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자 각종 모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12월 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 해 동안 선전한 직원들과 지리산 등반을 시작으로, 올해 안 좋았던 기억을 잊자는 취지에서 스코어 카드를 적지 않는 납회 망년 라운드도 했다.
그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송년모임이 시작된다. 초, 중, 고교 그리고 대학모임에 총동창회 모임까지, 그리고 내가 속한 각종 단체들의 올해 마지막 모임에 모두 참석하려면 정말 저녁시간을 쪼개고 쪼개야 참석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 10년 가까이 각종 모임의 총무나 회장을 맡아온 나로서는 그런 모임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참석하는 사람이야 시간에 맞춰 모임장소에 나가면 그만이지만,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보통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참석 인원이 100명을 넘어서는 모임인 경우에는 하루 이틀 준비해서 될 일도 아니다. 최소한 몇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가야 하니 자신의 시간도 할애해야 하고 여기저기 발 품도 팔아야 하는 등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나의 경우에는 1000명이 넘는 모임을 준비해 본 적도 있고, 300명에 가까운 모임을 크루즈선을 빌려서 1박 2일로 진행해 본 적도 있다. 이러한 행사는 규모가 있다 보니 보통은 6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도 막상 행사일자가 다가오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인원도 얼마 안 되는 행사 중에서 준비하는 사람의 피를 말리는 모임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골프모임이다. 골프장을 부킹하고 참석자를 확인하는 일이 비교적 단순한 일 같지만, 골프모임을 준비하는 총무입장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골프장에 써클등록을 한 경우에는 매달 네댓 팀의 회원을 모아야 하니, 회원이 많아서 선착순으로 등록을 마감하는 써클이 아니라면 항상 한 두 명씩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 두 명 정도 부족하다면 3인 플레이를 해도 상관없지 않냐고 물으시는 회원들도 있는데, 물론 상관없다. 그런데 그렇게 빵꾸를 내면 나중에 골프장에 아쉬운 소리를 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라운드하기 2주 전부터 문자를 보내도 바로 회신이 오는 회원은 서너 명에 불과하고 라운드 하기 하루 이틀 전에 참가를 알려 오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총무가 전화를 걸어야 그때서야 참가의사를 밝히는 회원들이 많다. 회원들에게 참가의사를 묻는 전화를 하면 그 때 가봐야 알겠다는 대답이 제일 많다. 그리고 확인하고 전화 주겠다는 대답도 많은데 실제로 오는 전화는 그리 많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조 편성이 잘못되었다며 불만을 터트리는 회원도 있다. 사실 총무입장에서도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조 편성이다. 아니면 그냥 제비 뽑기를 해서 조 편성을 하면 제일 좋겠다. 그것 저것 개인 시간을 빼앗겨 가며 골프장 부킹하고 회원들 모집하고 일일이 전화까지 거는 수고를 하는 총무에게 조 편성의 잘못까지 운운하는 것은 너무한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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