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스코어, 월백을 하면서 느낀 점 두 가지

빈스 윙 2011. 10. 21. 08:00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독자들과 대화를 할까 합니다. 대화라기보다는 저 혼자만의 넋두리가 되겠네요. 워드에서 작성한 골프일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다 보니 평어체로 글을 올렸는데, 오늘은 독자와 대화하는 느낌으로 경어체로 글을 올립니다. 사실 그 동안 평어체로 글을 쓴 것은 개인적인 골프일기를 블로그에 올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어체가 정보전달의 목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해해주시면 좋고, 건방지다고 생각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제가 드디어(?) 월백을 했습니다. 창피하지 않느냐고요? 그게 무슨 자랑거리냐고요? 무지 창피합니다. 그리고 절대 자랑거리도 아닙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에게 창피를 주어 자극하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월백도 그냥 월백이 아니라 108번뇌에까지 이르는 무지막지한(아직 110타를 깨지 못한 초보골퍼님들께는 죄송한 표현이지만 양해바랍니다.)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기분이 어떠냐고요? 뭐 위로 받으려고 쓰는 글은 아니니까 위로는 안 하셔도 됩니다. ‘웃기는 고무줄 스코어 어디까지 인정할까 - http://blog.daum.net/beanswing/531에서 ‘싱글을 쳐도 자기 실력, 월백을 해도 자기 실력’ 이라고 말했던 친구처럼 그게 제 실력인데 무슨 위로를 받을 수 있겠어요? 그냥 제 실력대로 친 겁니다.

 

지난 번 자카르타에서 약간은 잔디 핑계를 댔는데 그건 정말로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아무리 못 쳐도 월백을 한 적이 없었으니 약간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만해져 가고 있는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그런 충격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핸디 12정도의 친구가 월백을 했을 때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오늘 제가 월백을 해 보니 충분히 가능하더군요. 그래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동반자들과 농담도 주고 받으며 즐겁게 라운드를 마쳤습니다.

 

핑계를 댈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느낀 점을 말씀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파3골프장이 사람 잡네요. 조심하세요 – http://blog.daum.net/beanswing/505‘ 에서 엘보우로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는 낡아빠진 매트를 탓하는 글을 썼지만, 지금 생각하니 제 스윙에 문제가 있던지 아니면 골프에 대한 과욕이 부상을 입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로 인해 2달 이상 연습을 하지 못했는데, 골프 라운드하기 좋은 계절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라운드를 함께 하자는 연락이 오는데 거절을 못하겠더군요. 그렇게 나간 라운드에서 저 같은 초보골퍼의 경우에는 연습 없이 라운드를 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라운드를 하는 것은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있지만, 그 동안 연습했던 것을 체크하고 보완할 점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구력이 오래되어 연습을 하지 않아도 스윙이 이미 몸에 배어 꾸준한 스코어를 유지하면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정도의 골퍼도 있지만, 우리 초보골퍼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입니다. 초보골퍼들은 오직 연습만이 살 길 아니겠어요? 연습의 중요성이나 연습과 관련된 글은 추후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는 연습이나 라운드를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월백을 하던 날 드라이버 티샷은 하나의 오비도 없이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퍼팅도 팔이 아픈 것과는 크게 상관없이 34개로 평소와 비슷했습니다.

 

문제는 세컨샷부터 인데요, 평소와 다름없이 스윙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샷이 톱볼에, 당겨지는 샷, 아주 심한 훅샷 등이었습니다. 왼팔이 아프다 보니 평소와 같이 다운블로로 스윙을 하지 못했고, 저도 모르게 움찔거리면서 왼팔을 빨리 접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쌩크도 여러 번 났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 6온을 밥 먹듯이 하니까 금방 월백을 하더군요.

 

골프, 정말 민감하데요. 저는 그냥 평소대로 스윙을 한다고 했는데 상상도 못할 정도로 훅샷이 나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더군요. ‘골프 엘보우를 통해 알게 된 두 팔의 역할 - http://blog.daum.net/beanswing/544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른팔이 상대적으로 아픈 왼팔보다 강해지다 보니 거의 모든 샷이 훅성 구질로 변한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라운드를 하고 나서 팔이 아픈 경우가 전혀 없었는데, 그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오른팔이 뻐근하더군요. 왼팔이 힘을 못쓰니 오른팔을 과도하게 사용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골프 엘보우가 오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훅샷을 만들려고 해도 못 했는데, 오른팔이 강해지니까 저절로 만들어 지네요. 그래도 훅샷은 치고 싶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엘보우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왼팔을 당기거나 움찔거리는 현상이 완쾌된 후에도 습관적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독자를 포함한 많은 독자들이 엘보우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연습이나 라운드를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셨는데, 고집불통 빈스윙은 이렇게 직접 당해봐야 깨닫는 미련 곰탱이 인가 봅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라운드하기 좋은 날씨 탓(?)에 여기 저기서 라운드를 하자고 연락이 오는데. 아직도 이번 달에 몇 번의 라운드가 남아 있는데 그냥 옛날 생각하며 백돌이 시절처럼 쳐야겠습니다.

 

핑계를 댈 생각이 없다고 해놓고 이번 라운드를 통해서 느낀 점 두 가지가 결국은 핑계를 대는 셈이 되었네요. 어째든 초보골퍼들이 연습도 안 하고 라운드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연습도 안 하고 라운드를 하면서 미스샷을 남발하게 되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겠죠? 그러면 동반자들도 불편합니다. 그래서 화를 다스리는 마음을 연습하시든지 아니면 만족할만한 라운드가 되도록 열심히 연습해야 됩니다.

 

그리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조금 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골프라는 존재에서 잠시 떨어져서 골프를 바라보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골프를 대할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골프일기(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작년에 오른팔 엘보우를 앓으면서 연습을 할 수 없다 보니 이것 저것 골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서 시작된 것이라는 점을 알려드리면서 이상으로 제가 월백을 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 드렸습니다.

 

골프로 인해 저처럼 몸이 상하는 일이 없도록 준비운동 철저히 하시고,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골프와 함께 신나는 인생 만들어 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