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골프클럽, 스틸 샤프트는 무거워서 싫은데

빈스 윙 2012. 7. 31. 11:41

난 신체조건(163cm / 60kg) 때문인지 무거운 클럽과 강한 샤프트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클럽 역시 모두 그라파이트이고, 그 중에는 샤프트 강도가 A인 것도 있다. 다만 연습용 클럽으로 사용하는 스틸 샤프트 클럽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 마루망에서 시타용으로 받은 아이언은 N.S. PRO 950 스틸 샤프트를 장착한 단조 아이언이다. 내가 사용하는 클럽과는 샤프트 무게만 40g 가량 차이가 난다. 과연 이런 클럽으로 제대로 샷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그 동안은 풀 캐비티 타입의 아이언만 사용했었는데, 마루망 포지드 아이언은 풀 캐비티 타입이 아닌 머슬백에 가까운 형태를 띄고 있어 이 또한 나에게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그래도 도대체 단조 아이언은 뭐가 다르고, 샤프트의 무게에 나의 스윙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해져서 아파트 실내 연습장으로 향했다.

 

사전에 단조 아이언과 주조 아이언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단조와 주조라는 제작방식의 차이가 있고, 단조 아이언은 주조 아이언에 비해 타구감이 부드럽고 스핀량이 많아 공을 세우기 용이한 반면 거리는 주조 아이언보다 조금 적게 나간다는 내용들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내가 내린 결론은 그 차이를 내가 느끼거나 확인하는 것은 어렵겠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마루망 포지드 아이언에 대한 선입견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다 보니 가장 자신 있는 클럽으로 생각하는 8번 아이언을 꺼내 들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마치 실전에서 샷을 하는 것처럼 첫 번째 샷을 날렸다.

 

우려와는 달리 클럽이 무겁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고 생전 처음 경험하는 타구감을 맛 보았다. 타구감이 부드럽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인가?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언에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아주 부드러운 느낌이 클럽 샤프트를 통해 손끝으로 전해져 왔다.

 

달리 표현한다면 클럽이 임팩트 구간을 지나면서 공과 만날 때의 저항이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아이언보다 훨씬 적었다고 하면 될까? 이런 게 단조 아이언의 손 맛인가? 설마?

 

 

첫 번째 샷의 그 느낌을 사진에 담아 한 컷 찍었다. 고수님들께서 보시면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제대로 맞았다고 생각되어 찍은 사진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신 있는 클럽 중에 하나인 6번 아이언을 꺼내 들었다. 근데 8번 아이언과 같은 샷이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잘 맞았다고 생각되는 샷은 공만 깨끗하게 걷어내는 듯한 그런 샷이었고, 많은 샷이 톱볼에 가깝거나 톱볼인 경우가 많았다. 클럽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사실 첫 번째 쳤던 8번 아이언도 클럽이 떨어지지 못하고 공만 깨끗하게 맞아 나간 그런 느낌이었다.

 

[6번 아이언 딤플 자국 / 대부분 페이스 하단에 집중되어 있다.]

 

예전에 클럽 피팅을 하시는 분이 이런 말을 한 것이 기억이 난다. 대부분 무거운 클럽이 잘 떨어지고, 가벼운 클럽은 잘 안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와는 반대로 가벼운 클럽이 잘 떨어지고, 무거운 클럽은 톱볼이 많이 난다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원심력과 구심력의 균형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왜 그런지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피터의 말대로라면 클럽이 나에게 무겁기 때문에 톱볼성 타구나 공만 깨끗하게 걷어내는 타구가 많이 나왔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몇 달 전까지도 90대 중,후반 타수를 맴돌다가 최근에서야 80대 후반에 안착하여 90타 전후를 치는 실력과 90마일도 되지 않는 느린 스윙 스피드를 가진 나의 스윙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클럽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상태로 시타를 하고 후기를 쓴다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몇 번 잘 맞았던 샷의 부드러운 타구감에 끌려서 계속 연습을 하려고 한다. 7번이나 8번 아이언 위주로 연습을 해서 어느 정도 샷이 안정되면 그 때 다시 나머지 후기를 마무리 하기로 하고 오늘은 부드러웠던 타구감 하나만 간직한 채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