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가 행복하게 골프를 즐기는 법

빈스 윙 2012. 3. 16. 07:30

당장 골프를 때려 치우던가 해야지.”

골프 라운드만 하면 왜 이리 짜증이 나지?”

내가 왜 골프를 시작해서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고 주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골퍼들의 말이기도 하다. 이런 말을 들으면 초보골퍼가 골프를 즐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골프로 인해 행복해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연습을 한다고 하는데도 라운드만 나가면 미스샷으로 도배를 하고, 시간과 돈만 축낼 뿐 실력은 도무지 느는 것 같지도 않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재미있게 골프를 즐기고 골프로 인해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사실 골프를 하면서 짜증을 내거나 골프가 마음의 짐이 된다면 골프를 지속할 이유가 없다. 미국프로골프 챔피언스 투어 최다승자(45)이자 US오픈 최고령(45) 우승자인 헤일 어윈은 골프를 즐기는 것이 바로 이기는 조건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초보골퍼가 느끼기에는 헤일 어윈은 골프를 즐길만한 실력을 갖추었으니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초보골퍼들도 실력은 모자라지만 행복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손가락 클릭 한 번 하고 그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단기간에 골프의 성취감을 맛보려 한다.

골프는 평생을 해도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운 운동이다. 백파를 목표로 했던 골퍼가 90대 타수를 유지하면 성취감을 느낄까? 아마도 90타를 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럼 80대 타수에 진입하면 성취감을 느낄까? 작은 성취감을 느낄지는 모르지만 싱글골퍼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골퍼의 골프농사는 겨울철에 시작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678에서도 언급했듯이 골프는 짧게 봐도 1년 농사로 봐야 한다. 그런데 겨울철에 연습장에서 열심히 칼을 갈고 한껏 부푼 마음으로 이른 봄철 라운드에 임하지만 스코어가 안 나와서 좌절감을 맛보는 골퍼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는 연습을 해도 골프가 안 된다고 연습무용론에 빠져 연습을 안 하거나 골프를 포기하기도 한다.

 

골프를 단기간에 이루겠다는 마음만 고쳐먹는다면, 그리고 꾸준히 연습을 한다면 물 항아리 이론에 따라 조금씩 골프의 재미를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물 항아리 이론은 골프를 속이 보이지 않는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과정에 비유한 것으로, 조금씩 물을 채우다 보면 언젠가는 단 한 바가지의 물로 항아리에 물이 넘쳐나듯이, 골프도 꾸준히 연습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실력이 한 단계씩 올라서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해서 몇 바가지의 물을 붓고는 채울 수 없는 항아리라고 지레짐작하고는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골프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무엇일까 - http://blog.daum.net/beanswing/634에서도 얘기했듯이 골프는 은근과 끈기를 필요로 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안다면 조급증에 시달리며 골프가 마음의 짐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둘째,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너무 큰 물 항아리를 준비한다.

위에서 얘기한 물 항아리 이론에서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너무 큰 물 항아리를 준비해서 스스로 물이 넘치는 과정을 어렵게 만든다. 쉽게 말하면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초보골퍼가 기대치를 높게 잡는 것은 골프는 만만하게 보기 때문인 경우도 있고, 욕심이 너무 과해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기대치를 조금만 낮추면 골프가 재미있어진다. 마치 작은 물 항아리를 준비하면 쉽게 물을 채울 수 있는 것과도 같은 원리다.

 

일반적으로 연습장에서 열심히 연습을 하는 골퍼들의 기대치가 더 높다. 그런데 실제상황은 기대치를 밑돌다 보니 연습을 열심히 하는 골퍼들이 그렇지 않은 골퍼에 비해 느끼는 좌절감이나 실망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연습을 별로 하지 않은 골퍼는 연습을 안 했으니 별로 기대할 것도 없을 것이다. 만약 연습도 별로 하지 않고 기대치만 높게 잡는 골퍼가 있다면 그건 도둑놈 심보를 가진 골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습을 많이 한 골퍼들은 내심 적잖이 기대를 하면서 라운드에 임하기 마련이다. “오늘 다 죽었어. 내가 무진장 연습을 많이 했거든.” 속으로 이렇게 말하면서 말이다.

 

기대치를 낮추라는 말이 목표치를 낮추라는 말은 아니다. 첫 번째 이유에서 말했듯이 단기간에 뭔가를 이루려고 하면서 그 기대치만 너무 높게 잡는다면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골프가 재미없어질 수도 있는 것을 염려해서 하는 말이다.

 

골프는 도전정신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초보골퍼는 무모한 욕심을 도전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가 초보골퍼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렇게 도전정신으로 가장한 무모한 욕심이 아니라 골프를 대하는 겸손한 마음이다. 잭 니클라우스가 말했듯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골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초보골퍼들에게 요구되는 골프멘탈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라운드를 하면서 초보골퍼들을 제일 속상하게 하는 것이 미스샷이다.

그러므로 초보골퍼, 굿샷을 늘릴까? 미스샷을 줄일까 - http://blog.daum.net/beanswing/675에서도 언급했듯이 미스샷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프로골퍼들은 하나의 미스샷을 줄이기 위해 골프를 하고, 아마추어 골퍼는 하나의 굿샷을 만들기 위해 골프를 한다는 말이 있다. 물론 아마추어 골퍼는 미스샷을 남발하는 상황이 많다 보니 굿샷을 한 번만이라고 날렸으면 하는 바램에서 하나의 굿샷에 목을 매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골퍼들도 경기를 하면서 정말로 자신의 마음에 드는 굿샷은 불과 몇 개가 안 된다고 한다.

 

물론 굿샷의 판단기준이 프로와 아마추어가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초보골퍼들은 하나의 굿샷을 만들기 위한 노력보다는 여러 개의 미스샷을 줄이는 것이 마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것이 행복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단기간에 뭔가를 이루겠다는 조급함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기대치를 설정하고, 하나의 굿샷을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미스샷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면 최소한 그렇지 못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