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크린골프, 실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빈스 윙 2011. 3. 19. 09:00

언젠가 골프관련 기사에서 스크린골프를 즐겨 치는 골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의 골퍼들이 실제로 필드에는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필드에 나가기 쉽지 않은 골퍼들에게 스크린골프는 가뭄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스크린골프가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나의 경험과 내 주위 친구들의 경우를 살펴 보려고 한다.

 

먼저, 조금은 특이하다고 생각되는 경우를 살펴보자. 스크린대회에서 상금을 탈 정도의 마니아가 볼 때는 그리 특이하지 않겠지만, 그렇지도 못한 골퍼가 처음부터 스크린에서 골프를 배운 경우다.

 

2010 8 17 해운대CC에 골퍼 4명이 모였다. 4명의 골퍼는 예전에 같이 라운드를 한적이 한 번도 없고, 서로에게 핸디를 물어보니 모두 100개를 넘나드는 백돌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날 공동2위를 한 골퍼가 있었다. 한 사람은 구력이 1년 정도되었고, 그날의 주인공인 L씨는 놀랍게도 그 날이 머리 올리는 날이었다고 나중에 실토했다.

 

그날 공동2위의 스코어는 109개였으니 L씨는 6개월 만에 머리 올리던 날 결코 나쁘지 않은 스코어를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은 주중이어서 대부분의 티를 블루티로 옮겨 놓았고, 골프장도 영남지역에서는 쉽지 않은 골프장에 속하는 그런 골프장이었다.

 

L씨는 머리를 올리기 전까지 약 200회 가까운 스크린골프 경험이 있었다니 매일 스크린을 쳤다는 얘기다. 당시 스크린골프 실력은 90대 초,중반 정도로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그런데 불과 6개월이 지난 그가 요즘은 스크린 골프장에서 거의 70대 타수를 유지하고, 실제 라운드에서는 90대 초,중반을 친다고 한다.

 

처음부터 스크린으로 골프를 배워서 그런지 스크린골프 스윙과 실제 라운드의 스윙도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2년 만에 간신히 백돌이 탈출을 한 나와 비교하면 그는 1년 만에 보기플레이어를 바라보는 위치에 와있는 것이다. 물론 한 사람의 경우지만, 이 정도면 스크린으로 골프를 배우는 것도 한 번 해볼만하지 않을까 한다.

 

 

다음은 나의 경험이다. 초창기에 나의 레슨프로는 가능하면 스크린은 자제하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필드에 나갈 수 없는 한을 가끔씩 스크린에서 풀었고, 내가 스크린을 치고 온 다음 날이면 레슨프로는 어김없이 내게 혹시 스크린치고 왔냐고 묻는다. 스윙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 달라졌으면 좋겠지만, 스윙이 엉망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이런 사실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가 내가 스크린을 자제하게 된 계기는 골프존에서 잘 친 샷을 동영상으로 서비스하는 나스모에 나온 나의 스윙을 보고부터다.

 

연습장에서 같이 연습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나의 스윙모습을 촬영해서 보여주곤 했는데, 그 때의 스윙과 골프존 나스모에 찍힌 스윙이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이건 정말로 낯뜨거워서 볼 수 없을 정도의 스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블로그 나에게는 세 가지 스윙모드가 있다 - http://blog.daum.net/beanswing/173에서 밝힌 것처럼 스크린을 칠 때면 나의 스윙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그 후로는 스크린을 자제하였고(한 두 달에 한 번 정도), 지금도 스크린을 치면 옛날보다 심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실제 라운드를 할 때보다 스윙감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아마도 초보골퍼로서 이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

 

지금 나는 코스를 공략하는 부분에 스크린골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골퍼마다 혹은 스크린 골프장마다 차이는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나의 경우 실제 라운드에서의 비거리보다 스크린에서 거리가 덜 나간다는 느낌도 받는다. 이것은 오히려 내가 안정적으로 코스공략을 연습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결국, 스크린골프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골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도가 결정되는 것 같다. 자신의 골프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크린골프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즐기는 것도 그냥 막연히 스코어에 연연해가며 치는 것보다는 훨씬 긍정적인 측면을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