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윙교정만 하다가 골프는 언제 즐기나?

빈스 윙 2012. 3. 19. 07:30

제목을 보시고 스윙이야 어떻게 되든지 그냥 마구잡이로 치면서 골프를 즐기라는 말로 오해하는 독자가 계실지도 모르겠다. 오늘 포스팅은 모든 골퍼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주위에 소위 말하는 잘못된 스윙습관을 고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골프가 슬슬 짜증나기 시작했다는 골퍼가 있기에 글을 써 본다.

 

세상에 단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아마추어 골퍼의 스윙을 레슨프로가 볼 때 완벽한 스윙을 하는 골퍼도 거의 없을 것이다.

 

스윙을 교정한다는 것은 스윙의 단점을 개선하거나 단점을 제거하여 효율적인 샷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그리고 그 효율적인 샷에는 임팩트의 일관성이나 힘의 효율적인 이용이라는 부분이 포함된다.

 

골프를 어느 정도하다 보면 힘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제대로 하지 못하더라도 제법 일관성 있는 임팩트를 만들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스윙을 교정하면 공이 클럽에 맞아 나가게 하는 것 조차도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

 

스윙을 교정하는 동안에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임팩트가 불안정한 상태가 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인내할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골프가 짜증나는 운동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윙을 교정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골프를 더 잘 치기 위한 것이 아닐까? 골프를 잘 치고 싶은 바램은 골프를 잘 쳐야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스윙 교정하는 것을 적당히 해야 할 것이다. 스윙교정이라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과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먼저 레슨을 받으면서 골프가 점점 짜증나는 운동으로 변질되어 가는 과정을 살펴보자. 어느 정도의 구력을 가지고 있지만 골퍼실력이 늘지 않으면 대부분의 골퍼들은 스윙에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을 하고 레슨을 받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습관적으로 해 왔던 동작을 레슨프로의 말 한 마디에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느 정도 레슨대로 스윙이 교정되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에 예전의 스윙으로 돌아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 정도라면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레슨대로 안 되는 이유는 불문하고 골퍼 입장에서 안 되는 걸 억지로 하다 보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즐거워야 할 골프가 마음의 짐이 되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하면서 골프가 원수 덩어리로 변해 버릴 수도 있다.

 

 

골프가 마음의 짐이 되면 골프에 흥미를 잃게 된다. 잘 안 되는 스윙을 억지로라도 묵묵히 참고 교정할 것이냐 아니면 다소 좋지 않은 스윙습관이 있지만 스윙교정을 하면서 골프를 마음의 짐이 되게 하느니 차라리 그냥 즐기느냐의 문제는 다분히 골퍼 개인이 판단할 일이다.

 

골퍼 스스로가 스윙교정의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레슨프로가 아무리 지적을 하고 동작을 수정시켜 주어도 고칠기 힘들어질 것이다. 골퍼 스스로 스윙동작을 개선해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골프스윙의 교정인데 스윙을 교정할 마음이 없다면 그 결과는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연습장에 테이크 백을 아주 심하게 안쪽으로 그리면서 다운스윙에서는 백스윙보다 바깥쪽으로 궤도를 그리면서 스윙을 하는 골퍼가 있다. 소위 말하는 8자 스윙인데, 짐 퓨릭의 8자 스윙과는 정반대의 궤도를 그린다. 하지만 그 골퍼의 스윙과 임팩트는 상당한 일관성을 보이면서 싱글핸디캡 수준의 실력을 보여준다.

 

만약에 그 골퍼가 스윙을 교정한다면 싱글 스코어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나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 그의 스윙은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보여진다. 자신만의 스윙을 가진 멋있는 골퍼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그의 스윙을 보는 다른 골퍼들의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심지어는 그의 실력을 모르는 백돌이 골퍼가 그에게 스윙궤도가 잘못되었다고 조언을 하기도 한다. 왜 그의 스윙을 이상한 스윙이라고 보는 것일까? 천편일률적인 교과서적인 스윙만을 강조하는 골프레슨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떤 정형화된 틀 속에서 골프를 배운다. 그리고 프로선수들의 스윙을 통해서 스윙의 정석을 배우려고 한다.

 

물론 프로선수들의 스윙은 보기에도 좋고, 아마추어 골퍼가 프로선수들의 스윙을 따라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가 가랑이 찢어진다고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스윙교정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평생을 잘 되지도 않는 스윙교정을 한다고 고생하면서 짜증나는 골프를 할 것인지 아니면 골퍼 자신의 능력에 맞게 스윙교정의 수준을 조절해서 골프를 즐길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라운드를 하면서 스윙을 교정했더니 스윙이 엉망이 되어버렸다는 말은 하지도 말자. 그럼 왜 스윙을 교정하려고 덤벼들었냐 말이다. 설마 스윙을 엉망으로 만들려고 스윙교정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스윙교정의 자신과 의지가 없으면 그냥 즐기는 것이 더 속 편한 일인지도 모른다.

 

스윙교정을 통해서 스윙의 단점을 제거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골퍼가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스윙교정을 하거나 스윙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골프를 즐기는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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