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나는 그녀에게 사정했다.

빈스 윙 2010. 6. 23. 12:05

나는 그녀에게 사정했다.

제발 때리지 말라고.

그저 그녀의 손길 가는 곳에 내가 스스로 맞게 해 달라고.

 

나는 그녀에게 사정했다.

때릴 거면 끝까지 때려 달라고.

10번쯤 때리다가 제발 날 버리지는 말아 달라고.

 

나는 그녀에게 사정했다.

날 버릴 거면 어두운 숲 속에 버리지는 말라고.

어두운 숲 속에 나타나는 짐승들에게 밟혀 죽게는 하지 말아 달라고.

 

나는 그녀에게 사정했다.

그렇다고 날 물 속에 쳐 넣어 익사시키지도 말라고.

난 수영을 못 한다고. 물 위에 뜨지도 못한다고.

 

나는 그녀에게 사정했다.

뜨거운 태양아래 달구어진 백사장에 날 오래 동안 놔두지 말아 달라고.

백사장에서 화상 입은 날 직접 가격하진 말아 달라고.

 

나는 그녀에게 사정했다.

육상선수처럼 필드를 달려가게는 하지 말라고.

새들처럼 창공을 날아가게 해 달라고.

 

나는 그녀에게 사정했다.

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구멍을 찾아가게 해 달라고.

나는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