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새 클럽에 적응하는 것은 신뢰를 쌓는 과정

빈스 윙 2012. 8. 16. 07:30

오늘은 원래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를 실전에서 테스트하기로 한 날이다. 지난 번에 갑자기 잡힌 라운드에서 만족스러운 포퍼먼스를 보여 주었기에 오늘은 서브 드라이버는 과감하게 빼 버리고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만으로 라운드를 하기로 했다.

 

아직 손에 익지 않은 드라이버로 라운드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골프클럽에 대한 낯가림이 심한 나로서는 의외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첫 번째 홀에서 그 동안 간직했던 나의 티샷 오비기록이 깨지고 말았다. 최근 4라운드를 하면서 한 번도 티샷 오비를 내지 않았는데, 첫 번째 티샷에서 풀샷이 나면서 왼쪽 러프지역으로 날아간 것이었다.

 

오비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말의 기대를 걸고 공이 떨어진 지점에 가 보니 오비 말뚝을 살짝 (사실은 2미터 정도) 벗어난 지점에 공이 있었다

 

사실 내가 라운드를 운용하는 스타일은 첫 번째 티샷은 클럽을 짧게 쥐고 평소 스윙보다 작고 가볍게 휘둘러서 거리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그 날의 구질도 확인하고 스윙에 워밍업을 하고, 2홀 정도 돌고 난 다음에 평소 스윙으로 샷을 하는 편인데, 오늘은 비거리에 대한 의욕이 너무 앞섰는지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평소 스윙을 그대로 가져간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임팩트 순간에는 잘 맞았다는 감이 왔는데, 평소의 거리보다 많이 날아간 메타 바이오의 비거리가 10미터만 짧았어도 오비가 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오늘은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의 비거리에 대한 성능을 테스트해 보려고 했는데, 첫 티샷이 오비가 나버리니 스코어 관리라는 차원에서 그 다음 홀부터는 제대로 스윙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스윙도 위축되고 소극적인 마음이 생기니 피니쉬를 끝까지 해주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클럽 테스트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전반에는 구질과 타구감 위주로 평가를 하고, 후반에 상황을 봐서 비거리에 대한 평가를 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쫙쫙 뻗어 나가는 시원한 구질]

 

일반적으로 로프트 각이 적으면 사이드 스핀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나의 스윙 때문인지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의 클럽 특성 때문인지 사이드 스핀이 별로 걸리지 않는 것 같다. 이것은 지난 번 라운드에서도 경험했던 것인데, 오죽하면 동반자들이 어쩌면 그렇게 공이 똑바로 가느냐고 했을 정도다

 

예전에 나는 훅 구질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얘기를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다. 나의 스윙에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는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와 나의 스윙의 조합에서 그 해답을 찾고 싶다.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와 36홀을 도는 동안 공이 휘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약간의 풀샷으로 페어웨이 중앙으로 에임을 했다면, 페어웨이 왼쪽이나 왼쪽 러프지역으로 날아간 공이 90%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에임을 했다.

 

예전 같으면 가끔씩 발생하는 밀리는 샷이나 슬라이스로 인해 오른쪽으로 에임하는 것이 약간은 부담스러웠는데, 나에게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는 공이 절대로 오른쪽으로 가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 주기에 충분한 드라이버였다.

 

그러한 믿음이 마음을 편하게 해서 마음껏 스윙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고수들은 가능할지 몰라도 누구나 처음 잡아보는 클럽을 원래 자신이 사용하던 클럽처럼 컨트롤하여 스윙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거기에는 골퍼와 클럽 간에 믿음의 문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사용했던 클럽은 그 성능뿐만 아니라 왠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그 무언가가 있다. 그런데 사용한지 얼마 되지 않는 클럽에서 그러한 신뢰를 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구질을 좌우하는 것이 클럽이냐 스윙이냐의 문제를 놓고 본다면 나는 스윙 쪽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클럽이 구질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골퍼의 스윙과 클럽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는 나의 스윙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클럽이라는 생각이 든다.

 

[젊잖은 타구음과 타구감?]

 

다음은 타구감과 타구음에 대한 부분이다. 처음에 연습장에서 사용하고 난 뒤에 타구감과 타구음에 대해서 이것이다라고 명쾌하게 말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지금도 그 때와 달라진 것은 없다. 굳이 느낌을 표현한다면 젊잖은 타구음과 타구감을 가졌다고 하면 될까?

 

먼저 타구음부터 말하면 청각을 자극하는 소리는 아니다. 약간은 둔탁한 소리가 난다는 느낌도 있는데 가끔은 맑은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한 드라이버에서 두 가지 소리가 난다면 둔탁한 소리가 난 경우는 스윗스팟에 맞지 않았고, 맑은 소리가 난 경우는 제대로 맞은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의 경우는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 나를 헛갈리게 한다

 

실제로 오늘 라운드에서 클럽 페이스에 공이 맞은 위치를 보니 클럽 페이스의 상단 부분에 많이 맞았다. 그 때의 타구음이 약간 둔탁한 소리를 내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런데 정중앙에 맞았을 경우에도 타구음은 비슷했고, 약간 맑은 소리를 냈을 때는 클럽 페이스의 어느 부분에 맞아서 나는 소리인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타구감으로 보아 페이스 아랫쪽에 맞았을 때가 아닌가 싶다.

 

타구감에 대해서 얘기하면 스윗스팟에 맞았거나 그렇지 않았거나 일정한 타구감을 느꼈다. 후반에 샷이 안정되면서 스윙 스피드를 조금 올려서 빠르게 스윙을 할 때는 공이 클럽 페이스에 찰싹 들러붙는 듯한 느낌의 부드러운 타구감이 느껴졌고, 스윙을 줄여서 안정적인 스윙을 할 때는 공이 튀어나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만약 내가 느낀 타구감이 제대로 된 느낌이라면 스윙 스피드에 따라서 타구감이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부드러운 타구감을 좋아하는데, 공이 튀어나가는 느낌도 나쁘지는 않았다. 왠지 공에 힘이 실리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이번 라운드에서 2~3번 정도 경험한 또 한 가지 타구감이 있었는데, 마치 두 개의 철판이 부딪히면서 그 진동으로 인한 소리? 느낌?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심벌즈가 부딪히면서 내는 소리보다 파장이 짧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헤드 페이스가 두 겹으로 되어 공과 부딪히면서 두 겹으로 된 철판이 떨리는 소리 같다는 상상을 해 보았다.

 

그렇게 첫 홀 오비를 제외하고는 무난한 라운드를 해서 평소 실력대로 전반을 45타로 정확하게 보기 플레이를 하고, 드라이버 감이 살아 나서 후반에는 평소의 스윙으로 비거리를 테스트하기로 했다.

 

[거리편차가 적은 비거리]

 

사진에 보이는 큰 나무 왼쪽에 있는 나무가 200미터 지점인데, 3홀을 제외한 모든 홀에 200미터를 표시하는 나무가 심어져 있다.

 

평소에는 200미터 지점에서 10~20미터 못 미친 지점까지 공을 보낸다. 물론 어쩌다 잘 맞은 샷은 200미터 지점의 나무를 넘기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한 라운드에 한 두 번 있을까 말까한 정도다

 

후반에 파3홀 두 개와 전략적으로 넓은 쪽을 공략하는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렉 홀을 제외한 6번의 비거리 테스트에서 느낀 점은 거리 편차가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보다 적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을 관용성이라는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200미터 나무를 넘긴 샷은 하나도 없었지만, 6번의 티샷 중에서 하나의 미스 샷을 제외하고 모두 200미터 나무에 근접한 위치까지 날아갔다. 실측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지난 번 라운드와 마찬가지로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과 비슷하거나 7~8미터 정도 더 나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후반에 제대로 맞은 티샷이 하나도 없었다. 모두 클럽 페이스의 중앙 윗부분에 맞았고, 위에서 제외했던 미스샷은 페이스 최상단에 맞아서 스카이 볼이 된 샷이었다. 이전에 쓴 후기에서 헤드 쪽이 무겁고 상대적으로 샤프트가 약한 것은 같다는 얘기를 했는데, 혹시 나 정도의 스윙과 스윙 스피드로도 토다운 현상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클럽 페이스의 중앙 윗부분에 맞은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겠다.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와 조금 더 신뢰를 쌓아야 할 것 같은데,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의 전반적인 퍼포먼스에 만족한다. 그리고 최근에 비거리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다시 한 번 비거리를 테스트 할 수 있는 라운드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비거리에 대해 제대로 테스트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후반에는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와 함께 41타를 치면서 전후반 합계 86타로 라베를 기록한 것은 만족스럽다. 아직은 내 스윙도 2% 부족하고, 메타 바이오 드라이버와의 궁합도 엇박자가 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내 골프의 동반자로 같이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