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스윙, 어떤 클럽으로 쳐도 잘 치는 골퍼

빈스 윙 2011. 10. 26. 08:00

최근에 골프 대중화에 한 몫을 한 스크린 골프를 치러 가면, 골프클럽은 물론 골프화, 골프장갑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남성의 경우는 FLEX R 정도의 클럽을 사용하니 거의 모든 골프장에는 FLEX R 샤프트 골프클럽을 준비해 놓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 여성용(L)과 남성용(R)의 중간 강도인 A를 사용하다 보니, 샤프트 강도 R인 클럽을 사용하면 상당히 딱딱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 보니 샤프트 강도 R인 클럽으로 스윙을 하면 스윙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미스샷을 많이 내곤 했다.

 

그런데 그게 핑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물론 자신에게 맞지 않는 클럽으로 100% 실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다.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클럽 피팅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평소에 자신의 클럽이 아닌 어떤 클럽으로 쳐도 샷에 큰 실수가 없는 고수(?)들을 보면 어떻게 그렇게 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얘기하려고 한다.

 

먼저, 지난 8월에 보도된 프로골퍼의 얘기다. 820일 체코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체코 오픈 1라운드에서 비행기에서 자신의 클럽을 분실한 프로골퍼가 다른 사람의 클럽(미즈노 클럽으로 자신의 클럽보다 길이가 짧았다고 함)을 빌려서 67타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2~4라운드에서는 렌탈클럽을 사용했는지 자신의 클럽을 사용했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각각 79, 69, 75타를 기록했다고 한다.

 

골프클럽을 자신에게 맞게 아주 섬세한 부분까지 피팅을 하여 사용하는 프로골퍼가 자신의 클럽이 아닌 클럽으로 어떻게 그렇게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을까? 나는 여기서 피팅 무용론을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스윙이 안정적이다 보니 클럽이 스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 싶을 뿐이다.

 

스크린 골프장에서도 80대 타수를 기록하는 골퍼들의 스윙을 보면 비록 자신의 클럽이 아니더라도 스윙이 상당히 안정적인 것을 볼 수 있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클럽이 자신의 클럽보다 길수도 짧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에는 개의치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클럽으로 스윙을 하면 왠지 어딘가 모르게 부담스럽고 스윙이 부자연스러운 것을 느끼곤 했는데, 그 이유는 클럽으로 공을 쳐내려는 동작과 클럽에 관계없이 몸의 움직임에만 신경 써서 스윙을 하는 것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최근에는 나도 어떤 클럽으로 샷을 해도 예전처럼 부담스럽거나 미스샷을 연발하지는 않는데, ‘골프스윙, 몸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보자 - http://blog.daum.net/beanswing/407에서 언급한 것처럼 클럽으로 공을 맞히려고 하기 보다는 몸의 움직임에만 신경 쓴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스코어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자기 클럽이 아니어서 그렇다고 핑계를 대거나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물론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치겠지만 일 못 하는 대목이 연장 나무란다고 골프스윙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와 그릇된 스윙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한번 더 클럽피팅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쓴 글임을 밝히며, 피팅 무용론으로 받아들이는 독자가 없었으면 좋겠다. 클럽을 신체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떤 클럽을 사용하더라도 몸의 움직임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