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검은 그림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빈스 윙 2010. 11. 19. 08:46

아무도 알 수 없는 검은 그림자가 모든 스포츠 경기를 지배한다. 골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 검은 그림자를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경기의 승패가 좌우된다. 그 검은 그림자는 과연 무엇일까?

 

2010년 11월 11일 오전(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 볼턴의 2010-11 시즌 피리미어리그 12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앞서던 볼턴은 후반 93분(인저리 타임) 이청용이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며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축구경기에서 상대편 선수에게 공을 빼앗기는 것은 다반사다. 원래 상대방의 공을 빼앗아 골대 안으로 집어넣는 경기가 축구라는 게임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수 아닌 실수가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렸거나 패배로 이어진다면 평범한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결과가 되고 만다.

 

2010년 9월 7일 한국축구 대표팀은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이영표 선수의 한 차례 패스 실수로 무너졌다. 경기 후 이청용은 "실수는 경기를 하다보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이청용 선수의 말대로 실수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에서 실수가 점수와 직결된다면 이러한 실수는 얼마든지 나와서는 안 되는 실수인 것이다. 막말로 밥 먹고 공만 차는 선수가 이러한 실수를 하는 것은 실력에서 기인한다기 보다는 경기를 지배하는 어떤 검은 그림자가 있어 우리팀과 상대팀을 이리 저리 배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실수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그 실수가 점수와 직결될 수도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실수로 야기되는 팀의 분위기와 사기저하가 큰 문제로 남는다. 실수를 했더라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모티브를 감독이나 선수들이 제공할 수 있으면 실수를 극복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이는 실수라는 검은 그림자의 지배를 받아 패배자가 되는 것이다.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수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것이므로, 그 실수를 어떻게 커버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선수 자신이 경기를 지배하느냐 아니면 검은 그림자에게 지배를 당하느냐의 게임이 된다. 무모한 욕심으로 인해 어이없는 실수를 해서는 안되겠지만, 평범한 실수를 마지막 홀 그린까지 끌고 가지는 말아야 한다. 내가 욕심부리지 않은 샷에서 나온 실수는 골프에서 나올 수 있는 몇 번의 실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자세가 실수를 극복하고 골퍼 스스로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요건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