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구력 2년차, 한 해를 마감하며...

빈스 윙 2010. 12. 31. 08:30

2010년 한 해는 나의 골프인생에 있어서 특별한 해였다. 작년 이 맘때 나의 목표는 평균스코어 110타를 깨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이루지도 못하고 올해 1월2일 꽁꽁 얼어있는 필드에서 심하게 뒤땅을 치면서 '엘보우'라는 지겹고 징그러운(?) 골병에 시달리기 시작하면서 골프를 접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막 골프라는 운동에 불이 붙기 시작한 시점에서 골프를 그만 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는지 유선방송 골프채널을 보면서 골프를 하고픈 마음을 달래가며, 그것으로도 성이 안차서 그 동안 골프를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때는 이런 블로그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워드에서 작업을 하면서 예전에 다녔던 연습장 카페에 골프관련 질문도 하고, 내가 느낀 점들을 카페에 올리면서 6월이 되서야 블로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약 5개월간 생각만 하던 골프에서 벗어나 6월 19일 라운드를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96타 라베를 찍은 것이다. 세상에 6개월 남짓한 기간에 내가 한 일이라고는 유선방송 골프채널을 본 것과 골프에 대한 생각을 워드에 정리한 것 그리고 몸이 근질거려서 한 손 스윙연습과 하체운동을 한 것이 전부인데, 110타를 깨는 것이 목표였는데 106타도 아니고 96타라니... 골프장(용원CC)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는 하지만, 예전에도 여러 번 라운드를 했던 골프장이고 제일 잘 쳤던 스코어가 107타로 기억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날의 나는 내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7월에 두 번의 라운드. 그러면 그렇지. 100타와 107타. 96타를 치고 자만해졌는지 타수는 또 다시 110타를 향해 치닫는 느낌이 들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제는 왠만해서는 110타 이상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리고 8월, 6번의 라운드를 가졌다. 뙤약볕 아래서 얼굴과 팔을 그을려 가며 라운드를 했고, 올해 안으로 안정적인 90대 타수를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두 번의 퍼블릭 코스에서 92타를 기록하고 생애 처음으로 버디도 했으나 9홀을 두번 도는 퍼블릭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이 스코어와 버디는 내 스스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 4번의 라운드에서 102, 96, 99, 99타를 기록했다. 올해 정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9월, 추석연휴가 껴 있는 관계로 2번의 라운드에 그쳤고, 6월 96타 라베를 찍었던 골프장(같은 코스)에서 101타를 기록하며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또 한 번의 라운드도 100타에 그쳤다. 8월에 나간 퍼블릭 코스의 스코어를 제외하고 9번의 라운드 평균 스코어가 정확하게 100타. 이제는 평균타수를 90대로 끌어내리는 일이 남아있다.

 

저에게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10월 입니다. 축하하는 의미에서 클릭 한 번 하고 넘어가면 어떨까요?

 

 

그리고 10월, 정말로 골프하기에 좋은 계절이 왔다. 5번의 라운드를 가졌는데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은 가슴이 벌렁거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첫 번째 라운드에서 6월에 라베를 찍었던 골프장에서 또 한 번 96타를 기록하고, 평소에 어려운 골프장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좀 어려운 골프장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간 곳이 양산CC. 역시 어려웠다. 100타. 그리고 중국원정 라운드에서 좀 어려운 골프장에서 치자고 요청하여 친 결과는 99타.

 

그리고 10월의 4번째 라운드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터졌다. 이제부터 96타는 나의 라베가 아니었다. 생애 처음으로 8자를 그렸다. 87타. 그야말로 나에게는 신들린 샷의 연속이었다. 분실구라고는 헤저드에 빠뜨린 공 1개 (벌타 역시 오비없이 헤저드 1벌타). 그 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트리플없이 파와 보기를 각각 7개씩 기록했다. 10월 마지막 라운드는 에이원CC였는데 93타로 라베 후유증없이 스코어를 끌어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11월에 3번의 라운드도 97, 93, 99타로 무난하게 마감했다. 12월에는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 가능하면 라운드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골프친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4번의 라운드를 하게 되었다. 새벽 라운드는 정말이지 너무 추워서 따뜻한 안방만 생각이 났다. 그리고 지난 1월2일의 악몽이 떠 올라 제대로 공을 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100타를 넘기지 않고 꾸준하게 90대 타수를 유지하며 올해 평균스코어 97.32타, 최근 5라운드 평균 94.60타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내년 목표는 90대 초반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올해보다 스코어를 낮추기는 더 힘들어지겠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도전해 보고 싶다. 올해가 10타 이상 줄인 해였다면, 내년에는 평균타수 5타 정도 줄일 수 있는 해로 만들 각오를 다져본다. 이 글을 읽는 모든 골퍼들도 새해에는 더욱 더 향상된 실력으로 재미있는 골프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새해에는 버디도 많이 잡으셔서 남으면 저에게도 나눠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