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가 스윙동작에서 두려워 하는 것

빈스 윙 2011. 9. 7. 08:00

초보골퍼들은 암암리에 스윙을 하면서 두려워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그 두려움과 욕심이 뒤엉켜서 스윙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프로골퍼 찰스 무어는 ‘비기너가 몸을 충분히 꼬지 않는 것은 몸을 꼴수록 볼에서 멀어진다는 공포심 때문이다.’ 라고 얘기한 바 있다.

 

찰스 무어의 이 말을 나와는 별로 관계없는 그저 한 사람의 프로골퍼가 한 얘기로 흘려 들으면서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내 블로그에서 찰스 무어의 말을 처음으로 인용한 것이 작년 11월인데, 지난 달에서야 나와도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초보골퍼들이 스윙을 하면서 두려워하는 것들이 있지만 정작 골퍼 본인은 모르고 있는 부분도 있다. 어떤 초보골퍼는 볼에서 멀어진다는 두려움보다는 공이 눈에 보이는 것이 더 두렵다는 골퍼도 있다. 잘 맞지도 않는 공에 계속 시선을 두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이런 두려움으로 인해 습관적으로 공을 보지 않는다면 스윙의 다른 동작에서 오류가 생길 소지가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서 내가 느낀 두려움은 공만 깨끗하게 맞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뒤땅을 치면 손목이나 팔을 다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뒤땅을 치던 앞땅을 치던 손목이나 팔에 전해져 오는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음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물론 지속적으로 손목과 팔에 충격을 준다면 그 충격이 누적되어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지금이야 디봇을 만드는 것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한 때 나는 디봇을 만들고는 싶은데 그 충격이 두려워 클럽을 떨어뜨리지 못하고 걷어 올리는 스윙을 했다. 디봇을 만드는 것 역시 잔디를 떠낼 때 팔에 전해오는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 겨울철 꽁꽁 얼어있는 잔디를 제외하면 충격은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미스샷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오비가 날까 두려워하고, 슬라이스가 날까 두려워서 자신 있게 스윙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두려움은 다분히 자신감과도 연관이 있는데 이는 연습을 통해서 자신의 샷에 대한 믿음으로 극복하는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골프에서 자신감과 두려움은 골퍼 개개인 마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항상 같이 존재하는 부분이 아닐까?

 

장애물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벙커나 헤저드 등이 그것이다. 사람의 뇌는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을 빨리 그리고 먼저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티 박스에 서면 골프의 시야에 벙커나 헤저드가 먼저 들어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나 역시 그러한 장애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장애물을 애써 외면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오직 페어웨이의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해서 샷을 한다.

 

스윙을 빠르게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스윙을 빠르게 하면 공이 제대로 맞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하지만 스윙을 천천히 하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하지도 못한다. 스윙을 천천히 하면 거리가 나지 않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윙을 빠르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이 제대로 맞는 것도 아니고, 스윙을 천천히 한다고 해서 공이 멀리 나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스윙을 하고 있는 셈이다. 뭔지 모를 두려움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