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운드 분석

봄철 라운드의 매운맛을 제대로 맛보다

빈스 윙 2012. 3. 4. 07:30

용원CC (백구, 백로 코스) – 2012 3 3 12 48

 

레슨투어 빅토리에 출연해서 받을 레슨을 체크한다는 차원으로 라운드를 나갔다. 최근에 연습량을 많이 늘리면서 근육이 놀랐는지 왼팔 하박근 쪽의 근육에 통증이 생겨 파스 한 장 붙이고 그 위에 아대로 감싸니 한결 좋아지기는 했지만, 백스윙에서 코킹을 하는 순간 근육에 통증이 느껴진다.

 

겨우내 봄철 라운드를 잔뜩 기대하면서 꾸준히 연습을 했지만, 항상 그렇듯이 나에게는 봄철 라운드가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봄철 라운드에서 가장 센 적군은 강한 바람과 이로 인해서 떨어지는 체감온도다.

 

 

바람은 희한하게도 거의 대부분 앞 바람이다. 코스가 지그재그로 되어있는 것을 감안하고 바람이 일정한 방향에서 분다면 앞 바람이 부는 만큼 뒷 바람도 불어야 하건만 거의 항상 앞 바람만 부는 것 같이 느껴진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심한 바람 속에서 라운드를 하긴 했지만, 바람 핑계는 이제 그만하고 오늘의 라운드를 정리해 본다.

 

 

 

먼저 드라이버 샷의 방향성은 90점 아니 100점을 줘도 될 정도로 거의 모든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린 샷이 3개 있었고, 약간 밀리면서 오른쪽 러프에 떨어진 샷이 하나 있었다.

 

이렇게 페어웨이 안착률이 70%을 웃돌 정도로 방향성이 잡히니 티샷 오비는 당연히 하나도 없었다.

 

벙커에 빠뜨린 샷도 플러스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이 그 동안 나의 드라이버 거리는 대부분 200미터 전후에 있는 페어웨이 벙커까지 보낼 수 있을 정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짧다 보니 내가 페어웨이 벙커에 빠지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드라이버 샷에서 발견한 문제점은 평소와는 다르게 탄도가 너무 높았다는 것이다. 평소에 사용하던 티 높이대로 샷을 했는데 티 높이가 조금 높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레슨투어 빅토리에서 점검 받아야 할 사항이다.

 

 

또 한 가지 드라이버 샷에서의 문제점은 비거리 욕심에 백스윙을 크게 하려고 머리가 우측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내가 지향하는 백스윙은 컴팩트한 백스윙인데 백스윙을 크게 하려는 욕심이 생기면 팔에도 힘이 들어가서 스윙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마치 스윙스피드를 빠르게 하는 힘이 어딘가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는 느낌이 든다.

 

세컨샷은 거의 대부분 고구마(하이브리드, 20) 6번 아이언을 주로 사용했는데, 모든 샷이 훅성 구질로 나타났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고구마 티샷은 2번 모두 스트레이트성으로 날아갔다.

 

라운드 도중에 스윙궤도를 수정해서 구질을 바꾸려는 노력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한 점검도 받아야 한다.

 

100미터 이내의 샷과 어프러치 샷에서 미스샷이 많았다. 공을 띄우지 못하고 약간 탑핑성으로 맞거나 클럽이 땅에 박혀버리는 샷이 많이 나왔다. 이러한 샷은 주로 전반에 많이 나온 것으로 보아 오랜만에 잔디에서 샷을 하다 보니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후반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뒤에는 7홀 연속 보기를 할 정도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 (내가 아직 보기플레이어 수준이 못 되는 골퍼임을 감안하면 7홀 연속 보기는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스코어라 생각된다.) 그 만큼 나에게는 어프러치 샷을 포함한 100미터 이내의 샷이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퍼팅 수는 총34(3퍼팅 1개와 1퍼팅 3)로 그냥 무난한 수준이었는데 평소 자신 있어하는 3~5미터 거리의 퍼팅을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다. 약간씩 짧은 퍼팅이 몇 번 나오기는 했지만 거리감은 아주 좋았다. 특히, 롱퍼팅에서의 거리감은 더욱 좋았다.

 

마지막으로 빵점 짜리 샷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벙커샷이었다. 작년까지는 페어웨이 벙커에서 샷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잘 몰랐는데 오늘 4(3번 중에 1번은 벙커에서 친 공이 또 벙커로 들어갔다.)의 페어웨이 벙커샷을 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샷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린사이드 벙커에서도 작년까지 나의 그린사이드 벙커 탈출율은 80%정도를 기록할 정도로 탈출을 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는데 이번 라운드에서는 제대로 탈출한 기억이 별로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그야말로 빵점 짜리 샷이었다.

 

강한 맞바람 속에서 탄도가 너무 높은 드라이버 티샷으로 공이 후진(?)을 하면서 100여 미터 지점에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드라이버 샷의 방향성에 대해서 강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라면 이번 라운드에서의 벙커샷과 훅성 구질이 나는 고구마와 미들 아이언은 라운드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었다.

 

드라이버 샷을 하나의 오비도 없이 잘 치기는 했지만, 스코어 불변의 법칙에 의해서 세컨샷과 벙커샷에서 헤매는 바람에 나의 스코어는 작년 하반기 평균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전반에 49, 후반에 45. 올해는 나의 스코어 불변의 법칙을 깰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