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스윙에서 하체를 중요시 하는 이유

빈스 윙 2011. 12. 16. 07:30

대부분 골프선수들의 허벅지를 보면 비교적 튼실한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선수들의 튼실한 허벅지가 그냥 선천적인 것으로만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골프스윙은 하체보다는 팔과 어깨를 비롯한 상체의 움직임이 크므로 나는 초보시절에 골프는 상체로 치는 것으로 여겼고, 하체는 골프를 치는데 크게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골프레슨이나 주위에서 골프는 하체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종종 들려왔다. 그 때만 해도 하체가 상체를 받히고 있을 정도의 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걸어 다닐 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 골프라고 했으니까 말이다.

 

하체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역삼각형의 근육이 형성된 수영선수들은 골프를 못 치나? 선천적으로 하체가 부실한 사람은 골프치기 전에 하체운동부터 해야 하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상체가 발달한 사람은 상체 위주의 스윙을 하면 되고, 하체가 발달한 사람은 굳건한 하체를 바탕으로 하는 자신만의 스윙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지금도 수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하체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골프를 즐기고 있는 것을 보면 하체가 부실해도 골프 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 같다. 그럼 왜 그렇게 골프스윙에서 하체를 중요시 할까? 아마도 하체가 튼튼하면 여러 가지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체는 골프의 기본자세를 만드는 받침대다.

하체가 든든하다는 것은 마치 건물을 지으면서 기초공사를 튼튼하게 하는 것과 같고, 다리의 상판을 올려 놓기 위한 교각(橋脚) 세우는 일이다. 기초공사가 부실하고 교각이 튼튼하지 못하면 중량물을 쌓아 올리거나 큰 힘을 견뎌낼 수 없다.

 

골프뿐만 아니라 태권도, 레슬링, 권투 등의 투기 종목과 축구, 야구 등의 구기 종목 등을 포함해서 거의 모든 운동이 하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하체가 기본자세를 만드는 받침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당구에서 큐걸이가 흔들리면 정확한 샷을 할 수 없듯이, 골프에서도 스윙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하체가 약해서 스윙도중에 흔들리게 되면 정확한 샷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골프스윙에서 몸의 움직임이 회전운동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회전축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하체가 든든하게 받쳐줘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체는 힘을 지탱하는 부분이다.

골프스윙에서 하체가 약한 경우에 발생하는 스윙동작의 오류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백스윙에서 오른쪽 다리가 펴지는 것이나, 오른쪽 힙이 뒤쪽으로 빠지는 것이나, 상체가 스웨이되는 것이나, 스윙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이나, 회전축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 등이 회전하는 힘을 버텨내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들이다.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하체가 약하면 강한 회전을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회전하는 힘을 하체가 버텨내지 못함으로 인해 소위 얘기하는 하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체가 무너지게 되면 스윙의 균형이 깨져서 일관된 스윙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체는 힘의 원천이다.

상체가 강하게 회전할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이 바로 하체다. 이것은 골프에서뿐만 아니라 야구나 축구 그리고 테니스나 탁구 등 대부분의 운동에서도 마찬가지다. 골프에서 비록 하체의 움직임은 작지만 그 작은 움직임이 힘을 폭발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하체를 힘의 원천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줄다리기를 예로 들면, 줄다리기를 할 때 손과 팔에 필요한 힘은 줄을 놓치지 않을 정도의 힘만 있으면 되고, 진짜 힘은 몸을 뒤로 눕히면서 두 발로 버텨주는 힘에서 나온다. 골프스윙에 직접적으로 적용해서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도 있지만, 초보골퍼의 경우는 하체가 힘의 원천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알고 있는 정도면 될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에 설명하는 스윙의 안정과 균형 때문이다.

 

하체는 스윙의 안정과 균형을 이루는 근간이다.

초보골퍼들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하체가 힘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면 의도적으로 하체를 움직이는 동작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 생각에는 초보골퍼의 경우에는 하체를 힘의 원천으로 보는 것보다 안정과 균형을 이루는 근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체가 안정적으로 버텨주면서 상체를 회전시키는 스프링 효과로 비거리와 방향성의 최대공약수를 보장받는 것이 초보골퍼에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체를 안정과 균형을 이루는 근간으로 하자는 얘기는 다운스윙을 하체로 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스윙에서 하체의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안정과 균형에 초점을 맞추자는 뜻이다. (100% 개인적인 생각임. 따라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생각할 수 있음.)

 

시계태엽을 감을 때 처음에는 별로 힘이 들지 않지만 감으면 감을수록 힘이 들게 된다. 골프스윙에서도 상체를 꼬면 꼴수록 하체가 버티는 힘이 강해야 한다. 따라서 하체가 약하면 몸통을 많이 꼬기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마지막으로 라운드를 마칠 때쯤이면 다리가 풀려서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하체가 약하다면 하체운동을 한 번쯤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글을 맺는다.

 

오늘은 하체 얘기만 너무 많이 했는데, 그럼 상체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걸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 다음에는 상체 얘기를 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