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적응이 될랑 말랑한 마루망 단조 아이언

빈스 윙 2012. 8. 22. 07:30

지난 번 마루망 단조 아이언에 대한 사용후기를 쓰면서 나에게는 버거운 클럽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에게 마루망 단조 아이언이 버거운 가장 큰 이유는 클럽의 무게였다. 샤프트의 무게가 불과 4~50그램 늘어났을 뿐인데 그 무게가 약간은 낭창거리는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쓰는 나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런 상황에서 시타를 하고 후기를 남기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그 동안 8번 아이언만 가지고 연습을 해 보았다. 한달 가량 스틸 샤프트(N.S. PRO 950)가 장착된 마루망 단조 아이언으로 연습을 하다 보니 조금은 적응이 될 것도 같은데 아무래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마루망 단조 아이언으로 스윙을 했을 때는 마치 쇠 파이프를 휘두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무겁게만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스윙을 하는데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비록 지금 나의 스윙과는 맞지 않는 클럽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타를 하면서 나름대로 느낀 부분을 간략하게 언급할까 한다.

 

[좌 : 마루망 단조 아이언 / 우 :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언]

 

위 사진은 마루망 단조 아이언이 나에게 버거운 클럽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함이지 클럽의 좋고 나쁘고를 얘기하기 위함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먼저 비거리와 방향성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클럽이 부담스러워서 원래 나의 스윙으로 샷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므로 비거리와 방향성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지도 모르겠다. 원래 나의 스윙을 못하다 보니 비거리가 적게 나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스틸 샤프트가 그라파이트보다 비거리가 적게 나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스틸 샤프트라서 비거리가 적게 나간다기 보다는 내가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비거리가 적게 나간다는 쪽으로 나의 마음이 기운다.

 

그런데 방향성은 아주 좋다는 느낌이었다. 방향성의 좌우편차가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보다 상당히 좁혀졌다. 이것도 거리가 적게 나가다 보니 방향성의 좌우편차가 줄어들었다고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내 느낌에는 공이 날아가는 구질 자체가 그라파이트와는 다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약간 낮은 탄도에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랄까? 거리는 적게 나갔지만 방향성과 임팩트 후에 공이 날아가는 느낌이 좋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스틸 샤프트를 사용하는 다른 골퍼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탄도가 낮다는 생각은 별로 없으며, 약간 훅성 구질이나 드로우가 잘 걸리는 것 같다고 한다. 방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만족감을 표시했다.

 

마루망 단조 아이언을 쓰면서 기존의 클럽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이 타구감이 아닐까 한다. 클럽을 휘두를 때의 느낌은 아무래도 그라파이트 샤프트에 비해서 딱딱하게 느껴졌지만, 임팩트 순간의 느낌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임팩트 순간에 공이 클럽에 들러 붙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기존의 클럽으로 스윙을 할 때는 공의 무게 혹은 임팩트 순간에 어떤 무게가 느껴졌다면, 마루망 단조 아이언으로 스윙을 할 때는 공이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이것이 마루망 단조 아이언만의 특성인지 아니면 대부분 스틸 샤프트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아이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부분이다.

 

이것도 가벼운 샤프트와 무거운 샤프트에서 클럽이 잘 떨어지고 안 떨어지고의 차이지 마루망 단조 아이언만의 특성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클럽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타를 하다 보니, 나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마루망 단조 아이언으로 스윙을 하면서 좋았던 점도 있다클럽이 무겁다 보니 백스윙을 아주 조심스럽고 천천히 하게 된다는 것이다.

 

좀 더 오랜 기간 사용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마루망 단조 아이언에 적응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루망 단조 아이언으로 처음 스윙을 했을 때보다는 많이 익숙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은 나에게 여전히 부담스러운 클럽이다.

 

시타를 하고 클럽을 평가를 하기에는 나의 실력이나 나의 스윙이 모두 부족한 것 같아서 마루망 단조 아이언에 대한 시타 후기는 이렇게 간단하게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