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천재라고 착각하는 초보골퍼의 심리

빈스 윙 2012. 3. 18. 07:30

골프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 대부분 얼마간은 레슨을 받게 된다. 이때부터 마치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듯이 레슨프로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간다. 처음 그리는 그림은 거의 레슨프로가 시키는 대로 스윙의 그림을 그려간다.

 

그렇게 착실하게 골프를 배운 초보골퍼들 중에는 상당수가 첫 라운드에서 의외로 좋은 스코어를 내는 경우가 많다. 아무것도 모르니 그저 최대한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하다 보니 스코어도 좋게 나온 것 아닐까?

 

첫 라운드에서 100타에 근접한 스코어가 나오거나 100타를 깨기라도 하면 은근히 자신이 골프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주위에서도 천재가 났다고 은근히 부추기기도 한다.  수준이상의 훌륭한 샷이 하나라도 나오면 라운드가 끝난 날 잠자리에서도 그 멋있는 샷을 떠 올리며 흐뭇해 하는 것이 초보골퍼의 심리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골퍼도 있겠지만 최소한 나는 그런 착각 속에 빠졌던 기억이 있다.

 

초보골퍼들은 하나의 굿샷이 시간을 거듭할수록 두 개, 세 개로 늘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라운드에서의 모든 샷이 굿샷이 되는 날을 그려보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정말로 골프천재라고 착각을 하면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고, 골프가 별거 아니라는 자만심이나 골프에 대한 교만함이 싹트면서 지금까지 잘 그려온 그림을 망치기 시작한다. 골프가 단순히 굿샷만 날리면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골프 속에 작은 인생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골프천재가 아닌 골프바보였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골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긴다. 그로 인해 자연에 순응하고 마음을 비워가며 동반자들을 배려하는 골프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그 묘미에 빠져든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는 노랫말이 있다. 잘난 척하고 우쭐거리며 사는 것보다는 모든 욕심을 버리고 겸손하게 그리고 천재가 아닌 바보처럼 살 때, 골프도 인생도 편안해지지 않을까? 골프를 잘 치고 못 치고를 떠나서 내가 편안한 골프를 한다면, 나의 골프를 바라보는 골퍼들도 편안해 질것 같다.

 

바보 같은 스윙은 골프천재라는 착각 속에서 나오고, 골프천재다운 스윙은 바보 같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며, 이 글을 읽는 모든 골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골프도 인생도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