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광저우 아시안게임 양궁얼짱 기보배의 템포

빈스 윙 2010. 11. 24. 12:23

광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이 열린 11월 21일. 국내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갑자기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바로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우승한 기보배 선수다. 언론에서는 기보배 선수에 대해 마구 떠들어댄다. 한 마디로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난리법석이었다.

 

"양궁에도 숨겨진 얼짱이 있었다."

"고비마다 과감한 슈팅으로 한국을 위기에서 건져낸 기보배."

"깜찍한 외모의 기보배."

"1m68cm의 큰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기보배."

"귀여운 눈웃음이 매력적인 기보배."

"이번 아시안 게임이 낳은 얼짱 신궁 기보배."

 

        

 

온갖 수식어로 찬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기보배의 속사포 슈팅이다. 양궁에서는 각 슈팅당 15초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기보배는 활시위를 당긴 뒤 3초만에 슈팅을 할 정도로 속사포 슈팅을 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양궁은 골프와 닮은 점이 많은 운동이다. 멘탈적인 요소가 크다는 것도 그렇고, 타겟에 집중해야 하는 것도 그렇다. 그리고 가장 유사한 점은 리듬과 템포 그리고 타이밍이다. 우리는 흔히 스윙템포가 너무 빠르다는 얘기를 듣는다. 스윙템포가 너무 느리다는 얘기는 별로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스윙템포가 너무 빠른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리듬감으로 스윙을 할 수 있다면, 기보배 선수와 같이 템포를 빠르게 가져갈 수도 있다. 아마추어에게 스윙템포를 느리게 하라는 조언은 스윙템포가 빨라짐으로 인해 성급하고 조급하게 스윙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지 스윙템포가 빠른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스윙템포가 빨라짐으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우려해서 스윙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라는 말을 많이 하는 것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스윙템포를 일정하게 가져 간다는 것은 일정한 속도로 스윙을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게 스윙을 한다면 가속도가 붙지 않아 클럽을 휘두를 수가 없게 된다. 스윙의 각 동작에서 빨라야 할 때는 빠르게 그렇지 않아도 될 경우에는 최대한 느리게 스윙하는 것을 얘기한다.

 

나는 한 때 백스윙을 무지 느리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윙템포가 빠르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이렇게 백스윙을 느리게 하는데 무슨 소리야?' 라며 그 말을 무시한 적이 있다. 사실은 그 당시 나의 스윙에서 스윙템포가 빨랐던 것은 다운스윙의 시작지점에서 갑자기 빨라졌던 것이다. 전체적인 스윙의 템포가 빠른 것이 아니라 스윙의 리듬을 깨는 갑작스럽게 빨라지는 스윙을 구사했던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기보배 선수처럼 전체적인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은 그로 인한 부작용만 생기지 않는다면 굳이 일부러 템포를 느리게 가져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과감하면서도 공격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골퍼들은 한 번쯤 기보배 선수의 템포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보배 선수가 과감하기는 하지만 차분하다는 것과 공격적인 슈팅을 하면서도 두려움없이 자신감을 가지고 슈팅을 한다는 것은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