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입장 차이

빈스 윙 2011. 3. 8. 08:00

골프를 배운다. 뭐든지 처음 하는 것은 낯설기 마련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쉽게 골프에 접근하게 되는 골퍼도 있을 것이고, 이미 신체적인 노화(?)가 시작된 상태에서 골프를 배우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내가 포스팅하는 글의 주요대상이나 소재는 대부분 후자에 속한다. 왜냐하면 내가 거기에 속하니까. 거기에 하나 더 플러스한다면 초보골퍼의 입장에서 글을 쓴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도 내가 초보골퍼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서 누구에겐가 골프를 배우게 된다. 지금에야 내가 느끼는 것은 처음 골프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어떻게 배우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자신과 코드가 맞는(?) 프로를 만나서 제대로 잘 배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레슨프로의 실력은 좋지만 초보골퍼와 뭔가 불협화음을 이루면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배우는 자의 입장과 가르치는 자의 입장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본다. 보통의 입장차이가 아니고 미묘한 입장차이다. 한 사람은 잘 치게 만들고 싶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잘 치고 싶다는 입장만 보면 그야말로 찰떡궁합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그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골프란 놈이다. 골프 한 번 잘해 보겠다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의 찰떡궁합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변화무쌍한 자신의 변신술을 이용하여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를 헛갈리게 만든다. 그야말로 요물단지다.

 

그리고 스윙을 가르치면서 가르치는 자가 스윙동작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그대로 따라 하기 어렵고, 말로 설명할 때는 언어적인 표현의 방법으로 인하여, 가르치는 방법과 배우는 자가 받아들이는 방법의 차이로 서로를 힘들게 한다.

 

여기서부터 배우는 자와 가르치는 자의 갈등(?)이 시작된다. 배우는 자는 가르치는 자를 탓하고, 가르치는 자는 배우는 자를 탓한다. 가르치는 자는 설명을 못 알아듣는 배우는 자가 원망스럽고, 생각대로 스윙이 되지 않는 배우는 자는 가르치는 자가 뭔가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볼 때는 둘 다 아무 문제가 없다. 단지, 서로의 가려운 곳을 알지 못하고 알더라도 긁어 주기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각자가 골프라는 산에 다가가기 위해 얼마만큼의 준비와 노력을 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골프라는 산을 향해 가는 길이 오직 하나 밖에 없다면 가르치는 자나 배우는 자나 헛갈릴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 단지 배우거나 가르치는 속도의 차이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골프라는 산에 오르는 길이 너무나도 많다는데 있다. 배우는 자는 물론이고 가르치는 자도 가보지 못한 길이 있을 정도로 골프로 향하는 길은 많다. 그래서 좀 더 쉽고 빠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수 많은 골프지도자들이 오늘도 그 길을 찾아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골프라는 산에 오르는데 있어서 배우는 자는 먼저 자신을 정상으로 이끄는 자(가르치는 자)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따라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골프를 배우기 위한 준비를 철저하고 다부지게 해야 한다. 골프장비(골프클럽, 장갑, 골프화 등)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마음의 준비와 각오를 철저하고 다부지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소한의 노력이라는 것이 있다. 최소한의 노력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 배우는 자의 입장에서 어려운 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정도의 노력을 말한다. 골프를 처음 시작한다면 이러한 최소한의 노력으로 처음 겪는 신체적, 정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비슷하겠지만 꾸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저녁약속으로 인해 연습을 못하다가 주말에 몰아치기로 하는 연습이 실력향상은 물론 몸에도 좋을 리 없다. 주중에 연습장에 갈 시간이 없다면 저녁에 집에 와서 골프와 관련된 부분의 스트레칭이라도 매일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피곤하면 누워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유연성 운동도 얼마든지 있다.

 

 

가르치는 자도 생각나지 않는 올챙이 시절을 한 번쯤 되새겨 보아야 한다. 하지만, 가르치는 자가 유년시절에 골프를 시작했다면 이것 또한 별 의미가 없다. 가르치는 자가 초보골퍼를 가르치면서 너무 수준 높은 기술을 가르치려고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이건 웬만한 프로들도 잘 못하는 기술입니다.’ 라고 하면서 초보골퍼들을 가르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이 초보골퍼에게 과연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배우는 자의 수준에 맞는 지도방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올챙이 시절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많은 연습장에서 스윙의 기술적인 면만 가르치고 있는데, 가르치는 자는 분명히 골프가 스윙기술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운드를 운영하는 것이라든가, 멘탈이나 골프 스트레칭 혹은 유연성을 기르는 부분 등 스윙 외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을 별로 보지 못했다. 지금 언급한 스윙 외적인 부분도 상당히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골퍼에게 떠 맡겨 버리고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배우는 자가 원하는 것은 좋은 스윙보다는 좀 더 낮은 스코어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서 몸이 마음 먹은 대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리고 골프를 위한 근력운동이나 유연성운동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좋은 스윙을 기대하는 것은 배우는 자가 생각하더라도 너무 무리한 욕심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스윙을 할 줄 아는 골퍼에게는 스윙의 기술과 함께 스윙 외적인 부분도 지도를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한다. 4~50대에 골프에 입문한 골퍼들은 스윙으로만 스코어를 줄이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 스윙에서도 골퍼에 따라 숏게임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골퍼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인 골퍼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가르치는 자가 함께 의논하고 조언을 해 준다면 훨씬 더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배우는 자가 마음의 준비와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가르치는 자를 믿어야 하듯이, 가르치는 자는 지금 배우는 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더 돌아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들은 서로간에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골프라는 요물단지가 서로의 입장을 다르게 하더라도 서로 의논하여 동일한 목표를 정하고 같이 노력한다면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입장차이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