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아무도 알 수 없는 골프의 심연을 건너서

빈스 윙 2011. 3. 23. 09:33

처음 골퍼를 시작하는 모든 골퍼들은 골프와 골퍼 사이에 놓여있는 알 수 없는 심연을 건너기 위한 노력을 이미 시작했다는 것을 모른다. (글을 쓰다 보면 이렇게 내 자신도 알 수 없는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쉽게 설명하면 골프를 하는 동안 혹은 골프라는 세계에서 숨을 쉬는 순간 순간, 앞으로 펼쳐질 일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알 수 없는 것이 골프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처음 골프에 입문해서 자신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까지 이르게 될지, 처음 티샷을 하면서 어떤 스코어로 라운드를 마치게 될지, 샷을 하면서 샷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게 될지, 퍼터를 떠난 공이 컵으로 들어갈지 비껴갈지. 이러한 모든 것들은 골프의 심연을 건너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그 심연을 건너는 열쇠는 골퍼 스스로가 가지고 있다.

 

골프에 입문해서 일정수준에 이를 수 있는 심연을 건너가기 위해서는 골퍼 스스로의 노력여하에 달려있고, 처음 티샷에서부터 마지막 퍼팅까지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도 골퍼 스스로가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전략적인 구상을 했느냐에 달려있고, 좋은 샷 이라는 심연을 건너기 위해서는 어떠한 스윙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모든 것이 골퍼에게 기인하는 것이다.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골퍼는 자신이 골프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까지 이르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골프를 시작한다. 자신이 원하는 수준과 현재의 수준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심연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것이다. 누군가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심연을 이미 건너가서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면, 틀림없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초보골퍼의 입장에서는 심연 너머로 보이는 신기루 같은 싱글 스코어가 요원하기만 하다.

 

내가 심연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건너가면 아무 것도 아닌데, 건너기 전에는 왠지 모를 두려움과 자신감 부족으로 인한 막연하고 묘한 떨림이랄까? 그런 것들이 우리 초보골퍼들의 앞길을 가로 막고 있는 것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골프는 그 끝(결과)을 끝까지 알 수 없는 운동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우리의 인생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골프도 포기하는 순간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스윙과 라운드에 관계된 심연 외에도 골프에는 우리 초보골퍼들이 건너야 할 심연이 많이 있다. 멘탈적인 심연, 머리 속에 알고 있는 스윙 이론과 실제 스윙을 가로막고 있는 심연, 전략적인 측면에서의 심연 등등.

 

연습만이 살 길이다.’를 외치는 골퍼들을 종종 본다. 그리고 나 역시 그 말에 공감하는 편이다. 하지만 골프에는 연습 외에도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이 이렇게 많이 존재한다. 그것들 모두가 우리 초보골퍼들이 건너야 할 심연인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근심 걱정했던 적이 많이 있다. 골프도 그러한 심연을 건너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건너기 전이 문제다. 이미 심연 건너편에 있는 선배들이 이러저러한 방법을 알려줄 수는 있어도, 초보골퍼를 번쩍 들어 심연을 건너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골퍼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오늘,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골프의 심연을 건너기 위해 얼마나 연습하고 노력하는지 생각해 보자. 골프에서 모든 책임은 골퍼에게 있다. 건너야 할 심연을 건너든 못 건너든 모든 책임은 골퍼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 책임을 완수하는 하는 그 날까지 모든 초보골퍼들이 희망을 잃지 말고 즐거운 골프여정이 되기를 바란다. 골프? 정말로 생각하면 할수록 오묘하고 심오하다.