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스윙, 고정해야 할 것과 움직여야 할 것

빈스 윙 2011. 12. 9. 07:30

초보골퍼들은 스윙연습을 하면서 고정해야 할 것은 움직이고, 움직여야 할 것은 고정시키는 경우가 있다. 사실 골프스윙을 보면 움직여야 할 것보다는 고정시켜야 할 것들이 많이 나온다. 스윙의 매카니즘을 따라서 고정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생각해본다.

 

먼저 그립이다. 연습장에서 스윙을 하는 골퍼들을 보면 한 번 잡은 그립으로 계속 공을 쳐대는 골퍼들이 있다. 마치 장갑()과 그립을 용접이라도 해 놓은 듯이 고정시키고, 한 번 잡은 그립을 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이 자동으로 나오는 연습장이 많으니 그립을 풀 필요가 없어진 것도 있다.

 

나는 초보골퍼들이 공을 한 번 칠 때 마다 그립을 다시 고쳐 잡기를 권한다. 초보골퍼의 경우에는 그립을 풀지 않고 계속 잡고 공을 치더라도 그립이 조금씩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혹시 그립을 잡을 때 손과 그립을 용접시킨 것처럼 빈틈이 없도록 잡으라는 레슨을 듣고 정말로 용접시킨 듯 그립을 풀지 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 다음은 어드레스다. 일부 초보골퍼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면 어드레스에서 두 발의 위치가 항상 같은 위치에 고정되어 있다. 고정시켜야 할 것은 두 발이 아니라 공이다. 두 발은 고정시켜놓고 공의 위치를 옮겨 놓고 연습을 하는데 그 반대로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필드에서는 공을 움직이게 되면 벌타를 받으니까 연습을 할 때도 공을 움직일 것이 아니라 공이 멈춘 지점을 중심으로 두 발의 위치를 옮겨서 어드레스를 하는 것이 연습의 의의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얘기한 두 가지(그립과 어드레스에서 발의 위치)는 공을 한 번 칠 때마다 다시 확인해가며 연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은 테이크백을 거쳐서 백스윙으로 가는 동작이다. 어드레스에서 클럽을 뒤로 빼는 순간 손목과 팔뚝이 회전하는 초보골퍼들이 있다. 이것은 지난 번에 타이거 우즈가 한국에 왔을 때 레슨행사에 참여했던 주니어 선수에게도 지적했던 부분인데, 어드레스에서 테이크백으로 가는 도중에는 손목을 고정시켜야 한다. (내 주위에 손목을 이용해서 테이크백을 하면서도 기가 막히게 공을 잘 치는 친구가 있기는 하다.)

 

백스윙으로 가면서 고정시켜야 할 많은 부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머리 고정에 대한 이론은 최근에 조금 움직이는 것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많이 완화되었으므로 거론하지 않더라도 백스윙으로 가면서 고정되어야 할 회전축이 움직이고, 굳건하게 버텨야 할 오른쪽 무릎이 펴지기도 하고, 어딘가에 고정되어야 할 시선도 벗어나는 경우까지 생긴다.

 

그리고 다운스윙을 시작하면 움직여야 할 하체는 고정되어 있고, 조금 더 유지해도 되는 코킹이 풀리면서 팔이 먼저 다운스윙을 주도하기 시작한다. 임팩트 순간까지 공이 있는 자리에 고정시켜야 할 시선은 이미 공보다 먼저 목표를 향하기 시작하고, 임팩트 순간까지는 닫힌 상태로 고정되면 좋을 왼쪽 어깨 역시 이미 열려서 슬라이스 구질을 만드는데 일조를 한다.

 

임팩트 순간에는 공을 띄우려는 마음에 고정되어 있어야 할 손목이 꺾이는 동작이 나오고, 몸의 회전과 체중이동을 지탱하지 못하는 왼쪽 다리 역시 고정되지 않는다. 스윙이 끝나는 피니시 단계에서는 몸의 균형을 유지 하지 못하고 하체가 무너지기도 한다. 이것은 하체고정의 문제도 있지만, 회전축이 고정되지 않은 것과도 관계되는 일이다.

 

이렇게 골프스윙과 스윙연습에는 고정시켜야 할 것과 움직여야 할 부분이 있다. 고정시킬 때와 움직일 때를 아는 것이 바로 스윙동작에서의 타이밍을 아는 것이다. 신체의 각 부분과 스윙의 매카니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움직이고 고정될 때, 하나의 스윙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스윙을 완성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땀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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