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모든 골퍼의 스윙에서 골프를 배워간다

빈스 윙 2012. 2. 24. 08:56

일관된 임팩트를 보여주는 골퍼

너무나 깔끔하게 스윙을 하는 골퍼

스윙궤도가 구불구불 휘어지는 골퍼

백스윙 탑을 확인하면서 연습하는 골퍼

막연히 기계적으로 공을 쳐대는(?) 골퍼

상체가 활처럼 휘어지면서 백스윙을 하는 골퍼

공을 맞히는 순간 스윙이 멈추기 시작하는 골퍼

샷을 할 때 마다 그립과 어드레스를 확인하는 골퍼

드라이버로 시작하여 드라이버로 연습을 마치는 골퍼

 

내 눈에 비친 골퍼들의 연습장면이다. 모든 골퍼의 스윙이 다르고 초보골퍼들은 스윙 할 때마다 스윙이 달라지니 그 스윙을 모두 언급한다면 지면이 모자랄 것이다. 오늘도 연습장에는 많은 골퍼들이 각양각색의 폼으로 차가운 날씨에도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도 열심히 연습하는지 모르겠다.

 

마치 필드에서 샷을 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하나하나의 샷에 마음을 담아내는 골퍼도 있지만, 나처럼 공 맞히는 연습을 하는 골퍼가 대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들의 스윙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그들의 스윙을 통해 배우는 것이 있다.

 

그들의 스윙을 통해서 뭔가를 배울 수 있는 것은 내가 알고는 있지만 스윙연습을 하면서 간과하거나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내가 스윙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는 일정한 리듬으로 스윙을 하는 골퍼가 내게 도움을 주고, 내가 스윙밸런스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는 하체가 견고하고 굳건하게 버텨주는 스윙을 하는 골퍼가 내게 도움을 준다.

 

나의 스윙템포가 너무 빨라질 때는 힘이 약해서 스윙스피드가 느린 골퍼의 스윙이 나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내가 백스윙에서 피니쉬까지 한 번에 휘두르는 스윙을 못할 때는 공이 잘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피니쉬를 끝까지 하는 골퍼의 스윙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 이렇게 나와는 다른 스윙을 가진 많은 골퍼들의 스윙이 나에게 도움을 주곤 한다.

 

주위의 골퍼들이 나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스윙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스윙을 통해서 그들이 골프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골프를 바라보는 시각도 느낄 수 있고, 그들의 스윙을 통해서 내가 지향하는 골프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백스윙이 너무 커서 오버스윙을 하는 골퍼를 보면 공을 멀리 보내겠다는 굳건한 의지와 함께 인간의 본능을 느낄 수 있고, 백스윙을 작게 하면서 스윙아크도 작게 하는 골퍼를 보면 공을 정확하게 맞히겠다는 신념을 읽을 수 있다.

 

임팩트 이후의 동작을 생략하는 골퍼를 보면 스윙의 목적이 오직 공에 국한된 것을 알 수 있고, 클럽이 스윙궤도를 벗어나 휘청거리는 골퍼를 보면 우리의 인생이 가끔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궤도를 이탈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장타를 의식해서 무지막지한 힘으로 스윙을 하는 골퍼를 보면 그 힘이 부럽기도 하지만, 방향이 일정하지 못한 모습에서는 약간의 허세를 느끼기도 하고, 비록 거리는 많이 나가지 않지만 정확한 임팩트로 일정한 거리를 보내고 정확한 방향으로 공을 보내는 골퍼를 보면 작지만 당찬 작은 거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공을 맞히지 못해 안달하는 옹색한 스윙을 하는 골퍼를 보면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이 바로 그러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고, 공의 존재에 괘념치 않고 묵묵히 자신의 스윙을 하는 골퍼에게서는 마치 득도를 한 도인의 경지나 세상의 모진풍파를 모두 견뎌내고 인생을 초월한 어르신의 풍모가 느껴진다.

 

최경주 선수가 거울을 보며 연습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연습할 수 있는 거울이 그 거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주위에서 연습하는 모든 골퍼들의 스윙은 그 스윙이 어떠하든 간에 나의 골프와 내 스윙의 거울이 된다. 오늘도 나는 연습장에서 부지런히 그리고 꾸준히 연습하고 있는 모든 골퍼들의 스윙을 거울 삼아 나의 골프와 스윙을 가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