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를 꾸준히 읽으신 이웃 독자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나는 내심 골프관련 자격증을 따고 싶은 욕심이 있다. KPGA, USGTF, WPGA, 생활체육지도자(골프) 1급까지. 막연하게 골프를 하는 것보다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설정한 목표인데, 최근에 KPGA 티칭프로에 합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KPGA의 티칭프로는 1년 2회에 걸쳐 40명씩 선발하는데, 예선에서 18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120명을 선발하고 본선에서 36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40명을 선발한다. 작년 KPGA 2차 티칭프로 테스트의 경우 커트라인이 2라운드 합계 155타 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1차 테스트는 성적이 좋아서 150타 정도, 2차 테스트는 154타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 90대 초, 중반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내가 비록 스크린이지만 2라운드 합계 155타의 스코어를 경험하게 되는 일이 생겼다. 지난 주에 우연치 않게 하루에 36홀 라운드를 돌게 되었다. 필드에서는 작년 8월 뙤약볕 속에서 36홀을 돈 적이 있는데 스크린에서 연속으로 2게임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올해 내가 스크린을 친 횟수를 보니 골프존에 로그인해서 친 것이 32회로 로그인 하지 않고 플레이 한 횟수를 감안하면 한 달에 3회 정도 플레이를 했다. (생각보다 많이 쳤네?) 그래도 스크린을 자주 치는 골퍼라고 볼 수 없는 내가 하루에 2게임을 그것도
나야 스크린에서 두 게임 합계 155타를 쳤지만, 티칭프로 시험에 응시하려면 실전에서 그 정도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쳐야 한다니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날의 스코어를 분석해 본다면 실전에서 155타 정도를 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합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날 2게임을 하게 된 것은 미리 2게임을 하겠다고 작정하고 친 것도, 2게임의 합계 스코어를 KPGA 티칭프로 합격기준 타수를 염두에 두고 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나의 경우에는 정신적인 압박감은 전혀 없었다. 나의 스크린 게임이 만약에 티칭프로 테스트를 하는 라운드였다면 어떤 중압감을 느꼈을 지 알아본다.
먼저 첫 번째 게임의 전반 스코어를 보면 +7이다. 그냥 평범한 보기플레이어의 점수이자, 원래 나의 스크린 실력과 비슷한 스코어다.
전, 후반이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그 동안 엘보우로 골프연습은 물론 라운드나 스크린을 칠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왼팔 엘보우 통증의 영향으로 임팩트 순간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왼팔을 당기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후반에는 아예 에임을 오른쪽으로 하고 샷을 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에임을 돌려 놓고 하는 샷이 효과적이었다.
그래서 후반에는 +1로 내 실력에 비해서 그리고 몇 달을 연습을 못한 것 치고는 아주 훌륭한 스코어가 나온 것이다. 이런 나의 스코어에 친구들이 약간의 질투가 났는지 한 게임 더 하자고 해서 마지못해 한 게임을 더 하게 되었다.
이미 전반에서 왼쪽으로 당기는 버릇을 확인하였고, 몸도 다 풀렸고, 문제는 시간이 많이 흘러 이미
그런데 만약에 티칭프로 테스트를 받는 라운드였다면 어땠을까?
전반에 +7타를 치면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아마도 전, 후반 모두 +7타 정도 오버해서 80대 후반 정도의 타수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2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쳐서 간신히 합격선에 들게 되는데 아마도 그런 상황에서 2라운드를 치렀다면 아주 공격적이고 무모한 샷들이 많이 나오면서 역시 게임을 망쳤을 확률이 높다.
이틀간의 라운드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6라운드를 뛰는 PGA의 Q스쿨이나 사흘내지 나흘간의 라운드를 뛰는 프로선수들의 경우에는 그 중압감이 이루 말할 수도 없을 만큼 클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한국에서는 KPGA의 티칭프로를 좀 더 알아주는 것 아닌가 싶다. 내가 알기로는 USGTF나 WPGA는 한 라운드 성적으로 합격을 판정하니 그 만큼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게임에서는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충분한 홀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마치 고수들이 파5에서의 실수는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듯이 말이다. 아마추어 골퍼는 자신의 핸디만큼 실수를 한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 실수를 많이 해서 스코어가 좋지 않다면 그 날 라운드에서 할 실수를 미리 다 했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홀들은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올 한 해를 거의 허송세월로 보냈는데 내년 시즌을 확실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내년에는 안정적으로 80대 타수를 기록하기를 바라면서 목표를 조금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어려운 KPGA에 도전할 것이 아니라, 생체3급부터 차근차근 도전하는 것도 성취감을 느낀다는 차원에서 좋을 것 같다. 어떤 자격증에 도전하더라도 일단은 실력을 먼저 키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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