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내 마음 속의 프로

빈스 윙 2010. 7. 30. 14:00

마음 속으로 존경하는 프로가 있다.

처음 대면하는 날. 프로님은 자신이 어떤 프로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현재 어디서 레슨을 하고 있으며 하는 등등의 소개를 먼저 했다. 어찌 보면 회원과 처음 대면하는 날 이런 소개 정도는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골프장에서는 몇 달을 다녀도 프로가 샷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고, 어떤 자격으로 레슨을 하는지도 모르고 레슨을 받는 경우도 있다.

 

내 마음속의 프로는 자기소개가 끝나고 회원들과 개별면담을 시작했다.

처음 시작하는지? 구력은 얼마나 되는지?

골프를 하는 목적 또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한 달에 필드에는 얼마나 나가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마치 의사가 환자에게 문진 하듯이 그냥 묻고 마는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기록을 했다. 그리고 개인별로 레슨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셨다. 어느 정도로 꼼꼼하게 프로그램을 준비했냐 하면, 같은 비기너라도 신체특성에 맞게, 연령대 별로 각각 다르게 프로그램을 준비하신 것이다.

 

그리고 수업에 들어가는 한편, 주말에 회원들과 시간을 맞춰서 이론강의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했는데, 회원들의 열의가 내가 경험했던 그 어떤 강의보다 적극적이었고, 흥미진진한 강의였다. 강의 내용은 처음에는 골프개론으로 시작해서 멘탈까지 다양하게 진행되었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그런 강의였다.

 

하루는 처음오신 회원과의 대화를 잠깐 듣게 되었다. 이 회원은 아마추어 야구선수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프로가 골프스윙으로 인해서 야구스윙이 깨질 수도 있는데, 괜찮습니까?” 라고 물었고, 회원은 야구도 하고 싶고, 골프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후, 이 회원의 스윙을 보게 되었는데, 그립은 베이스볼 그립으로 아주 편안하게 잡고 있었고, 스윙은 뭔가 어색해 보였는데,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었다. 레슨을 하기 전에 다른 회원들과는 다른 스윙, 다른 폼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정말로 기가 막힌 맞춤레슨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모든 회원들을 골프라는 표준틀에 넣어 교과서적인 레슨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개성과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여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

 

똑같이 릴리스가 안 되는 회원들의 처방이 서로 다르다. 릴리스가 안 되는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처방도 다르다는 것이다. 결과를 결과로만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아서 회원들에게 깨닫게 해주는 레슨이다. 그리고 그 처방에는 릴리스를 이렇게 해라 또는 이렇게 하지 말라는 내용이 없다. 주로 전 동작에서의 문제를 지적해서 릴리스의 전 동작을 고치도록 유도한다. 처음에는 몇몇 가지 처방으로 치료를 했는데, 워낙 다양한 회원들을 접하다 보니, 연구를 많이 하게 되고, 요즘에는 그 처방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나도 레슨프로가 되면, 이런 프로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