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의 체중이동은 브레이크를 밟는 것

빈스 윙 2011. 11. 16. 08:00

며칠 전에 자동차 사고를 냈다. 운전경력 20년 동안 사소한 접촉사고 한 번 없었던 내가 앞 차를 박아버린 것이다. 피해차량의 뒷범퍼는 약간 흠집이 났는데 내 차는 멀쩡하니 그것도 괜히 미안해졌다. 피해차량 운전자께서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

 

그리고 집에 와서 '내가 왜 그랬을까?',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것일까?',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생각이 갑자기 골프와 연결되면서 '골프에서의 체중이동은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은 나의 생각이 100% 맞는다고 할 수 없는 가설에 불과하기에 혹시 이 글을 읽는 고수 분들의 조언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포스팅한다.

 

체중이동에 대해서는 내 블로그를 통해서 이미 많이 언급했는데, 사실 나도 스윙을 하면서 체중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참고글 :

‘초보골퍼의 체중이동에 대한 오해와 진실 - http://blog.daum.net/beanswing/401

‘어깨회전과 체중이동과의 오묘한 관계 - http://blog.daum.net/beanswing/457

‘머리를 공 뒤에 두는 것과 헤드업의 관계 - http://blog.daum.net/beanswing/377

 

위에 언급한 참고글 외에도 체중이동에 대해서 언급한 글이 많이 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

 

체중이동은 중량(무게)의 이동이 아니라 힘의 이동이다. 그런데 ‘체중이동’이라는 표현을 쓰다 보니 초보골퍼들은 정말로 체중을 오른발에 실었다가 다시 왼발에 싣는 우(스웨이 등)를 범하고 있다.

 

백스윙에서의 체중이동은 어드레스에서 척추각이 오른쪽으로 기울어 있으니 어깨회전을 제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운스윙에서의 체중이동은 왼쪽다리가 버텨주는 힘이라는 개념에서 생각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체중이동이라는 것은 정적인 개념이 아니고 동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정도가 아닐까 한다.

 

 

브레이크라는 것이 속도를 줄이기 위한 것인데 체중이동이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라니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자동차 사고를 내면서 생각난 체중이동에 대해 얘기하겠다.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경험했다. 이것이 바로 관성이라는 것인데, 이것을 체중이동과 왼쪽 다리가 버텨 주는 것 그리고 원심력 등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 보았다.

 

백스윙 탑에서 다운스윙을 시작하면서 하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서서히(사실은 서서히가 아니라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다. 다만, 머리 속에서 내가 설명하는 것을 천천히 상상하라는 뜻에서 ‘서서히’라는 표현을 썼다.) 힘의 중심이 왼쪽 다리로 옮겨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왼쪽 다리로 옮겨간 힘은 아직 임팩트가 이루어지지 않은 스윙의 나머지 동작을 수행하게 하기 위하여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여기서 다운스윙의 시작은 하체로 한다는 레슨과 다운스윙을 시작하면서 코킹을 유지한 채 클럽을 끌고 내려오라는 레슨을 기억한다면 다운스윙의 일정구간은 하체에 의해서 클럽이 내려오는 것이다. 그리고 왼쪽 다리가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하체의 움직임은 작아지거나 멈추게 되고 상체의 회전으로 임팩트와 폴로스루를 거쳐 피니시로 스윙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고와 비교해서 설명을 한다면 하체는 자동차다. 그리고 왼쪽 다리는 자동차의 브레이크다. 그리고 상체는 운전자다. 자동차가 주행하다가(하체로 다운스윙을 주도하다가) 브레이크를 밟으면(왼쪽 다리가 체중이동의 힘을 버텨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면) 운전자는 관성에 의해서 앞으로 쏠린다.(상체는 관성에 의한 회전을 하면서 클럽을 힘차게 휘두를 수 있게 해준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과 비슷한 레슨으로 상체와 하체 그리고 어깨와 팔을 연결하고 있는 신경이 끊어져 있다는 생각으로 스윙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때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몰라 한 귀로 흘려 듣고 말았는데, 아마도 이번에 자동차 사고가 나면서 내가 생각한 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 다른 레슨에서는 그래픽으로 상체와 하체가 각각 분리되어 있는 원통으로 표현하여 위에서 내가 설명한 것처럼 스윙의 원리를 알려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나의 설명이 타당하다면 이전에 내가 작성한 체중이동에 대한 글에서 주장한 체중이동은 무게의 이동이 아닌 힘의 이동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글을 쓰면서 조금씩 내 생각에 대한 확신이 들기 시작하는데, 세계적인 골프교습가인 데이비드 리드베터 역시 다운스윙에서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듯이 체중이동을 하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혹시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레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기 그냥 끝내면 아쉽게 생각할지도 모르는 독자가 있을 것 같아서 한 가지 더 설명하면 원심력에 대한 부분이다. 원심력은 실제로 존재하는 힘이 아닌 관성의 일종이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브레이크를 밟으면 운전자가 관성에 의해서 몸이 앞으로 쏠리듯이, 하체와 같이 움직이던 상체()가 왼쪽 다리가 브레이크 역할을 하면서 급격한 회전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관성이 스윙의 원심력에 영향을 미치거나 아니면 그 관성이 바로 원심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심력이라는 것이 클럽헤드가 원운동을 하면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스윙동작을 하면서 몸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뭐든지 골프와 연관 지어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빈스윙의 허황된 망상일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횡설수설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