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윙 혹은 라운드 중에 보상작용을 경험해 보셨나요?

빈스 윙 2010. 12. 1. 08:20

'스윙 중에 발생하는 보상작용이란 어떤 것일까?' 하고 많이 궁금했는데 최근에 몇 차례 이러한 보상작용을 느꼈다. 이러한 보상작용은 심리학과 뇌의학에서 주로 다뤄지는 문제인데, 심리적인 요소가 많은 골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심리학에서는 정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경우 그것을 보충하려는 심리작용으로 표현을 하고 있으며, 뇌의학에서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라는 표현을 써서 손상된 좌뇌를 보상하기 위해 우뇌가 비약적으로 발달해 천재성을 보이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 '레인맨'에 나오는 더스틴 호프만을 들 수가 있다. 사회학적으로는 자신의 열등의식이나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불만이 강할 때 불쾌한 감정을 보충하려는 행동(방화나 살인 등)으로 보고 있다.

 

최근 라운드에서 몇 차례 보상작용이라고 느껴지는 스윙을 경험했다. 골프에서의 보상작용은 뭔가 평소의 스윙과 다르다는 신호를 뇌가 감지하게 되면 이를 바로 잡으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는데,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서 내리는 뇌의 명령을 가장 빨리 수행할 수 있는 근육은 작은 근육들이다. 결국은 골프에서 금기시 하고 있는 손목을 쓰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그 밖에 스윙궤도에도 영향을 준다.

 

내가 최근에 느낀 보상작용은 백스윙이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스윙시에 뭔가 보정하려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주로 폴로스루를 하면서 보상작용이 일어났음을 감지하게 되는데 백스윙에서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낄 수 있을 뿐 동작을 멈추거나 제어할 수는 없게 되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평소와는 다른 스윙궤도를 그리면서 폴로스루를 했다는 것만 감지했다.

 

스윙궤도에 영향을 주는 보상작용의 대표적인 예는 초보골퍼들의 에임이다. 공을 목표한 방향으로 티에 올려 놓고 공 앞에서 어드레스를 하고 목표지점을 보면 평소에 습관대로 어드레스했던 것보다 많이 좌측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에임을 바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깨를 정렬선으로 어드레스를 했던 초보들은 처음 에임을 잡았던 방향대로 스윙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평소 습관과 다르다는 것을 무의식 중에 뇌에서 감지하여 스윙 중에 골퍼의 스윙을 바꾸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좌뇌와 우뇌의 얘기는 이미 블로그에 올린 바가 있다.)

 

에임에 대한 또 다른 한 가지는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이 어드레스를 하면서 어깨선을 중심으로 에임을 잡을 경우 오른쪽을 향해서 서게 된다. 그리고 잠재의식 속에 슬라이스가 나지는 않더라도 공이 항상 오른쪽으로 가는 것을 의식하여 왼쪽으로 잡아 당기는 샷을 한다.

 

이러한 보상작용은 의외로 아마추어 골퍼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스윙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 자신이 조준선 정렬을 한대로 똑바로 앞으로 공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이 타겟의 오른쪽으로 간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보상작용은 이러한 오차를 극복하기 위해 당기는 샷을 만들게 되고 이것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에임은 항상 오른쪽으로 서고 스윙은 항상 당기는 스윙을 하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나중에 이러한 현상을 발견하고 교정하려고 하면 에임 잡는 법도 교정해야 하고, 스윙도 교정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골프에서의 보상작용은 위와 같이 스윙 중에 순식간에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스윙 후에 다음 샷을 할 때도 나타난다. 골프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골프 스윙이 나빠지는 가장 크고 유일한 이유는 골퍼가 샷의 결과를 보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뜻으로 이런 말을 했을까? 골퍼가 자신의 샷을 보지 않으면 뭘 보란 말인가? 조금은 뚱딴지같은 엉뚱한 말인것 같다.

 

하지만 다음 설명을 들으면 많은 골퍼들이 공감을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럼 여기서 한 번 눌러 주시면 힘을 내어 더욱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한 행동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무의식적인 행동은 주위에서 바로 지적하지 않으면 본인은 잘 모른다. 그래서 나 같은 초보골퍼들은 라운드를 하면서 수 많은 무의식적인 스윙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윙궤도의 문제로 인해 초보골퍼들이 겪는 슬라이스나 어느 정도 구력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훅은 일단 예외로 하고 일반적인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다. 평소에 거의 스트레이트성 구질을 가지고 있는 골퍼의 티샷이 심한 슬라이스가 나서 공이 오른쪽 러프지역으로 갔거나 OB가 났을 경우, 다음 티샷은 왼쪽으로 당겨치는 샷이나 심한 훅이 날 확률이 아주 높다. (정확한 통계자료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경험과 주위에 다른 골퍼들을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왜 이렇게 되는지를 보상작용을 통해서 설명할 수 있다.

 

라운드 도중 난을 쳐 본 경험이 있는 골퍼들이 있을 것이다. 좌탄 우탄 공의 방향이 정말로 내 맘대로가 아닌 공 맘대로 가는 그런 경험이 있거나, 그렇게 치는 골퍼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평소에 스트레이트성으로 잘 치던 골퍼가 이런 경우가 생기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왜 그렇게 되는지 정작 골퍼 자신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가 십중팔구 보상작용에 의한 스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가 2010 쾌일 할로우(Quail Hollow Champ)에서 2라운드 합계 9오버파를 기록했을 때(컷 탈락)와 2010년 8월에 개최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합계 18오버파 298타를 기록했을 때, 타이거 우즈의 티샷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좌탄 우탄이었다. WGC에서 그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39.3%에 그쳤고, 그린 적중률 또한 48.6%에 불과했다. 물론 의문의 교통사고와 성추문에 시달린 후유증도 있었겠지만 어느 정도의 보상작용에 의한 스윙을 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다.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미스샷이 심한 슬라이스가 났을 경우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본능적으로 왼쪽으로 보내려는 스윙을 하게 된다. 이는 인간이 가진 무의식이 주도하는 자연스러운 보상작용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스러운 보상작용이 스윙을 망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는 무의식이 주도하는 행위이므로 노력만 한다면 우리의 의지로 충분히 바로 잡을 수 있다.

 

'스윙을 하면서 이것 저것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하면 할 수록 스윙이 망가진다' 라는 말을 들어 본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몸이 기억하고 있는 스윙을 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아무 생각을 하지 말고 스윙을 하라고 한다. 여기에서 아무 생각하지 않고 하는 스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스윙을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좋다. 하지만 다음 샷에 대한 생각은 반드시 해야 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러운 보상작용으로 나올 수 있는 스윙에 대해서는 자신의 평소 스윙을 할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해서 샷을 해야한다. 한 마디로 정신을 차려야 하고 조금의 긴장 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웃-인의 스윙궤도를 가지고 있는 초보골퍼들이 스윙중에 무의식적으로 왼쪽으로 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잘못된 보상작용으로 아웃-인의 스윙궤도는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슬라이스가 나서 공이 오른쪽으로 갈 것만 염려하여 나오는 것이다. 슬라이스가 쉽게 고쳐지지 않는 이유도 우리의 무의식적인 보상작용 때문이라면 너무 과장된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히 보상작용으로 인한 이유는 존재한다.

 

이러한 보상작용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골프를 하는데 있어서 나쁜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무의식적인 보상작용이 의식적인 행동으로 변화하게 되어 스윙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스윙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좋지 않은 스윙으로 변해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보상작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나쁜 스윙을 경계해야 한다. 물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행동에 대해 의식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보상작용에 대해 알고, 라운드에서 대처하는 골퍼라면 최소한의 도움은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