다. 다만, 고차원적인 골프에는 멘탈 이외에도 다분히 골프의 철학적인 면과 인간의 정신적인 면도 담고 있다. 골프를 너무 고상하고 심오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만, 골프를 하면 할수록 실제로 골프가 그런 운동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