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노동으로 하는 골프와 운동으로 하는 골프

빈스 윙 2010. 11. 12. 12:49

'노동은 운동효과가 없다' 라는 논문을 읽은 적이 있다. 논문의 요지는 노동과 운동의 생리학적 매카니즘은 동일하나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있다고 역설하는데, 그 차이는 '즐거움'이 있느나 없느냐, 마음이 동해서 하느냐 억지로 하느냐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노동을 운동처럼 할 수도 있고, 운동을 노동처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태능 선수촌에서 메달을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온갖 부상에 시달리고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지만, 이를 악물고 견뎌낸다. 그들에게는 운동이 노동이 될 수도 있다. 살아 남기 위한 힘겨운 투쟁이다. 반면, 봄철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손길에서 노동이 아닌 운동을 찾을 수 있다.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뿌리는 씨앗에 농부의 희망이 담겨있고,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즐겁기만 하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좋아서 즐거움으로 하는 노동이기 때문에 노동을 운동으로 하거나 노동에 운동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의 결론은 '즐기면 운동 그렇지 못하면 노동'이 되는 셈이다.

 

그러면 우리는 골프를 운동으로 하고 있을까? 노동으로 하고 있을까?

연습장에서 맹목적으로 작대기를 휘두르는 행위는 잘못하면 노동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운동의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손에는 물집이 생기고, 갈비뼈는 저려오고, 몸 구석구석 안 아픈데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면서 연습을 하는 것도 다분히 노동이 될 소지가 있다.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아서 하더라도 목적없는 운동이거나 몸을 혹사시키는 운동은 노동이 될 소지가 많다는 것이다.

 

골프라는 스포츠는 투어프로 선수들에게는 노동이 될수도 있겠지만, 우리 아마추어에게는 분명 노동이 아니라 운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마추어 골퍼가 운동으로서 골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골프를 노동으로 전락시켜 버리는 골퍼들이 많이 있다.

 

골프의 기술적인 부분을 운동학적인 측면에서 해석한 글도 있다. 골프에서 스윙이라는 동작은 큰 근육을 먼저 사용하고  그 다음으로 작은 근육을 써야 몸에 무리도 덜 생기고 운동의 효과가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백스윙이나 다운스윙을 생각해 보면 운동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내용이 골프이론과 맞아 떨어진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백스윙시에 어깨(큰 근육)가 회전하지 않고 팔(작은 근육)이 먼저 올라가는 것, 다운스윙시에 하체(큰 근육)가 리드하지 못하고 팔(작은 근육)이 먼저 리드하는 것, 다운스윙시에 손목(작은 근육)코킹이 빨리 풀리는 것 등이 몸을 상하게 하거나 운동효과를 떨어 뜨리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우리 모두가 노동으로서의 골프연습은 그만 두고 운동의 효과를 보면서 골프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