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골프를 했으면 얼마나 했다고 이런 글을 쓰는지 모르겠다. 지금 내 코가 석잔데, 누구를 위한 글을 쓴다는 게 어불성설 같기도 하지만, 내가 골프에 대해 많이 알아서 우쭐거리는 마음으로 쓰는 것도 아니고, 자랑하려고 쓰는 것은 더 더욱 아니다. 그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왕초보 골퍼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구력이 어느 정도 되신 고수님께는 '예전에는 나도 그랬지' 하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이제 우수가 지났고 경칩이 와서 누렇게 변했던 잔디가 푸르름을 머금어 갈 때쯤이면 겨우내 골프에 입문했던 새내기 골퍼들이 가슴 설레는 마음으로 첫 라운드를 준비하게 될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흥분된 마음으로, 대입수능을 며칠 앞둔 수험생의 마음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처음 가보는 골프장. 당연히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남모를 기쁨과 흥분이 새내기 골퍼의 몸과 마음을 들뜨게 한다. 나의 경우 생애 첫 라운드를 외국에서 하게 되었는데, 먼저 공항에서 세관에 골프채를 신고하러 갔더니 쓰던 채는 신고할 필요가 없단다. 그리고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자마자 골프장으로 직행. 그런데 골프장에 갔더니 아무도 골프공과 티를 주는 사람이 없다. 알고 보니 골프공과 티는 골퍼 스스로 준비해야 한단다. 그래서 골프장 프로샵에서 골프공을 구입했는데 골프공이 그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 첫 라운드부터 개망신이다.
초창기에는 라운드 준비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도 빼 먹는 것이 많았다. 심지어는 한 여름에 갈아 입을 내의를 준비하지 않아 소위 말하는 노팬티로 돌아온 적도 있다. (땀에 절어서 도저히 다시 입을 수가 없었으니까.) 처음 라운드를 준비할 때는 경험이 있는 골퍼에게 묻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첫 라운드를 준비하는 경우에는 여분의 공을 많이 준비하는 게 좋다. 공을 많이 잃어버리기도 하고, 공을 찾는데 소비하는 시간으로 인해 다른 동반자나 뒷팀의 라운드를 지연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공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깝다면 로스트볼을 많이 준비하고, 그것도 아깝다면 충분한 실력을 키워서 분실구를 만들지 않으면 된다. 어째든 공이 부족하여 동반자들에게 손을 내미는 일은 가능하면 없도록 하자. 왜냐하면 공을 좀 치는 동반자의 경우 공 한 개에 자장면 한 그릇 값도 넘는,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는 공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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