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혹시 골프스코어에 대해 착각하고 계시지는 않으세요?

빈스 윙 2010. 11. 25. 08:03

"골프를 즐겨라. 그래 그냥 즐기자"

많은 골퍼들이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의외로 스코어에 많이 집착을 하는 것을 본다. 왜냐하면 골프라는 스포츠의 결과가 스코어로 나오다 보니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고 성적을 궁금해 하듯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타수의 차이에 대해서 의외로 관대(?)하다. 내가 110개를 깨는 것이 목표였던 시절 108타를 치는 동반자를 만만하게 생각했었다. 당시 나는 112~118타 정도 치는 그야말로 초보 중에 초보였는데 4타에서 8타 차이를 우습게 알았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100타 내외를 치는 백돌이가 95타 내외를 치는 나를 우습게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불과 5타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해서 그리 많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120타를 치던 시절부터 90타를 향해 가는 현재까지 내가 타수를 줄여 온 과정을 보면 골프에서 평균타수로 1~2타 차이는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다.

 

제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투어프로들은 1타 차이로 랭킹이나 상금순위가 뒤바뀌는 것은 물론 우승과 준우승자에 대한 대우는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프로가 아닌 우리 순수 아마추어들의 입장에서도 골프에서 1~2타를 줄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쉽게 생각하는 1~2타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하는지 아마추어 고수님들께서는 모두 알고 계시리라 생각된다.

 

100타를 넘겨 치는 백돌이들의 세계에서는 1~2타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싱글의 세계보다는 1~2타를 줄이는 것이 아주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타를 깨고 90대 타수에 들어서고 다시 90타의 벽을 깨면 1~2타를 줄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을 하게 될 것이다.

 

굳이 프로세계에서의 1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89타와 91타는 2타 차이지만 라운드의 내용와 골퍼의 게임운영 능력을 분석해 본다면 결코 작지 않은 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운드를 하면서 1타 1타가 모두 중요하고, 그 1타의 차이가 결코 작지 않다는 생각으로 라운드에 임하면 게임을 포기하는 홀도 없어질 뿐더러 좀 더 신중하게 라운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라운드를 하다보면 그 날의 동반자 성향에 따라 첫 홀은 올 보기 또는 올 파를 외치는 경향이 있다. 나야 내 스스로 스코어카드를 따로 적으니 정확한 스코어가 나오게 되지만, 대부분의 백돌이 골퍼들은 캐디가 적어준 스코어가 진실이라고 믿는다. 아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더라도 그것이 실제 자신의 스코어라고 믿고 싶어한다. 나의 경우 캐디가 스코어카드에 적는 타수와 내가 직접 작성한 스코어카드의 타수가 최대 5타까지 차이가 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캐디가 5타 적게 기록했다는 뜻) 사전에 잘 부탁한다는 말을 스코어카드에 잘 적어달라는 말로 알아들었는지 오비와 헤저드에 빠진 벌타를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백돌이들이 이러한 스코어카드를 받아들었다면 스코어카드에 적힌 숫자가 자신의 스코어라고 착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의 라운드 내용을 복기할 능력도 없고 자신의 라운드 상황을 기억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홀에서의 스코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백돌이들이 많은데 백돌이가 전체 라운드를 기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에서 백돌이들은 자신의 스코어를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스코어를 자극제로 삼아 연습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스코어가 나온다 하더라도 스코어에 연연해 하지는 말자. 왜? 사실 그 스코어는 자신의 실력을 과대포장한 스코어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돈 내기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우리 백돌이들은 그저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듯이 한 타 한 타에 집중하고 스코어에는 집착하지 말자. 백돌이들의 스코어는 크게 의미가 없다는 말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