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클럽과 공에 작용하는 관성 모멘트

빈스 윙 2011. 11. 9. 08:00

골프클럽(특히, 드라이버)의 광고를 보면 관성 모멘트의 극대화로 정확도 증가혹은 최대의 관성 모멘트로 비거리 증가등의 문구를 볼 수 있다. 그럼 관성 모멘트라는 것이 커지면 좋은 것일까? 만약에 좋은 것이라면 어떤 측면에서 좋은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관성 모멘트가 크다고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오늘 포스팅 결론은 골프클럽의 관성 모멘트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끝까지 읽어 주시면 좋겠다.)

 

먼저 관성 모멘트(MOI : Moment of inertia)가 무엇인지 사전을 찾아보니 어떤 축의 둘레를 회전하고 있는 물체에 토크(회전력)를 가하여 축 주위를 도는 회전속력을 변화시키려고 할 때, 물체가 보이는 저항의 크기라고 되어있다. 정말로 무지막지하게 어렵게 표현해 놓았다.

 

관성 모멘트라는 것은 간단하게 말해서 회전에 대하여 저항하는 성질이다. 해머 던지기를 예로 들어 보면 중량이 1kg 인 해머를 돌릴 때와 5kg 인 해머를 돌릴 때, 어떤 것이 돌리기 쉬울까? 그리고 어떤 것이 멈추기 쉬울까? 당연히 1kg 인 해머가 돌리기도 멈추기도 쉬울 것이다. 5kg 인 해머를 돌리려고 할 때는 회전에 대하여 저항하는 힘이 커지므로 즉, 관성 모멘트가 커지므로 돌리기 힘들고, 일단 돌아가기 시작하면 계속 돌아가려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멈추기도 힘들다.

 

움직이는 모든 물체는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계속 움직이려 하고, 정지해 있는 물체는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계속 정지해 있으려고 하는 것을 관성력이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운동에 관한 뉴턴의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이다. 이러한 관성력이 회전체에서 작용하는 것이 관성 모멘트다. 따라서 모든 회전하는 물체에는 관성 모멘트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학창시절에 모두 배운 내용이고, 그럼 골프라는 운동에서 또는 골프클럽에 작용하는 관성 모멘트에 대해 알아보자.

 

골프클럽에 작용하는 관성 모멘트는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첫째, 손으로 클럽을 잡는 그립 끝을 중심으로 스윙을 할 때 발생되는 관성 모멘트가 있다.

위에서 해머를 돌리는 것에서 비유했듯이 클럽헤드가 무거워지면 그 만큼 관성 모멘트도 증가하여 회전에 대해 저항하는 힘이 커지므로 클럽을 컨트롤하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관성 모멘트가 큰 것이 스윙의 장애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서두에 관성 모멘트가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결론을 먼저 얘기했다.

 

 

둘째, 골퍼가 스윙을 하면서 클럽이 회전할 때, 샤프트를 중심으로 발생되는 비틀림에 의한 관성 모멘트가 있다.

골퍼가 스윙을 하는 동안에는 외전에 의한 샤프트의 비틀림 현상도 일어나고 클럽헤드의 무게에 의해서 샤프트가 비틀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클럽 제조사들이 샤프트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관성 모멘트에 대해서 얼마나 염두에 두고 연구개발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스윙의 타이밍을 고려하여 연구한다면 비거리를 증대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 타이밍을 맞지 않을 경우에는 방향성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지만 샤프트를 중심으로 한 관성 모멘트의 최적 값을 찾아낸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셋째, 클럽헤드 자체에서 발생되는 관성 모멘트가 있다.

클럽헤드 자체에서 발생되는 관성 모멘트는 클럽제작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개발하여 제품으로 내놓으면서 획기적으로 비거리와 방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제작사들의 그러한 광고는 이론적으로 상당한 신빙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클럽헤드 자체에서 발생되는 관성모멘트는 헤드의 무게 및 무게중심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데, 클럽에 작용하는 관성 모멘트 중에서 첫 번째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립 끝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관성 모멘트를 좋게 하기 위해서 무작정 클럽헤드의 무게나 크기를 늘릴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클럽을 컨트롤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티타늄이라는 아주 가벼운 소재가 개발되어 헤드를 크게 할 수 있었고, 헤드가 커짐으로 인해 스윗스팟이 커졌고, 스윗스팟이 커짐에 따라 비거리와 방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스윗스팟이 커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로 스윗스팟이 커졌기 때문에 그 만큼 쉽게 공을 맞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꼭 클럽페이스(스윗스팟)의 중심에 맞지 않더라도 비거리에서 손해를 보는 일이 적어진 것이다. 그리고 스윗스팟을 벗어난 곳에 공이 맞더라도 관성 모멘트가 큰 헤드는 헤드의 비틀림이 적어서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게 된다. 이것을 관성 모멘트의 증가로 인한 정확성(직진성)과 비거리의 증가라는 말로 광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그 동안 많은 클럽제작사들이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정한 규정 내에서 클럽의 관성 모멘트를 최대한 활용하여 골퍼의 평균적인 근력과 체형 그리고 스윙스피드 등에 따라 클럽의 길이와 무게를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좋은지, 클럽헤드의 무게나 무게중심 그리고 헤드의 크기는 얼마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를 결정하고 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헤드의 크기를 영국왕립골프협회와 미국골퍼협회가 규제(460cc)하면서 클럽제작사들이 관성 모멘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관성 모멘트 역시 규제를 받기는 하지만, 규정 내에서 관성 모멘트를 최대한 크게 하기 위해서 헤드의 디자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 헤드를 옆으로 퍼진 형상의 샬로(shallow) 페이스로 만들기도 했고, 사각으로 된 클럽헤드를 제작하기도 했다.

 

 

관성 모멘트와 관련하여 클럽의 변천사를 아주 간략하게 얘기했는데, 그 동안 골프장비업체에서는 골프클럽에 국한해서 관성 모멘트를 생각했었는지, 골프공에 대해 최대의 관성 모멘트로 비거리를 증가시킨다는 말을 별로 들어보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골프공의 피스(겹)경쟁에서 관성 모멘트에 관한 경쟁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최대 관성 모멘트로 거리/방향성 동시 향상] 이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 골프공을 보게 되었다.

 

 

 

바로 올해 8월에 출시한 젝시오 슈퍼 XD 플러스. 던롭코리아는 2009젝시오 슈퍼 XD’를 출시하면서 골프클럽에 적용되던 관성 모멘트 이론을 골프공에 적용해 방향성과 직진성능을 강화했다고 밝힌바 있다.

 

 

 

보도자료에 의하면, 젝시오 슈퍼 XD 플러스는 금속소재인 텅스텐 분말을 미드층에 삽입(슈퍼XD보다 첨가율을 7% 높여서 배합함)하여 미드층의 비중이 높아져 사상 최대의 관성 모멘트 실현이 가능해져서 사이드 스핀을 줄여 뛰어난 방향성과 거리를 실현했다는 것이 던롭 측의 설명이다.

 

그리고 아직은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지만, 나이키(NIKE)가 지난 5년간 심혈을 기울여서 연구/개발하여 지금은 대부분의 나이키 소속 프로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는 나이키 20XI’ 역시 골프공에 관성 모멘트를 적용한 제품이다. 하지만, 슈퍼XD가 미드층에 비중이 높은 금속(텅스텐)분말을 첨가하여 골프공의 바깥층을 무겁게 한 것과 달리, 나이키 20XI는 코어의 소재를 물에 뜰 정도로 가벼운 물질로 완전히 바꿔 버리면서 관성 모멘트를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내년 2월에 국내에도 출시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 조만간 골프공에 적용한 관성 모멘트에 대해 나이키 20XI’를 기준으로 포스팅 할 것을 약속 드리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