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잘 치는 스포츠 선수 혹은 골프와 가장 유사한 스포츠가 무엇일까 라는 주제의 글을 많이 보았다. 어떤 스포츠 학자는 태권도가 골프와 가장 유사한 (근육의) 움직임을 보이는 운동이라고 말 한적이 있다. 그 이유는 태권도나 골프나 거의 모든 움직임이 안에서 바깥쪽으로 내치는 운동이기 때문이라는데 어찌 보면 일리가 있는 것도 같다.
태권도가 골프와 유사하다는 것은 근육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스윙의 매카니즘적인 측면에서 보면 테니스나 야구가 아닌 필드 하키와 아이스 하키 선수들이 골프를 빨리 잘 배운다고 한다. 이 이유는 스윙의 궤적이 거의 비슷하고, 임팩트 순간에 힘을 싣는 방법이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야구 선수들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골프와 야구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스윙 메커니즘이 비슷하기 때문에 야구 선수 중에서도 타자들이 골프를 잘 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인 능력과 연습량을 배제하고 오직 운동의 메커니즘만을 생각한다면 타자보다는 투수 쪽이라고 말하고 싶다.
야구와 골프에는 분명히 비슷한 메커니즘이 있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그것이 스윙 메커니즘은 아니다.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가평 베네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30회 야구인 골프대회에서 한화의 류현진과 KIA의 윤석민이 한 조로 라운드 한 것이 언론과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결과는 골프를 배운지 1년 된 윤석민(89타)이 1개월 밖에 되지 않은 류현진(88타)에게 1타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구력에 비해 아주 좋은 성적을 낸 것을 두고 야구 스윙 역시 스윙궤도와 장비만이 골프와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스윙궤도가 다르기 때문에 야구와 골프가 전혀 다른 메커니즘을 가졌다고 얘기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류현진보다 체격이 왜소(?)한 윤석민이 5미터 가량 비거리가 더 나가서 평균 비거리 240미터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윤석민은 "100%의 힘으로 스윙을 하지 않는다. 방향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80%의 힘으로 스윙을 하면 볼이 오히려 더 멀리 나간다"고 말했다. 이 말에서 윤석민은 야구에서 익힌 힘의 메커니즘을 골프스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