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그린피는 세금 때문에 비싸다고 칩시다

빈스 윙 2011. 1. 17. 08:30

지난 2008 10월부터 일몰제로 시행되었던 조세특례제한법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골프장 이용료(그린피)가 올해부터 25천원 에서 4만원 정도 인상되었다. 그 간 지방 회원제 골프장 입장객이 냈던 개별소비세, 교육세, 농어촌특별세(21120)와 체육진흥기금(3000)이 다시 부과되고, 골프장의 재산세와 취득세 등의 세금이 다시 고율의 세금을 적용 받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골퍼들이 느끼는 체감 그린피는 지역과 골프장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25만원을 상회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의 경우 그 동안 라운드를 하러 간다고 하면, 캐디피와 카트비를 포함하여 20만원 정도의 비용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최소 25만원 정도의 비용은 각오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린피가 인상되는 것은 세금이 많이 붙어서 그렇다 치자. 그린피 이외에도 골퍼들이 지출해야 하는 비용으로는 그린피와 카트비 그리고 식, 음료비용 등이 있다. 물론 캐디피도 있지만 이것은 논외로 하겠다. 그 이유는 글 말미에 언급하려고 한다.

 

지난 해 12 24일부터 1 6일까지 J골프와 에이스회원권 홈페이지를 통해 2011년 골프장과 관련한 골퍼들의 희망사항 또는 불만사항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역시 비싼 그린피가 63%의 압도적인 지지(?) 1위를 차지했다. 그래, 그린피가 비싼 것은 아직까지 골프를 귀족 스포츠로 인식하는 관료들의 세금폭탄으로 인한 것이라고 넘기겠다.

 

설문조사에서 2위와 4위에 오른 그늘집 음식가격인하(14%)와 클럽하우스 음식가격인하(7%)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한다. 항목을 그늘집과 클럽하우스로 나누었을 뿐, ‘골프장의 식, 음료 가격인하라는 항목으로 통합한다면, 21%를 차지하는 높은 수치다.

 

골프장의 식, 음료가격, 대부분의 골퍼들이 경제적인 재력(?)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식적인 차원에서 생각을 해도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중에서 1~2천원 하는 캔음료가 5천원에서 심지어는 1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보통 시중에서 5~6천원이면 먹을 수 있는 해장국 한 그릇도 1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예사이고, 몇 만 원짜리 김치찌개가 있는 곳도 있다 하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난해 말 초저가 통큰 치킨이 화제가 되었다. 대형마트는 누구나 알다시피 미끼상품이라는 것을 판매한다. ‘통큰 치킨이야 대형마트의 미끼상품이었으니, 이를 그린피와 연결해서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골프장의 주력상품은 그린피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식, 음료가 골프장의 주력상품이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하게 된다.

 

 

설문조사에서 5위에 랭크 된 또 하나의 골프장 주력상품이 있다. 골퍼들이 바라는 5위에 해당하는 항목이 바로 노 카트 운영이었다. 골퍼의 희망에 따라 선별적으로 운영하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골프장의 카트비용은 8만원 정도인 것으로 안다. 보통 라운드 시간이 5시간 정도임을 감안하면, 배기량이 제일 작은 오피러스나 체어맨을 렌트할 수 있는 비용이다.

 

소형, 준중형 자동차의 6시간 렌트비용을 무작위로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4만원 정도인데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하면 주말에도 20%를 할인하여 준다고 한다. 그러면 32천원 정도라는 얘기다. 2000cc 중형 승용차라 하더라도 6시간 기준 6만원에 20% 할인하면 48천원이다. (주중에는 30%를 할인해 준단다.)

 

5인승 전동카트의 구입비용이 1200~1500만원 정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카트 한 대가 하루에 18홀을 한 번만 돈다고 하면 6개월이면 신형카트 구입비용이 빠지고, 나머지는 모두 골프장의 수입이 된다는 내 계산이 틀리지 않았나 싶다. 내 계산이 틀리지 않고서야 골프장에서 그렇게 많은 카트비용을 내장객들에게 요구한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물론 전기 충전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는 모르겠다.)

 

설문조사에서 3위를 차지한 항목이 노 캐디 운영에 관한 것이었는데, 이 글에서 논외로 한 것은 현실적으로 당장 노 캐디를 운영한다면 그 동안 캐디로 일해 온 사람들의 생계문제라는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집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주말 골퍼들이 피하고 싶은 캐디에 대한 내용이다. 퉁명스럽고 불친절한 캐디(69%)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도 상냥하고 친절한 캐디를 만나고 싶고, 골프장에서도 경쟁력을 위해 친절과 서비스에 관련된 교육을 철저히 해서 주말골퍼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중과세 정책으로 인해 그린피를 내릴 수 없다면, 그늘집 대신에 원두막이나 평상 하나 갖다 놓더라도, 여름에는 시원한 열무국수, 겨울에는 따뜻한 칼국수 같은 것으로, 아니 메뉴는 상관없으니 만 원짜리 자장면 같은 가격만은 책정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 걸어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자유를 우리 골퍼들에게서 빼앗아 가지만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