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몸이 굳어서 골프스윙이 안 된다고요?

빈스 윙 2012. 3. 15. 07:30

최근에는 골프를 시작하는 연령이 점점 젊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40대 전후에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체가 점점 노화(?)되면서 근력도 떨어지고 유연성은 더 떨어지기 시작하는 나이에 골프를 시작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수 많은 골프레슨에서는 근력과 유연성을 강조합니다. 그럼 중년의 나이에 골프를 시작하는 골퍼들은 어쩌란 말인가요?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 근력과 유연성을 키우는 운동을 먼저 해야 할까요? 아니면 골프와 함께 근력과 유연성 운동을 해야 하는 걸까요? 그렇게 하는 골퍼들도 많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하라고 하면 시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골프스윙이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쓰기는 하지만, 근력이 부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못할 운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년의 나이에 프로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물론 김장우 프로처럼 40대의 나이에도 프로를 꿈꾸는 골퍼들도 있기는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즐거움을 만끽한다는 차원에서 골프를 한다면 말입니다.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하는 골퍼들이 몸이 굳어서 골프스윙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양찬국 프로의 시니어 레슨을 보면 유연성이 떨어지고 근력이 부족해도 얼마든지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몸이 굳어서 골프스윙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말은 핑계일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제 생각에는 중년의 초보골퍼들이 골프스윙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은 몸이 굳어서라기 보다는 마음과 생각이 굳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합니다.

 

마음처럼 쉽지 않은 것이 골프라는데 그것은 마음이 굳어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골프는 마음을 비워야 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골프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마음을 비우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수 많은 시간을 스윙연습에 쏟아 부었건만 그래도 골프가 안 되는 것은 내 마음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골프가 신체의 유연성을 필요로 한다고 하지만 마음과 생각의 유연성이 부족한 것은 상관없는지 말입니다.

 

이쯤에서 손가락 클릭을 한 번 해 주시는 것은 저에게 에너지를 보충시켜 주시는 것입니다.

 

골프를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바라보고, 골프를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상식으로 바라보고, 골프를 지금까지 배운 지식으로 바라본다면 골프를 바라보는 마음과 생각이 굳어있다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골프에는 상당부분 지금까지 접해온 지식이나 경험 그리고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죠. 골프스윙이라는 동작이 크게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공이 없는 상태에서 막대기를 휘두른다고 생각하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공을 맞히려는 생각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머릿속에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서 샷을 해보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죠. 왜 그럴까요? 저는 이것을 생각과 마음이 이미 굳어버려 골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봅니다.

 

골프를 흔히들 상상력의 게임이라고 합니다. 공이 어느 정도의 탄도로 어디에 떨어져서 어떻게 굴러갈 것인지를 미리 상상하라고 하죠. 하지만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그런 것은 프로선수들이나 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초보골퍼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생각이 굳어있거나 생각의 크기가 작기 때문은 아닐까요?

 

상상력이 풍부 하려면 생각의 크기를 키워야 합니다. 그런데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범위가 좁으면 생각의 크기도 작아지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어드레스를 서면 작은 공을 바라봅니다. 그러면 생각의 크기도 공의 크기만큼 작아져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죠. 모든 생각이 공에 사로잡혀 아무런 상상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가 어드레스를 하면서 마음 속에 담고 생각해야 할 것은 넓은 페어웨이의 구체적인 어느 한 지점입니다. 티샷을 할 때 캐디들은 어느 방향으로 치라고만 얘기합니다. 하지만 골퍼들은 어느 정도의 거리까지 쳐야겠다는 구체적인 지점을 설정해야 합니다.

 

생각의 크기가 작은 골퍼는 캐디가 알려준 방향만 생각하고 샷을 날리지만, 실제로 골퍼의 머릿속에서는 암암리에 무한대의 거리로 공을 보내는 샷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이 몸에 힘이 들어가게 하여 부드러운 스윙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눈으로 공을 바라보면서 생각의 크기를 작게 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넓은 페어웨이에 공이 떨어질 지점을 바라보면서 생각의 크기를 키워야 하는 것입니다. 생각의 크기를 키우는 것은 골프를 하면서 지금까지 경험했던 부분과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다른 각도에서 골프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과 생각의 유연성입니다.

 

나이가 들어 몸의 근력과 유연성은 떨어진다고 해도, 생각의 크기와 마음의 유연성을 키운다면 골프를 쉽게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의 유연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을 경직된 마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경직된 마음은 경직된 근육이 미스샷을 초래하듯이 생각의 크기를 작게 하여 골프를 바라보는 관점을 편협하게 만듭니다.

 

골프를 바라보는 관점이 편협해지면 여러 가지 관점에서 골프를 바라보기 힘들어집니다. 이는 곧 골프가 힘들고 어려운 운동이라고 느끼게 되는 원인이기도 한다. 왜냐하면 관점을 바꾸면 또 다른 시야가 열려 골프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골프가 어려운 것은 스윙기술이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생각과 마음이 굳어 있거나 생각의 크기와 마음의 유연성을 키우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나이가 들어 신체가 노화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마음과 생각은 말랑 말랑하게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중년의 초보골퍼가 몸이 굳어서 골프스윙이 안 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마음과 생각이 굳어서 골프가 어렵고 골프스윙이 안 되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