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라운드는 고수들과 함께 하라는데...

빈스 윙 2012. 7. 6. 07:30

일반적으로 골프 라운드는 3~4명이 함께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동반자들의 실력이 비슷한 경우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실력 차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골프는 고수들과 라운드를 해 봐야 실력이 는다고 한다. 골프 라운드를 고수와 함께 하라는 말은 뭘 배워도 배울 게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정작 고수들은 하수와 함께 라운드 하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리고 하수인 나의 입장에서도 고수와 라운드를 하면 왠지 마음도 위축되고 스윙도 위축되어 실수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고수가 친한 친구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고수들과 내기 골프라도 하는 날에는 몸과 마음이 더욱 위축된다. 아무리 핸디를 많이 받아도 양파 하나면 핸디로 받은 돈이 한방에 다 날라가는 것이 다반사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렇게 고수들에게 수업료를 받쳐가며 내가 느낌 점들을 정리해 볼까 한다.

 

첫째, 고수들은 필드에서 스윙보다는 코스 공략을 생각하는 것 같다.

최근에 라운드 내내 훅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그런데 같이 라운드를 했던 고수 역시 1번 홀에서 훅으로 오비가 났다. 이때 나는 조금 더 밀어 쳐볼까?’, ‘그립을 약한 그립으로 바꿔볼까?’, ‘체중이동이 잘 안되나?’ 하는 생각으로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같이 라운드를 했던 고수도 자신의 구질에 그리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구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오른쪽 산을 향해 에임을 하면서도 공은 페어웨이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페어웨이가 조금 좁다 싶으면 파5홀이라 할지라도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일반적으로 고수들은 아이언으로 티샷을 해도 웬만한 초보골퍼들의 드라이버 거리에 버금갈 정도의 거리가 나오니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지금 나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거리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하수인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고수들은 연습장에서만 스윙에 대한 생각을 하고, 나 같은 하수는 갖가지 스윙을 테스트하면서 필드에서 스윙을 고치려고 하는가 보다.

 

둘째, 고수들은 무모한 샷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라운드를 하면서 고수들의 샷을 보면 밋밋하기 그지 없다. 홀을 직접 공략하는 것 같지도 않고, 공을 멋지게 띄워서 홀 가까이 붙이는 샷을 하지도 않고, 때로는 헤저드를 넘길만한데도 헤저드 앞까지만 공을 보내기도 하는 등 샷에 극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

 

그저 평범한 샷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하수와 다른 점은 실수가 없다는 점이다. 마치 연습을 통해 100% 소화해낸 샷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철저하게 확률적인 골프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 같은 하수는 도전정신을 앞세워 과감한 샷을 하지만, 아마도 고수가 볼 때 그것은 도전정신도 아니고 과감한 샷도 아닌 무모한 샷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 짧은 어프러치나 퍼팅을 하더라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고수들은 아무리 가까운 거리의 샷이나 쉬운 샷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 같다. 모든 샷에서의 집중도는 동일하며 항상 신중하게 임한다. 오히려 홀에 가까이 갈수록 그 집중도는 점점 높아져가는 것 같다.

 

고수는 짧은 어프러치나 퍼팅에서도 일정한 루틴이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자신만의 루틴을 정하라고 하는데, 자신이 정한 루틴을 일정하게 가져가는 것이 샷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고수들과 하수들은 실력의 차이를 떠나서 마음가짐의 차이도 많이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샷이 좋고 나쁜 것으로 고수와 하수가 구별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고수들은 골프에 접근하는 방식이나 골프를 대하는 철학이 단순히 공만 맞히려고 바둥거리는 하수들의 그것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는 고수들과의 라운드에서 그들의 습관이나 행동거지 하나라도 더욱 유심히 살펴서 나의 골프에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오늘 언급한 것 이외에도 고수들이 하수와 다른 점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