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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 강호동 장타자 될 뻔 하다 (1/6)

빈스 윙 2010. 7. 9. 13:00

김병만이 강호동을 꼬드겨서 드라이버 샷 시합을 했다.

힘 하나 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강호동이 흔쾌히 승락하고 경기가 진행된다.

 

먼저 김병만이 샷을 했는데, 240여 미터를 날아갔다.

만만치 않은 거리임에도 강호동이 콧방귀를 뀐다.

남자가 한 300미터 정도는 나가야 남자지. 자~~알 봐!

 

강호동이 샷을 했는데 힘만 잔뜩 들어가고 스윗스팟에 맞지도 않았는지 쪼루가 났다.

다시 한번 기회를 얻어 샷을 했는데 이번에는 누가 하늘 위로 높이 올리나 경기를 했으면 우승을 했을 정도의 샷을 했다.

 

무슨 로케트도 아니고 공을 왜 하늘로 퍼 올려?

 

김병만에게 싹싹 빌어가며 다시 한번 기회를 얻어서 샷을 했다.

잘 맞은 것 같은데 거리는 200미터에도 못 미친다.

 

자존심을 구긴 강호동이 수소문 끝에 골망산(골프에 미쳐서 망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도를 닦고 있는 산이라고 함)에 있는 도사를 찾아 갔다. 과연 수 많은 도사들이 있었는데 가장 먼저 만난 도사는 힘빼도사 였다.

 

강호동 : 도사님! 우짜면 뱅만이보다 거리가 많이 나갈 수 있는교?

힘빼도사 : 힘을 빼야 하느니라~~

 

강호동 : 우짜면 힘을 뺄 수 있는교?

힘빼도사 :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일을 하고 있으니 내가 선물로 힘을 뺄 수 있게 해 주마.

 

모든 도사들이 그렇듯이 그 다음에 힘빼도사가 한 말은???

 

힘빼도사 : 단, 한 가지 지켜야 할 것이 있느니라~~~

강호동 : 그게 뭔데예?

 

힘빼도사 : 이 산을 내려 가는 즉시 힘을 빼고 스윙을 하게 될 것인데, 욕심을 내어 더 멀리 보내려고

        "힘 좀 줘 볼까?" 하는 생각만 해도, 그 다음부터는 영원히 힘 빼고 스윙을 할 수 없느니라.

         어디 할 수 있겠느냐?

강호동 : 내 한번 해 볼랍니더. 거리만 많이 나가면 되는거 아임니꺼?

 

산에서 내려 온 강호동은 김병만을 불러서 다시 경기를 했다.

김병만은 예전보다 더 정교해진 샷으로 역시 250미터 정도를 날렸다.

강호동이 또 콧방귀를 뀐다.

남자가 한 300미터 정도는 날려서 남자지. 자~~알 봐!

 

강호동이 샷을 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힘이 쫘~~악 빠지면서 공이 멀리 멀리 날아갔다.

근데 오비다.

 

다시 한번 사정을 해서 한 번 더 샷을 했는데 역시 마찬가지다.

계속 오비가 나는 것을 보고 있던 김병만이 얼마든지 샷을 하라고 하면서 약까지 올린다.

하지만 계속 오비 잔치를 벌인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 잘 친 샷이 나왔는데 김병만을 능가하는 거리가 나왔다.

 

강호동 : 300미터는 쬐매 안 되는 것 같은데, 남자가 이 정도는 쳐야지.

김병만 : 265미터가 300미터 쬐매 안 되는 거리야? 남자가 300미터는 쳐야 한다며?

강호동 : 그래? 좋다. 내 다시 한번 보여주지.

 

다시 샷을 하기 시작한 강호동은 한 시간째 오비만 내다가 285미터 까지 공을 날려 보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그 순간,

 

강호동이 생각한다. 이 영감탱이가 거짓말 한거 아니야? 힘 빼고 285미터 까지 나가는데, 힘을

쬐매만 더 주면 300미터 나가겠네.

 

강호동이 다시 클럽을 잡는다. 신중하게 샷을 한다. 팔뚝에 힘이 들어 가기 시작한다.

드디어 샷!!! ~~ 딱!!!

꼴랑 150미터 나가고 만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그 영감탱이 말이 거짓말이 아니었나 보다.

다시 샷을 해 보지만 잘 나가야 160미터다. 영감탱이 말대로 힘 빼고 스윙을 할 수가 없다.

 

강호동 이제 골프를 포기해야 하나? 영감탱이를 아니 도사님을 찾아가 싹싹 빌고 살려 달라고 해야 하나?

 

[후기]

여기서 강호동이 바로 내가 아닐까 생각한다.

욕심이 골병들게 하고,

욕심이 거리를 줄이고,

욕심이 스코어를 망치고,

욕심이 스윙을 망치고,

욕심이 골프를 어렵게 하고,

욕심이 화근이다.

 

강호동 시리즈 다음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