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캡이 높은 골퍼일수록 자신이 골프 교습가의 자질을 타고났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라는 얘기가 있다. 이는 ‘90대 타수 골퍼는 청하지 않아도 레슨을 하고 싶어 안달이고, 80대 골퍼는 청하면 몇 마디 레슨을 해주고, 70대 골퍼는 돈을 주어야 레슨을 한다.’ 는 말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정말로 우리 아마추어 골퍼들의 마음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이 아닐까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골퍼도 있지만, 그 마음이야 비슷비슷할 것 같다.
연습장에서 아마추어 골퍼끼리 조언을 해주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귀찮을 정도로 연습도 못하게 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러한 조언이 정작 상대 골퍼들에게 도움이 되기 보다는 스윙을 망가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오늘 얘기를 시작하려 한다. 그리고 이 글은 내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골프에 대해서 보통수준의 평범한 골퍼보다 많이 생각하고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는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는 골퍼들의 스윙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정말 아니다 싶은 스윙을 하는 골퍼들에게는 진심 어린 한 마디 조언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의식적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꾹 참는다.
내가 골프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고, 다른 사람들의 스윙을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는 것을 아는 주위의 골퍼들은 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어떨 때는 자신이 연습하는 연습장으로 와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이런 때면 나는 마음 속으로 ‘말을 아끼자’ 라고 되뇌고 약간의 조언을 해주기도 하는데 내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다.
막연하게 ‘제 스윙 좀 봐 주세요’ 라고 하는 골퍼에게는 그냥 스윙을 봐주기만 한다. 그 스윙에 대한 평가나 조언은 절대 하지 않는다. 아마도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모양인데, 그야말로 원 포인트 레슨을 해달라는 것이다. 사실 나는 내가 그 정도의 실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제가 머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봐 주세요’ 또는 ‘저의 스윙궤도가 바깥쪽에서 들어오는지 봐 주세요’ 또는 ‘백스윙 때 클럽의 위치를 좀 봐 주세요’ 이런 류의 요구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봐 주고 알려준다. 하지만, 어떻게 고치는 게 좋겠다는 얘기는 가급적 하지 않는다. 내 눈에 거슬리는 스윙동작을 잘못 알려주거나, 스윙교정에 대한 나의 생각을 초보골퍼들에게 그대로 말한다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같이 연습하는 골퍼들이나 친구들에게 조심스럽게 조언을 해 주는 경우도 있다. 나의 연습방법이나 내가 스윙을 교정했던 방법 그리고 코스매니지먼트 등 골프스윙의 기술적인 부분 이외의 것에 대해서는 얘기를 해주는 편이다. 하지만 이것도 ‘내 생각에는’ 또는 ‘나의 경우에는’ 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나에게 효과적이었던 연습방법이나 교정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도 효과적이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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