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로프트각 9도 드라이버, 공이 뜨기는 할까?

빈스 윙 2012. 8. 7. 07:30

지난 8 2,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가 업무 차 한국에 들렀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라운드를 하고 싶다는 요청으로 친구들과 2팀을 만들어 라운드를 하게 되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마루망 메타바이오 드라이버를 먼저 시타하고, 필드로 나가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필드에서 먼저 체험해 보기로 했다. 그래도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여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도 같이 챙겼다.

 

 

9 도 드라이버의 탄도라고 하기에는 조금 높은 탄도 

골프클럽에 낯가림이 심한 편이지만 실내 연습장에서 좋은 느낌을 받은 터라 과감하게 1번 홀부터 메타바이오 드라이버를 사용하기로 했다. 비교적 탄도가 높았던 나는 로프트각이 9도라는데 약간의 기대를 걸기도 했지만, 공이 제대로 뜨기는 할 지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첫 번째 홀은 오른쪽이 오비지역인 366미터 파4 슬라이스 홀인데, 훅 구질을 가진 나는 슬라이스 홀이 별로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다. 역시 페어웨이 약간 왼쪽으로 180여 미터 가량 날아갔다. 그런데 생각보다 탄도가 낮지 않다.

 

나는 평소에 10.5(Marketing Loft) 드라이버와 10(Real Loft)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는데, 10.5도 드라이버보다는 탄도가 낮았지만, 리얼 로프트 10도 드라이버보다는 탄도가 높았다. 18홀을 돌면서 탄도에 대해서 느낀 점은 대부분의 클럽이 그렇듯이 마루망 메타바이오 드라이버 역시 로프트 각이 9도라는 것은 마케팅 로프트(Commercial Loft)가 아닌가 싶다.

 

로프트 각을 실제 로프트 각보다 낮게 표기하여 판매하는 것은 강한 것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남성의 본능을 이용한 마케팅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프로들이 사용하는 드라이버와 비슷한 수준의 로프트로 공이 잘 뜨고 잘 맞는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마케팅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마케팅 방법을 처음 도입한 업체가 캘러웨이라고 알고 있는데 어째든 캘러웨이는 이러한 마케팅에 성공했다고 한다.

 

임팩트 순간에는 왼쪽 사진과 같이 샤프트가 목표 방향으로 휘어지는 포워드 밴딩(Forward Bending)과 지면을 향해 휘어지는 토다운(Toe Down)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샤프트의 강도가 약하면 이러한 다이나믹 로프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마루망 메타바이오 드라이버로 스윙을 해보면 기존에 사용하던 10.5도 드라이버보다는 샤프트 강도가 강했고, 10도 드라이버보다는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메타바이오 드라이버는 스윙을 하면서 헤드 쪽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는데 상대적으로 샤프트가 약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한 이유로 다이나믹 로프트가 증가하여 탄도가 생각보다 높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비거리, 생각보다 높은 탄도로 런이 많지는 않았다.

사실 라운드를 하기 전에 나는 약간 낮은 탄도를 기대하면서 런이 많이 생겨 비거리가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14번의 드라이버 샷을 하는 동안 대부분 샷의 탄도는 기대했던 것보다 높았고, 런이 많이 발생함으로 인해 비거리가 늘어나는 현상은 없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비거리에 대해 기대했던 다른 한 가지는 고반발 드라이버라는 점이었다. 반발계수 0.83 이내의 드라이버와 고반발 드라이버의 거리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적어도(?) 20미터 이상은 차이가 나기를 바랬다. (너무 욕심이 과했나?)

 

10개의 파4홀을 기준으로 가장 멀리 나간 샷(235미터)과 가장 적게 나간 샷(180미터)을 제외한 8개 홀의 평균 비거리를 계산해 보니 193미터 정도가 나온다. 최근에 라운드를 하면서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 기존에 사용하던 10.5도 드라이버의 평균 비거리가 185미터 정도이니 약 8미터 정도 더 나간다고 볼 수 있다. 비거리 부분에 대해서는 평지로 조성된 골프장에서 다시 한번 더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방향성, 어쩌면 그렇게 똑바로 날아가니?

이번에 라운드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평소에 약한 훅 구질을 가지고 있었는데, 메타바이오 드라이버와 함께 하면서는 사이드 스핀이 줄어들었는지 왼쪽으로 휘어지는 구질이 거의 없었다. 다만 조금씩 왼쪽으로 당겨치는 풀샷이 많았다. 4개 홀을 제외한 모든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티샷 오비는 하나도 없었다. 일단 방향이 안정적으로 날아가다 보니 조금은 더 자신 있게 스윙을 할 수 있었다.

 

티샷 오비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크게 주목할 필요는 없다. 최근 4라운드 동안 티샷 오비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티샷 오비가 없었던 것이 80대 스코어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라운드에서는 세컨샷 오비가 2개 있었고, 헤저드에도 한 번 빠지는 등 아이언 샷의 난조로 인해 90타를 훌쩍 넘어 버렸다.

 

거의 모든 티샷이 똑바로 날아가서 페어웨이 중앙에서 약간 왼쪽에 떨어졌다. 페이스 각도가 약간 닫혀져 있는 관계로 약간 오른쪽으로 에임을 했는데, 지금은 슬라이스가 거의 나지 않으므로 오른쪽으로 에임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별로 없다. 내 생각에는 약 1도 정도 페이스 각이 닫혀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페이스 각이 스퀘어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같이 라운드를 했던 친구들이 어쩌면 그렇게 드라이버 샷이 똑바로 날아갈 수 있냐고 질투와 부러운 시선으로 한 마디씩 했다. 메타바이오 드라이버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나 역시 깜짝 놀랄 정도로 우수했고,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와 비교하더라도 훨씬 더 좋았다. 방향성 하나만큼은 아주 만족스러울 정도로 나와 궁합이 맞는 클럽이 아닌가 생각된다.

 

 

타구감과 타구음

스윗스팟에 정확하게 맞았을 때의 타구음이나 약간 빗맞았을 때이 타구음이 별로 차이가 없다. 아주 경쾌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둔탁하지도 않다. 중간 정도의 타구음인데 조금 더 자세하게 표현하면 경쾌한 쪽에 가깝지 않은가 생각된다.

 

타구감 역시 스윙스팟을 많이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일정한 타구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많이 묻어간다는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튕겨져 나가는 것도 아닌 중간 정도의 타구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부드러운 타구감을 좋아하는데 부드러운 타구감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딱딱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 들어간다.

 

 

마루망 메타바이오 드라이버, 정말 탐나는 드라이버다

나는 개인적으로 골프클럽에 대한 낯가림이 심하다. 그래서 클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체험한 마루망 메타바이오 드라이버는 정말 탐이 난다. 라운드 하기 전에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예전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를 사용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마지막 홀까지 메타바이오를 사용한 것을 보면 나와는 꽤 궁합이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드라이버를 시타하다 보면 첫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는데, 사용하면 할수록 그 진가를 알아가게 되는 클럽도 있고, 첫 인상은 좋았는데, 사용하다 보면 싫증이 나는 클럽도 있다. 마루망 메타바이오는 좋았던 첫 인상과 함께 오래도록 나의 동반자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