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골프, 로프트각이 낮으면 더 멀리 가려나?

빈스 윙 2012. 8. 1. 07:30

골퍼들 사이에서 시니어 클럽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클럽들이 있다. 마루망 역시 그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한다. 시니어 클럽이라고 불리는 클럽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샤프트가 약하고 클럽의 총 중량이 가벼운 편이다. 그리고 로프트 각도 역시 10.5도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마루망에서 지난 6월에 출시한 메타바이오 프로(Metabio Pro) 드라이버는 골퍼들이 생각하는 시니어 클럽과는 거리가 멀다. 샤프트가 약한 편도 아니고, 클럽의 중량은 290g으로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편도 아니다. 게다가 로프트 각도는 9도로 나처럼 스윙 스피드가 낮은 골퍼가 사용하기에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로프트각이 9도인 메타바이오 프로를 만나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나는 공이 뜨기는 뜰까? 하는 생각이고, 로프트 각이 낮으면 공이 더 멀리 갈까? 라는 생각이다. 일단 실내 연습장에서의 시타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운데 과연 드라이빙 레인지와 필드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드라이빙 레인지와 필드에서의 메타바이오 프로 모습은 추후에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먼저 클럽의 생김새를 비롯한 연습장에서 느낀 메타바이오 프로에 대한 글로 포스팅을 시작할까 한다.

 

전체적인 디자인

샤프트의 색깔이 점점 진해지는 것을 보고 스윙을 하지는 않겠지만, 그립 쪽의 샤프트 색깔은 남색에서 시작하여 헤드 쪽으로 갈수록 점점 진해지는 것이 스윙의 가속도를 연상시킨다. 어드레스를 했을 때 헤드가 조금 커 보이는 느낌도 편안한 스윙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드라이버의 길이 

내가 주로 사용하는 드라이버는 45인치인데, 45.5인치인 메타바이오 프로의 길이도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그립을 약간 내려 잡는 스타일이라 클럽의 길이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고, 어드레스 했을 때 시각적으로 편안한 느낌 때문에 클럽의 길이가 약간 길다 하더라도 크게 못 느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왼쪽부터 46인치 / 45.5인치 / 45인치 / 45인치]

[왼쪽에서 두 번째 드라이버가 마루망 메타바이오]

 

45인치 드라이버가 2개 있는데, 어드레스 자세를 취했을 때 하나는 유난히 짧다는 생각이 들고, 상대적으로 다른 하나는 길게 느껴진다. 둘 다 장단점이 있기는 한데, 그 장단점은 골퍼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나의 경우는 어드레스 했을 때 드라이버의 길이에 대한 느낌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드라이버가 좋은데 메타바이오 프로가 바로 그런 느낌의 드라이버다.

 

그립 

그립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골프 프라이드 그립을 사용했는데 요즘 들어 눈에 띄기 시작하는 엘라스토마 그립을 채택하지 않은 것이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그립감은 무난한 편이고, 내가 주로 사용하는 클럽의 그립에 비하면 산뜻하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물론 새 그립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헤드커버

헤드 커버는 전체적인 디자인은 무난한 편인데 길이가 조금 짧다. 짜리 몽땅한 헤드 커버보다는 늘씬하게 빠진 디자인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지금의 디자인에서 길이만 늘리면 약간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 제일 왼쪽이 마루망 메타바이오 헤드 커버]

 

[헤드에 씌워 놓으면 그래도 제법 멋이 난다]

 

왜냐하면 클럽을 넣고 빼는데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긴 클럽을 그렇게 자주 넣고 빼는 게 아니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편리하게 넣고 뺄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타구감

나는 골프에서도 그렇고 클럽을 선정하는 기준도 그렇고 느낌을 많이 중요시 하는 편이다. 그리고 타구감에 있어서는 공이 클럽에 튕겨 나가는 느낌보다는 클럽에 철썩 들러 붙는 느낌을 좋아한다. 공이 클럽에 들러 붙는 느낌은 공과 클럽의 접촉시간이 길어지는 듯한 느낌도 불러온다.

 

일반적으로 로프트 각도가 낮아지면 타구감이 딱딱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메타바이오 프로는 스윙 스피드가 느린 내가 느끼기에도 타구감이 딱딱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주 부드러운 타구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9도 드라이버라는 점을 감안하면 골퍼들이 주로 많이 사용하는 10.5도 드라이버와 비교해서 부드러운 편일 수도 있다.

 

처음 몇 개의 공을 치면서 느낀 점은 스윙을 하면서 힘의 낭비 없이 축적된 모든 힘이 공에 전달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것이 로프트 각도와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임팩트 순간에 느껴지는 힘이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과는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한 마디로 뭐 이런 채가 다 있지?’ 하는 기분이 들었다.

 

 

스윗스팟

메타바이오 프로 드라이버는 스윗스팟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연습장에서 샷을 하면서 잘못 맞은 샷에 대한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 이런 부분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페이스에 찍힌 공의 딤플 자국은 토우 쪽에 맞았는데도 느낌은 잘못 맞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드라이빙 레인지나 필드에서 어떤 구질로 나타날지 자못 궁금해진다.

 

타구음

많은 클럽을 시타하면서 느끼는 것은 내가 타구음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지 여러 가지 타구음이 있다. 아마도 공이 클럽 페이스에 맞는 부위에 따라 타구음이 달라지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문제는 위에서 스윗스팟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떤 타구음이 제대로 맞은 타구음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약간은 둔탁한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는데, 둔탁한 소리가 나더라도 타구감을 그리 나쁘지 않고, 약간은 맑은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 아주 잘 맞았다는 느낌이 없다. 타구음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타도 해 보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구질과 타구음을 비교해 가면서 알아 봐야겠다.

 

 

[좌측 사진 : 클럽 페이스가 약 1도 정도 닫혀 있다]

 

 

비거리와 방향성

실내 연습장에서 시타를 한 관계로 비거리와 방향성을 언급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샷의 느낌이 아주 좋다. 클럽 페이스가 약간 닫혀져 있는데, 나는 훅성 구질을 가지고 있는 관계로 클럽 페이스가 닫힌 클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샤프트 강도가 너무 강하거나 로프트 각도가 낮으면 클럽 페이스가 열려 맞는 경향이 있으므로, 로프트 각이 낮은 메타바이오 프로는 클럽 페이스가 약간 닫혀져 있는 것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실내 연습장에서 샷을 하고 나서 비거리를 운운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임팩트 순간의 느낌을 기준으로 비거리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드라이버의 임팩트감과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드라이버 샷은 공에 힘이 실리지 않아서 쭉 뻗어나가지 못하는 구질이었는데, 메타바이오 프로는 공에 힘이 실리는 것이 느껴진다. 야구에서 투구가 던지는 공에 대해 공 끝이 살아있다는 말처럼 메타바이오 프로 드라이버로 치는 공은 공 끝이 살아서 쭉쭉 뻗어 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래 광고 카피처럼 정말로 마루망 메타바이오와 함께 비상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실내 연습장에서 만난 메타바이오 프로 드라이버는 정말 괜찮은 놈혹은 탐나는 놈으로 그 첫 인상이 아주 좋았다. 좋았던 첫 인상을 드라이빙 레인지와 필드에서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욕심 섞인 바램으로 연습장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