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하기 어려운 월급쟁이 주말골퍼의 현실

빈스 윙 2010. 12. 23. 08:30

오늘은 월급쟁이 주말골퍼의 현실을 짚어보고자 한다. 스크린 골프가 많이 보급되면서 골프가 대중화되어 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조사를 통해서 필드에서의 라운드 경험은 없고 오직 스크린 골프만 즐기는 골퍼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이 통계를 보면서 나는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필드에서의 라운드를 외면하고 스크린 골프장으로 향할 수 밖에 없는 서글픈 월급쟁이 주말골퍼의 현실에 대해 몇 자 적어볼까 한다.

 

먼저 라운드비용이 만만치 않다. 비싸고 싸고를 떠나서 월급쟁이 사원이 즐기기에는 그 부담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골프장에 붙는 각종 세금들이 그린피를 비싸게 한다는데 이제는 말도 안되는 그런 불합리한 세금은 없앨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전에야 귀족운동이니 뭐니 해서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운동으로 치부되었지만 지금이야 20대 젊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월급쟁이 사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큰 맘 먹어야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라운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제발 그린피를 현실화 시켜서 큰 맘 먹지 않고도 쉽게 골프장을 찾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는 연봉 많이 받아서 돈이 남아 도는(?) 월급쟁이 골퍼가 있다 하더라도 부킹이 문제다. 최근 몇 년간 수 많은 골프장이 건설되며 큰 폭으로 늘어 났지만 비회원에게 (주말)부킹이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런가 하면 어느 지방 골프장에서는 내년에 회원들에게 환급해야 할, 수 조원의 환급금으로 인해 파산위기에 처해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한쪽에서는 계속 건설하고, 한쪽에서는 환급금을 돌려 주지 못해서 파산위기에 처해 있고, 한쪽에서는 라운드 할 골프장이 없어서 골프를 못하고. 무슨 이런 해괴망칙한 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뭔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골프장의 운영 또는 회원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주말에만 골프를 치려는 월급쟁이 주말골퍼들에게 문제가 있는건가?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전문가들이 나서서 골프장도 살리고, 월급쟁이 주말골퍼들도 지금보다 아주 쬐끔만이라도 쉽게 부킹이 되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세 번째로는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언젠가 우연히 골프 연습장에서 거래처 직원(대리)을 만났다. 20대 총각으로 거래처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어서 그저 얼굴과 이름만 아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 직원이 나에게 다가와 하는 말 ;

"저~~ 저희 사장님께는 제가 골프한다는 말을 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물론 나는 그러겠노라 대답했지만, 왠지 우리세대를 쫌생이로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그 직원은 자신이 골프를 하는 것을 사장이 알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어째든 월급쟁이 주말골퍼는 상사의 눈치도 봐가면서 골프를 해야 하나보다.

 

월급쟁이 주말골퍼! 정말 서글프다. 사장들이야 원하는대로 라운드 할 정도의 경제적인 형편되고, 회원권이 있으면 부킹도 잘 되고(요즘에는 회원권이 있어도 주말부킹이 잘 안되는 골프장도 많음), 라운드 하고 싶으면 굳이 주말, 주중을 가릴 필요가 없고, 직원에게 골프치는 것을 비밀로 할 필요도 없다.(주중에 라운드를 할 때 직원들에게 미안해 하는 사장도 있음)

 

하지만 월급쟁이 주말골퍼의 실정은 말이 좋아 주말골퍼지 한 달에 한 번 라운드 할까 말까한 월말골퍼에다가 이것 저것 걸리는 것도 많고 눈치 볼 곳도 많은 게 현실이다. 이래 저래 월급쟁이 주말골퍼들은 정말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한국민의 꿋꿋함을 보이며 힘겹게 골프를 하고 있다.

 

정말 골프를 좋아하고 라운드도 자주 나가고 싶은 월급쟁이 주말골퍼들에게 그린피에 붙는 각종 세금이 내년부터는 싹 다 없어지고, 원하면 언제든지 부킹할 수 있는 골프장이 단 하나만 이라도 생기고, 말단 사원도 사장과 함께 골프를 같이 칠 수 여건이 하루 빨리 조성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담아 이 글을 적어 본다.

 

월급쟁이 주말골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